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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두 발로 사유하는 철학
프레데리크 그로 지음, 이재형 옮김 / 책세상 / 2014년 4월
평점 :
책 표지는 민트 색으로 갑자기 더워진 요즘 날씨와 잘 어울린다. 청량감으로 다가왔던 책이 본문으로 들어가니 철학이 되었다. 철학
하면 소크라테스, 플라톤이 등장하고 왠지 범인들은 근접하기 어려운 학문처럼 느껴진다. 느낌만 그런 것이 아니라 그건 fact다. 그렇다면 철학이란 무엇인가?
보편적인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는 학문에 난해한 학문이나 우주의 근원을 탐구하는 종합적인
학문이다. 보편적이라고 하지만 모든 사람의 생각이 같을 순 없기 때문에 각개인을 철학으로 보고 있고
사물이나 우주 전체를 범위로 보고 있기 때문에 철학은 무한대로 보아도 무방할 듯 하다. 그러나 철학의
소재를 멀고 어려운 것을 찾는 것보다 가까운 자기 주변에서 찾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때문인지
저자는 인간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걷기에서 철학의 소재를 찾은 것 같다. 또한 철학이 정형화된 틀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상당히 주관적인 학문이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 때문에 철학이 어렵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이 부분 때문에 미래에도 계속 남아 있을 학문 가운데 하나인 것이다.
철학이 천편일률적이라면 이미 사라졌을 것이다. 동
시대에 가장 빈번하게 회자되는 단어가 혁신이다. 이는 시대 상을 엎자는 뜻이 아니라 현실을 좀더 발전시키자는
명제에서 출발하고 있고 어느 것이 참인지는 아무도 모르며 점차 알아가야 할 우리의 과제인 것이다.
본문에 니체, 랭보, 루소, 칸드, 간디 낯익은
이름들이 등장한다. 이외의 인물들은 생소하다. 이들은 시대와
국가는 다르지만 공통점은 걷기와 함께 사유하고 거기서 자신의 철학을 찾았다는 점이다. 이것은 저자가
얘기하는 공통점이고 내가 찾아낸 공통점은 보통 사람들과 다르다는 점을 찾았다. 이들은 하나같이 단명하였거나
정신병을 앓았거나 타인에 의해 살해 되었다는 점이다. 물론 칸트 같은 예외의 인물도 있지만 .......
철학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사람마다 다를 수 있는 것 같다. 저자는 학문이나 사상 쪽에 기준을 둔 반면 나는 인간의 보편성에 기준을 두었다. 보편성이라 하면 범인들이 누구나 가지는 행복의 욕구를 말하는 것이다. 철학자와
범인의 차이인 것인가?
양질의 학문에 정진하였지만 니체처럼 정신이 나가거나 랭보처럼 세상에 태어나서 도망치듯
떠나버리는 것은 왠지 허무하게 느껴진다. 이것이 철학자의 길이라면 나는 그 길을 걷고 싶지는 않다. 난 배고픈 소크라테스는 절대 아니고 배부른 돼지인가 보다. ㅋㅋ
그렇다면 저자는 수많은 페이지를 할애하며 걷기를 예찬 했는데 걷기가 인간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가? 찾아보니 생각보다 꽤 많은 도움을 주고 있었다.
걷기의 가장 기본적인 것은 남녀노소 모두가 할 수 있다. 시간과 장소 공간에 구애 받지 않고 할 수 있다. 비용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이고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근거로 들어가서 걷는 사람과 그렇지 않는 사람을 살펴보면
첫째 뇌졸증이 감소한다. 발을 자극하여 혈액순환에
순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둘째 심장마비가 감소한다.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감소시켜 심혈관에 도움을 준다.
셋째 우울증이 감소한다. 속보는 스트레스를
해소 시키고 기분이 전환된다.
넷째 체중을 감량한다. 걷기는 그 어떤 운동보다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쓰기 때문에 체지방이 감소되어 체중을 줄일 수 있다.
다섯 당뇨를 예방할 수 있다. 하루 30분 걷는 것이 당뇨를 예방할 수 있다.
여섯 관절염에 도움을 준다. 무릎주변 근육을
강화시키기 때문에 관절에 도움을 준다.
일곱 골다골증에 좋다. 근육과 뼈를 강화시켜
주고 골밀도를 높여준다.
여덟 암 예방에 도움을 준다. 암의 발생원인이
체지방이 암 호르몬을 증가시키는데 체지방을 분해해 주므로 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여기 까지가
인터넷에서 발췌한 걷기가 인간에 주는 순 기능이다.
본문 첫 문장에 '걷는 것은 스포츠가 아니다'라고 했듯이 걷는 것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지 말고 걷는 것 자체를 즐기라는 것이다. 걷는 것이 위의 순기능을 들어 의미를 부여한 순간부터 스포츠가 되어 버리기 때문에 철학은 아니라는 얘기인 듯
하다.
저자는 자신의 생각을 물 흐르듯 써내려 갔지만 받아들이는 독자 입장에서 100%수용하기는 힘들었다. 책은 날렵하고 sharp해 보이지만 내용은 무겁고 심오하였다.
많은 사상가들이 걷기에서 자신의 철학을 발견했듯이 나도 주변에서 나의 철학을 재 발견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