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8 - 2부 4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8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평사리에서 간도로 건너온 강포수, 김훈장, 월선이 낯선 땅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강포수는 살인자 귀녀와의 사이에서 얻은 아들 두메를 데리고 자취를 감췄다가 간도에 나타나 객주집을 하는 공노인에게 두메를 학교에 보내달라고 부탁한다. 두메가 학교에 들어가자 선생인 송장환에게 삼백원을 맡기고 아들 얼굴도 보지 않은 채 산으로 들어가 오발 사고로 죽음을 맞이한다. 강포수는 우직한 면이 있지만 천성이 착하고 사랑하는 이에 대한 헌신적인 희생이 독자들의 마음을 감동시킨다. 귀녀가 감옥에 있을 때 전 재산을 바쳐 그녀를 감동시켰고, 두메의 성장에 누가 될까 오발사고를 가장한 자살을 선택한 사람이다. 자신이 살아 있으면 살인자의 아들이라는 오명을 쓸까 그런 선택을 한 것이다.

김훈장은 최치수가 죽은 후 평사리의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하는 인물로 천성은 착하나 유교를 최고로 생각하는 고리타분한 유학자로 보수적인 인물이다. 시대 변화에 따라 진보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으나 인간의 도리를 아는 사람이다. 대를 이를 아들이 없이 먼 친척집에서 양자를 들여 대는 이었으나 평생 동안 험한 길을 걷다 타국에서 숨을 거둔다. 연로한 사람이 무엇을 위해 무엇 때문에 간도까지 건너 왔을까? 독립운동을 한 것도 아니고 평사리에서 쫓겨날 만한 일을 한 것도 아닌데 .......

월선은 용이가 있어 기쁘고 슬프고 외롭고 즐거웠다. 그래서 언제나 용이에 관련된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서고 경쟁구도에서 조차도 용이를 위해 타협해야 했다. 그런 그가 죽었다. 월선과 용이의 사랑이 잘 되길 바랬는데, 반대로 임이네는 날로 건강해지고 탐욕스러워지는 반면 월선은 점점 선해졌지만 암에 걸려 죽는 바람에 그들의 사랑이 여기서 끝나 버렸다. 3자 입장에서 용이는 나쁜 남자였다. 하지만 월선의 입장에선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는 용이의 입장을 이해 했으며 이렇게라도 만남을 가진 것에 대해 감사하였다.

죽음을 맞이한 그들의 짧은 대화가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는 듯 하다.

"'내 몸이 찹제?"

 "아니요."

 "우리 많이 살았다."

 "."

"니 여한이 없제."

  ". 없십니다."

"그라믄 됐다. 나도 여한이 없다." 이 말을 끝으로 서로 이별하였다.

이들의 사랑이 왜 아름답게 보일까? 이루어지지 못해서? 만약 이루어졌으면 어땠을까?

김환이 서서히 정체를 들어내며 주인공의 대열에 합류하는 듯 하다. 윤도집과 대립하고 혜관을 자기 편으로 끌어 들이고, 공노인을 만나고, 조준구까지 만남을 가진다. 공노인을 디딤돌 삼아 길상을 만나 자신이 서희의 작은 아버지라는 사실까지 오픈하고 서희와의 만남을 주선해 달라고 한다.

할머니를 닮은 김환을 만났으나 누구인지 몰랐으나, 김개주와 할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사실과 자신의 어머니와 도망친 인물이라는 사실을 알고 크게 분노한다. "뜻대로 안 되는 것을 뜻대로 살아 볼려니까 피투성이가 되는 게야. 인간의 인연같이 무서운 거이 어디 있나." 라는 공노인의 말처럼 천륜이나 인륜을 거슬리려 할 때 우리는 힘든 상황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공노인의 활약으로 조준구에게 빼앗긴 토지 대부분을 회수하고 서희 일가는 고향으로 귀국한다. 하지만 길상은 독립운동을 하느라 동행하지 못한다. 서희와 길상의 부부 생활이 원할 하지 못한 이유는 각각의 자격지심 때문인 것 같다. 조금씩 양보한다면 해피앤딩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은데 .....

서희의 친일 행위는 일제를 비롯한 힘있는 자들에게서 자신과 자신의 재산 그리고 가족들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으로 보이고, 길상은 다른 신분으로 결혼 한 것에 대한 죄책감, 서희의 친일 행위에 대한 자괴감 때문에 독립운동에 올인 하는 것으로 보인다.

큰 아들은 길상을 닮았고 둘째 아들은 서희를 닮았다. 향후 이들이 각자의 길을 걸으면서 아버지와 어머니를 대변할 것으로 보인다.

밀정 김두수는 순사부장으로 승진하여 길상과 서희를 협박하고, 금녀를 찾았으나 금녀는 예전의 사람이 아니었다. 신분이 달라졌다. 중국어에 능통한 수냥으로 위장한 독립운동가였으며 권총까지 소유한 거물이 되어 있었다. 물론 배경에는 장인걸이 있었다. 때문에 만만하게 접근 했다가 금녀에게 총까지 맞았다. 머리통이나 심장을 맞췄어야 하는데 다리에 살짝 스쳤다고 한다. 하기야 악인들이 한꺼번에 몰락해 버리면 소설이 재미가 없어지니까 재미를 위해 남겨 놨을 것이라 생각한다.

토지 주인공들의 궁극적인 적은 누구일까? 조준구 일까? 아님 일제일까? 아님 중국 일까? 아님 본인 자신 ?????

갑자기 김두수의 아버지 김평산 모습이 머리 속에 떠올랐다. 바로 12일에 나왔던 '유해진'이란 인물이다. 김평산이 그를 꼭 빼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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