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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답지 않을 권리 - 강요된 남성성에 대한 철학적 도전
뱅상 세스페데스 지음, 고광식 옮김 / 명랑한지성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남자는 남자다워야 하고 여자는 여자다워야 하고 학생은 학생다워야 하는데 남자 답지 않을
권리라니? 그렇다면 먼저 남자다움이란 게 무엇인지 알아보자. 첫째
강렬한 표정, 둘째 은근한 미소, 셋째 자연스런 침착함, 넷째 도를 넘지 않는 활력이라고 한다. 간단 명료해 보이지만 대부분의
남성들이 갖기 어려운 것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저런 표정들은 기본적으로 많은 것들이 충족되어야 나올
수 있는 것들인데, 모든 것이 충족되는 사람들은 많지 많다. 재산, 명예, 준수한 외모, 늘씬한
몸매, 부드러운 매너, 스마트한 머리, 상대를 만족시킬 수 있는 스킬 ㅋ 등등
저자가 남자들에게 요구하는 것이 이런 남자다움을 배제하고 당당해 지라는 것인가? 현대의 남자들은 주눅들고 자신감이 상실되면서, 여자들에게 선택 받지
못해 포르노를 탐닉하고 스마트 폰을 애인 삼아 스스로를 가두는 경향이 있는데 여기서 벗어나라고 주문 하는 듯 하다. 남자들이 주눅들고 자신감이 상실되는 이유는 첫째. 극단적인 성과주의를
지향하는 자본주의 때문이라고 단정하고 노동에 상처 받지 말라고 주문하고 있다. 둘째 똑똑한 여성들이
나오면서 그들의 지위가 높아지면서 소득이 많은 일자리를 가지고 있어 성적 자기 주체성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셋째
인간적 가치가 없는 효율성 추구 때문에 성 본능이 억압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남자다워지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한가?
성적인 욕망을 회복해야 한다. 사실 남자들의 신체부위 등 노골적 묘사가 거북한 감도 없지
않지만 ........
저자의 주장은 남성들의 성적 욕망은 전혀 문제가 없는데 결혼이라는 제도 때문인 것 같다며
남자는 남자답지 않을 권리가 있고, 여자들은 여자답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 길이 행복한 남자로 가기 위한 길임을 확신하고 있는 듯 하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을 꿈꾸고 그것을 희망한다. 행복한
가정은 그 이유가 모두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그 이유가 제각각 이다. 라는 안나카레니라의 법칙처럼
행복한 사람의 대부분은 스스로 삶에 만족을 한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행복에 성공이라는 것을
대입시키기 때문에 불행한 것이 아닌가 싶다.
저자의 말처럼 성공이 우리의 종교이고 최고 목표가 되고 있지만 성공은 다른 목적에 도달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일 뿐이다. 성적인 성공은 유능한 섹스를 하기 위한 것이고, 지적인 성공은 유능한 두뇌를 얻기 위한 것이며, 학교 생활의 성공은
공부에 성공하기 위한 것이고, 인생의 모든 단계의 성공은 죽음을 잊기 위함이다.
자신의 삶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지 말고 기본에 충실하자는 얘기라고 생각한다.
주제가 흥미롭지만 내용은 많이 딱딱한 느낌이다. 쉽게
공감할 수 없는 철학적 소견이 가미되어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은 아닌 듯 싶다. 이분적으로 옳다
그르다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남자답게 살 것인지 여부는 본인이 판단하여 실행하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