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강국을 다시 상상한다 - 방송통신위원회 2000일의 현장 기록
신혜선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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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의 수익구조가 어떻게 되었든 프로그램이 재미있던 없던 개인적으로 별 관심은 없다. 하지만 언론이 한쪽 색깔을 표방할 때 겉 잡을 수 없는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우리가 가장 손 쉽게 접할 수 있는 정보가 바로 방송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잘못된 보도가 여과 없이 나갔을 때 시청자는 액면 그대로 믿기 때문이다. 젊은 사람들도 시비 가리기 가 쉽지 않은데 나이든 사람들은 속수무책일 것이다.

때문에 정권을 잡으면 가장 먼저 손아귀에 넣으려고 하는 것 중 하나가 언론이다. 하지만 언론도 자기 색깔이 있기 때문에 자기 코드와 맞지 않으면 잘 잡히지도 않을 뿐더러 오히려 당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런데 왜 조중동은 새누리당을 지지 하는가? 서로 보수로 코드가 맞고 각각 이해 관계가 충족 되기 때문이다. 언론은 보수정당이 원하는 대로 국민을 현혹시켜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정부는 언론에게 먹거리를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반대로 야당은 반대한다. 보수여론이 국민들을 보수화 하려는 것이 싫기 때문이다.

결국 양쪽모두 국민은 위한다는 명분아래 각 당의 실리만 챙기고 있는 것이다. 양비론자는 아니지만 그런 것만 눈에 보이는 걸 어쩌란 말인가?

정권을 잡은 쪽에서 언론을 장악하기 위해 먼저 방송통신위원회 구성을 여당3, 야당 2명으로 하고, 의결이 있을 경우 과반수 이상 찬성을 가결로 하게 되어 있다.

다음은 KBS 이사회 구성도 역시 여당 7, 야당 4명으로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의 입김이 바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태이니 KBS 지분 100% MBC도 정부의 손아귀로 들어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저자는 명분상 합의제일 뿐 독임제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 동안 방송통신 위원회와 최시중이 언론에 자주 등장한 일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방송통신 위원회라는 곳에서 무엇을 하는지 최시중이 누구인 줄 몰랐다. 그런데 운전기사의 폭로로 파이시티로부터 뇌물 8억을 받은 사실이 언론에 나오면서, 이명박의 멘토이고 이상득의 절친이란 사실과 언론악법 날치기 법적 공방을 벌일 때 종편 사업자를 선정하여 조중동에게 종편을 나눠주고 그것도 모자라 황금채널과 중간광고까지 허용해 준 인물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종편을 나눠가진 조중동은 예상과는 달리 시청률이 1%대 밖에 나오지 않자 적자를 메우기 위해 신문사 권력을 이용하여 대기업 광고 수주에 압력을 행사하여 광고 시장의 생태계 마저 와해시키고 있다고 한다. 때문에 지역방송사와 신문사는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시중의 활약은 이것 외에도 2G에서 3G 전환 시 반대 여론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측 주장을 밀어붙여 소송에 걸려 패소하지만 즉각 항소한다. 방통위라는 곳이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으면서 국민의 이익을 대변하기 보다는 통신사 이익을 위해 일한 똘아이 같은 짓을 일삼았다.

세 번째로 한일이 KBS 사장 정연주 해임과 언론을 장악한 일이다. 최시중은 정사장을 배임죄로 해임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다. 하지만 무죄확정 판결을 받았다. 정 사장이 무죄이면 자신이 책임지겠다고 해놓고 무죄를 받자 살며시 말을 바꾼다. 정연주 전 사장이 겪었을 심리적 고통은 미안하게 생각하지만. 내 진퇴 논의는 부적절하다며 자신이 뱉은 말에 책임도 지지 않은 뻔뻔함을 보였다. 국민도 언론도 법도 자기 앞에는 아무 문제되지 않는 것처럼 행동 하였다. 물론 최시중하고 정현주하고 개인적인 감정 때문에 발생된 일은 아닐 것이다. 정사장의 생각이 정부의 생각과 다른 것이 죄라면 죄였던 것이다. KBS에 이어 MBC, YTN 사장까지 모두 정부 입맛에 맞는 인물로 교체하면서 독일의 선동가 괴벨스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나마 국민을 위해 한 것이라곤 이명박의 대선 공약 중 하나인 통신료 인하 정책을 앞세우며 기본요금 천원을 인하하였다. 통신요금의 원가가 얼마이고 이익이 얼마 나는지는 모르겠지만, 대기업에게는 철철 넘치도록 퍼주면서 서민들에게 생색만 내는 꼴을 보고 있으려니 속이 뒤집힌다. 과거에 일이만원 이었으면 해결될 통신비가 이삼십만으로 늘어나 생계 불균형이 일어나고 있어도 정부는 남일 보듯 하는 걸 보면 정치인이나 관료들은 절대 믿어서는 안될 사람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최시중 딸이 서울시의회의원인데 재선한 박원순 서울시장을 버릇없이 몰아붙이는 기사가 갑자기 떠오른다. 돈독이 올라 공무원에게 후원 받아 오라고 했다나 뭐라나. 47살 먹은 여자의 재산이 80억 이라는데 누가 돈 독 올랐는지 모르겠네. 국세청은 뭐 하는 곳인지 모르겠다.

몇 년 전 TV 화질이 나빠 던 기억이 난다. 이유를 몰랐는데 지상파 재전송 때문에 지상파 방송사와 유료방송사의 다툼 때문이었다고 한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속담이 딱 들어 맞는 말이다. 힘을 가진 두 집단이 시청자의 속살을 빼 먹을 요량으로 한판 했는데 이를 관리감독 해야 할 정부는 수수방관하고 그 사유도 설명하지 않은 체 슬그머니 지금에 이른 것이다. 힘없는 소비자는 언제나 봉인 것이다. 언제쯤 봉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현명한 리더들이 우리나라에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눈과 귀를 막고 좋은 말을 기대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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