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않고 피어나는 마흔은 없다
김병수 지음 / 프롬북스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회사 축구 동호회에서 축구시합을 했는데 전반전이 끝나고 쉬는 시간에 벤치로 가는데 30대 중반 정도 된 직원이 음료수와 물 박스를 가지고 나오면서 애들아 어른들부터 챙겨 드려라이러면서 나에게 물병을 내민다. 머쓱했다. 내가 어른인가? 나이 분포를 보니 나와 비슷한 또래의 직원이 24명중 3명이었다. 사십 중반이니까 나이로 보면 분명 어른인 것 같은데 어른 이란 말을 들으니 머쓱해는 지는 이유는 뭘까? 아직 어른이 될 준비가 덜 된 건가?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을 때가 있었는데 막상 어른이 되고 보니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덜 재미 있는 것 같다.

소년에서 청년으로 가기 위해 사춘기를 겪어야 했던 것처럼 청년에서 중년으로 가기 위해서는 사추기를 겪어야 한다니 사춘기를 무사히 넘겼던 것처럼 사추기도 잘 넘겨야 하는데 이 녀석 역시 호락호락 한 것 같지는 않은 것 같다. 사춘기 소녀들은 지나가는 개미만 보고도 숨 넘어갈 정도로 까르르 웃는다는데 중년이 되고 보니 낙엽이 떨어지고, 비가 오는 것만 봐도 sentimental해지는 이유가 뭘까? 사회가 변해서 그러는 것일까? 아니면 사회 중심에 선 자가 내가 아니라 아웃사이더인 까닭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부분을 공감하고나만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구나 안도의 한숨도 쉬었다. 세상 사람들은 누구나 고민을 가지고 산다. 부자이거나 명예나 지위가 높다 하여 고민이 없는 것은 절대 아니다. 고민은 상대성이기 때문에 내가 가진 고민이 가장 커 보일 것이다. 그러나 한 발자국만 뒤에서 보면 저자의 표현처럼아직 상처가 아물지 않아 피가 철철 흐르는 생채기를 갖고도 아무렇지 않은 척 살아가는 사람도 많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책의 내용에 공감하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것 같은데 공감 가는 부분이 많다는 것은 내 처지도 결국 다른 사람들과 비슷하다는 결론이 아닌가.

지인들 중 기업의 요직에 않은 연령대가 대부분이 사십 대이다. 사회적으로 보나 현실적으로 보나 마흔이란 나이가 인생의 최고점이다. 그런데 마흔 하면 왠지 처량하게 느껴지는 것일까? 이유는 아마도 최고점에 도달했기 때문에 더 올라갈 곳은 없고 내려갈 일만  남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에 도달했을 때 만족감은 더 없이 크지만 허무함도 같이 느낀다. 그와 비슷한 사례가 아닐까 싶다.

공자는 마흔을 불혹이라 하였다. 不惑이란 사물의 이치를 터득하고 세상일에 흔들리지 않는 나이를 말한다. 그래서인지 마흔이라는 제목을 가진 책들이 봇물 쏟아져 나오고 있다. 내가 사십대라 그런 제목들이 눈에 띠는 것일까 아님 그만큼 마흔이 중요한 시기라 그러는 것일까? 사춘기 때는 없었던 것들(수염, 생리 등)이 생기는 징후들이 발현되지만 사추기 때는 있었던 것들(근육, 머리카락)이 서서히 빠져 나가는 징후들이 발현된다. 이것을 나이가 들어 발현하는 것으로 치부하고 방치하는 것이 옳을까? 아님 대안을 찾아야 할까? 당근 대안을 찾아야 한다. 전문가의 의견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대안은 첫째 운동이다. 몸이 허락 한다면 가벼운 운동 보다는 극한의 운동을 즐기는 편이 활력을 찾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마라톤, 철인 3종 경기, 산악 마라톤, 등산 이런 운동을 즐기고 있는데 근육과 뼈 등 육체적인 건강과 runner’s high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정신이 맑아지고 스트레스가 해소된다. 둘째 목표를 세워 뭔가에 도전하라. 이루지 못한 꿈 같은 것을 목표를 세워 도전하라. 예를 들어 1년에 책 100권 읽고 리뷰쓰기, 대학원 진학하기, 각종 자격증 시험에 도전하기 셋째 긍정적으로 사고 하라. 긍정은 또 다른 긍정을 불러 선 순환이 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악 순환이 되어 우울한 기분이 지속된다. 교과서 적인 내용 같지만 교과서에 작성될 내용이라면 현존하는 최선의 대안인 것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이라는 말이 있듯이 마흔의 우울모드를 우리의 힘으로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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