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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니나 1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19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연진희 옮김 / 민음사 / 2009년 9월
평점 :
고전하면 왠지 고지식하고 어렵게 느껴져서 즐기는 편은 아니었는데 해가 거듭할수록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는 고전을 간과할 수가 없어 틈틈이 읽으며 나름 고상을 떨고 있는 중 총균쇠라는 책에서
'행복한 가정은 모두 모습이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제 각각의 불행을 안고 있다.'말이 가슴에 와 닿아 이 책을 주문하여 읽고 있다.
글을 아는 이라면 톨스토이라는 작가의 이름은 들어 봤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작품을 접해본 이는 생각 보다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안나
카레니나의 리뷰를 쓰기 전에 톨스토이라는 작가를 알아보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되어 간단하게 발췌하였다.
톨스토이는 러시아 남부 야스야나 폴랴나에서 1828년
백작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어머니는 부친보다 훨씬 저명하고 부유한 귀족의 외동딸로 톨스토이의 고향
야스야스 폴랴나를 지참금으로 가져왔다고 한다. 그러나 부모를 일찍 여윈 탓에 다섯 남매는 친척집에서
성장했고, 16세에 카잔대학에 입학 했지만 대학교육에 회의를 느껴 3년
만에 공부를 포기하고 고향으로 돌아가 농노들을 대상으로 계몽실험을 벌이다 잠깐 동안 모스크바로 가서 이상주의와 쾌락주의에 빠져 방탕한 생활을 즐겼으나
그에 대한 환멸과 자괴감으로 괴로워 했으나 모순적이게도 이것이 그의 사상과 작품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한다. 당시
군인 이었던 형 니콜라이의 추천으로 육군장교로 입대하여 체첸 공격과 크림전쟁을 경험한 후 전역하고 프랑스와 이탈리아, 독일을 여행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농민 자녀들을 위한 학교를 세워 농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쏟았다. 백작의 아들이면 자신이 상류층 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식인이나 상류층과의 교류를 불편하게 생각했다. 1862년 34세에 18세의
소피아 안드레예브나 이슬레네프와 결혼하여 8남매를 두었지만 이상주의자인 본인과 현실주의자인 가족들과
성격차이로 힘들어 하였다. 그는 삶과 죽음 그리고 종교에 대해 숙고하며 신학과 성서 연구에 전념하였는데
기독교에 실망하고 자비, 비폭력, 금욕을 강조하는 기독교적
아니키즘을 제창하였다. 말년에는 예술이란 무엇인가와 부활을 발표하며 러시아 정교에서 파문당하고, 러시아 정부와 갈등이 있었지만 필력으로 극복되고, 가족 중 유일하게
자기 편이었던 딸 알렉산드라에게 모든 저서의 판권을 상속한다는 유언장을 작성하자 아내는 남편의 행적을 감시하는데 이를 본 톨스토이는 격분하여 가출을
하여 기차여행 중 감기와 폐렴으로 결국 사망에 이른다.
톨스토이에 대해 알기 전에는 안나 카레니라 이야기가 허구려니 생각했는데 톨스토이의 생애에
대해 알고 나니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콘스탄친 드리트리치 레빈이 어쩌면 자신을 대변하고 그가 사랑하는 여인 키티는 본인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여인
상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만인들이 칭송하는 안나를 등장시켜 독자들에게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자신과 타인과 하느님에게 잘 보이기 위한 위선의 가면을 벗으라고 하는 것일까?
아니면 이상주의와 탐욕주의는 현실과 맞지 않으니 현실을 즉시 하라는 것일까?
안나 카레니라는 스테판 오블론스키의 여동생이자 유능한 고위 관리인 카레닌의 아내인데, 미모와 재력 그리고 사교성까지 뛰어나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talent 였다. 아마도 표지의 그림이 그녀가 아닌가 싶다. 이야기의 전개는 오빠
스테판이 불륜으로 파국에 치닫자 이를 해결하고자 모스크바에 방문하여 올케 돌리를 만나 원만하게 해결하고, 돌리의
동생 키티의 초청으로 무도회에 참석하여 그녀의 잠재적 결혼 상대자인 브론스키와 춤을 추면서 사랑에 빠져 결국 그의 아이까지 갖게 된다.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자신의 사랑을 찾아 배우자와 가족을
배신하는 것이 정당화 될 수 있나? 이상주의나 쾌락주의자들에게는 가능한 일이고 현실주의자들에게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자유를 표방하지만 지나친 자유주의는 사회를 전복시킬 수 있는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제한을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사회 지도층으로 모범이 되는 삶을 살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사랑을 찾아 가는 모습이 개인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인간과 동물의 가장 큰 차이는 '사고'라고 배웠는데 본능을 이성에 앞세우는 인간답지 못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또 다른 주인공 콘스탄친 드미트리치 레빈은 스테판 오블론스키의 친구이면서 1,000만평의 농지를 돌보며 사는 귀족인데, 이상적인 여인 키티에게
청혼을 했으나 거절당해 모든 것을 잊고 농사짓는 일에 열중하며 전원생활을 하던 중 스테판이 놀러와 키티의 결혼이 성사되지 않았으며 요양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앞으로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 될지 모르겠지만 흐름으로 보아 레빈과 키티가 잘 될
것 같은 암시를 받았다.
개인적으로 1권의 등장 인물 중 가장 호감이
가는 인물이다. 저자 자신이 농촌 계몽을 하며 지냈던 에피소드를 일부 인용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2부의 이야기 전개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19세기에
나온 책이 21세기에 읽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걸 보면 예나 지금이나 사람이 살아가는 것은 비슷한
모양이다. 과학이나 기술은 발전했지만 인간의 내면이나 본질은 전혀 변화가 없는 모양이다.
500페이지가 넘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고 2부가
궁금하다. 리뷰는 이만하고 책을 더 읽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