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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20 - 5부 5권 ㅣ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20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아버지 이동진과 같은 길을 걸을 줄 알았는데 마지막까지 정체성을 확보하지 못한 체 하얼빈
뒷골목의 늙은 주정뱅이로 남아 있었다. 젊었을 때는 가문이나 아버지의 후광 덕에 도움을 받았지만 지금은
그러저러한 뒷방 늙은이가 되어 버린 것이다. 상현은 하동에서 온 영광과 홍이, 두매를 만났다. 상현과 영광은 전혀 연결고리가 없는 것 같지만 상현은
영광을 보면서 관수를 생각했고 영광은 양현을 생각했다. 장인이 되었을지도 모를 사람
석이의 이복 처남 양필구는 외 헌병의 총에 맞아 죽고,
임이는 늙어 죽고, 두매는 공사주의자가 되었다.
예술의 경지에 도달한 사람들은 분야를 막론하고 통한다고 하더니 소목의 대가 병수는 길상이
그린 관음 탱화를 보고 마음의 평화를 얻고 흡족해 한다.
몽치는 징용에 끌러갔다가 도망쳐온 석기를 빼 돌리는 바람에 경찰서에 잡혀 들어가 갖은
고문을 당하지만 자기는 무고하다며 발뺌하다 선주의 도움으로 풀려났다.
도솔암에는 김휘, 이범호, 몽치를 비롯한 징용이나 학병을 피해온 청년들로 넘쳐났다. 때문에
식량이 모자랐다. 이 소식을 들은 명희는 거금 오천원을 내 놓는다. 현재로
환산 하면 약 오억정도 되는 돈이다.
이범호는 이 돈으로 산 사람들이 무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본이 느슨해 진 틈을 타서 후방을 교환하겠다는 것이다. 이유는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서기 위해서 반동에 대항하는 것들은 무력으로 제압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공사주의를
지향한 두매의 말속에서도 너무 강함을 느꼈는데 범호의 말속에서도 무서움이 묻어난다.
범호의 생각은 뭉둥이를 없애는 데 새로운 몽둥이가 필요하다는 논리인 것이다.
이 일로 이범호와 지감과 대립하지 몽치가 힘으로 제압하려 한다. 민초들이 무슨 정치를 안다고 이러는 것인지 모르겠다.
큰 걱정거리가 해결되면 둘로 나뉘어 또 다른 싸움판이 되니 말이다.
면소에서 파면된 개동은 숨어 든 학병을 찾아내 옛 영광을 꿈꾸려다 오히려 그들에게 잡혀
맞아서 죽음을 맞는다. 일동네만 슬퍼하지만 경찰서에서 조차 신경 쓰지 않고 누구 하나 슬퍼해 하지 않는다.
한복은 서울로 올라가 현 두수와 마주한다. 두수는
일본이 상황이 나빠지자 자신을 외면한다며 소원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처 자식도 믿지 못하고 동생에게
재산을 위탁한다.
서희가 인천에 있는 양현을 데리고 진주로 내려가자 덕희는 환국과 싸우고 아이들을 앞
세우고 친정으로 들어간다. 이에 환국은 눈도 깜짝하지 않자 어머니 변씨가 나서 중재에 나선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며 1권에서부터 빠짐없이
등장한 영팔이 천수를 누리고 20권에서 세상을 떠난다. 해방을
맞고 떠났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그래도 토지 인물 중 누구 보다 천수를 누렸다.
남희는 도솔암에 있다가 지현이 키우던 아이를 다치게 한 바람에 절에서 쫓기듯 연학을
따라 평사리로 와서 양현 밑에서 간호부가 되고 싶어 한다.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맞은 일본 천왕은 항복을 한다.
이에 모든 사람들이 춤을 추고 만세를 부르며 눈물을 흘리며 기뻐하면서 끝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