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시게마츠 기요시 지음, 이선희 옮김 / 예담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최근 들어 심각해 지는 학교폭력이 사회적으로 많은 이슈를 낳고 있다. 과거에는 고등학교, 중학교에서 이루어지던 학교폭력이 초등학생까지 내려와 저 연령화, 집단화, 폭력에 대한 인식의 무감각이 일상화 되어 죄책감을 전혀 느끼지 않으며, 더욱 심각한 것은 묵시적 동의(?) 즉 목격자들이 나만 아니면 된다는 식의 대처로 학교폭력의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왜 학교폭력이 늘어나고 있으며 대안은 없는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1.  학교폭력이 저 연령화되고 늘어나는 이유를 나름대로 유추해 보았다. 먼저 저 연령화 되는 이유는 모든 동물이 그렇듯이 인간은 학습의 동물이기 때문에 주변이나 학원에서 만난 선배들의 나쁜 행동을 그대로 학습하기 때문일 것이다. 둘째 누구는 못살고 누구는 공부를 못하니 놀지 마라는 등 개념 없는 학부모들의 수준 나누기 때문이다. 셋째 과거에는 입시경쟁이 중 고등학생 때였지만 요즘은 초등학생 때부터 경쟁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 사회구조적인 문제와 기성세대들의 탐욕이 부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2.  학교폭력이 집단화 되는 이유는 인간의 나쁜 심리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기본적 본능이 해결되면 상위욕구인 안전의 욕구와 소속의 욕구를 충족하고자 한다. 첫째 최선의 공격이 최선의 방어이듯이 남을 공격하면서 나를 안전하게 보호하려는 욕구가 작용했을 것이다. 둘째 개인 대 개인의 대결구도는 개인적인 사건이 되어 옳고 그름이 바로 판가름 난다. 때문에 나를 합리화 시키기 위해서는 다수 대 개인의 대결구도를 만들어 내야 하는 심리 때문이다. 셋째 다수 대 개인의 구도를 만들 때 강한 자 보다는 약한 자를 물색하고 그의 약점을 캐내 동조세력의 뒷담화를 이끌어 내어 패거리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직원들이 회사 욕하면서 친해지듯이 약자의 약점을 공통분모로 삼는 것이다.

3.  폭력에 대해 무감각한 이유는 첫째 대중매체나 영화, 게임 등 폭력물이 난무하기 때문에 정체성이 확립되지 전인 학생들은 가상과 현실을 혼돈할 수도 있다. 둘째 가해학생은 폭력이 장난이라고 생각하지만 피해학생은 목숨을 끊을만한 고통이다. 아이가 장난으로 던진 돌이 개구리를 죽게 한다는 사실을 간과하듯이 가해학생은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남이 하면 불륜이고 내가 하면 로맨스라더니...... 입장을 한번만 바꿔보면 좋을 텐데   

4.  목격자들이 묵시적으로 동의하는 이유 첫째 폭력을 저지했을 경우 본인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둘째 내가 나서도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셋째 나와 상관없는 일이기 때문에 신경 쓰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학교 폭력이 일어났을 때 가해자와 피해자의 1:1의 구도를 만들어 주던지 아니면 가해자에게 다수가 나서서 하지 말라고 하면 멈출 것이라 생각한다. 따돌림은 없어져야 하지만 엄밀히 따지고 보면 가해자가 따돌림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반대의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대체적으로 가해자가 파워가 있기 때문이다.

5.  마지막으로 피해학생들의 대처에도 문제가 있다. 첫째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 주변 사람들이 걱정할까 봐 본인 스스로 해결하려 한다. 둘째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물론 학교 선생님이나 부모에게 얘기를 한다고 해서 일이 바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심지게 마음먹고 대처해 나간다면 그리 어려운 문제도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본인이 견딜만한 고통이라면 감내를 해야겠지만 목숨을 내 놓을 만큼의 고통이라면 못할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학교폭력에 대한 대안은 없을까? 그 방법에 대해서도 나름 연구해 보았다. 첫째 국가 정책 입안자들의 의지가 중요하다. 영어단어 수학 공식하나 외우는 것보다 도덕적 사고와 인성이 바로 서는 공교육을 입안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학교폭력이나 따돌림에 대한 인식과 대처하는 방법 등을 교육과정에 넣어야 하고 일선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자료를 수집하는 방법을 연구하여 선도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하고, 예산이 들더라도 전문기간을 설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둘째 학교 선생님들의 자질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물론 판사나 검사, 공무원들에 대한 자질 시비가 자주 거론되지만 특히 아이들의 교육은 국가의 근간이므로 소홀하게 다뤄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보는 요즘 선생들은 과거의 선생들에 비해 사명감이 많이 다소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나름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사명감으로 선생님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직업으로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일반 직장인들과는 다른 사고를 가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똑같이 실적위주, 복지부동을 하고 있다. 셋째 학부모들의 관심 부족이다. 바쁘다는 핑계와 아이들과의 대화 부족으로 눈에서 멀어지기 때문에 아이의 변화를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 큰 문제이다. 부모라 함은 자식의 정체성이 확립될 때까지 관심을 가져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사회 구성원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근절되는 것이다. 폭력이 이 세상에서 없어지면 더 없이 좋겠지만 최소한 자라는 아이들은 이 폭력에서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

14살 먹은 후지슌이 같은 반 학생들에게 폭행을 당한 후 감나무에 목을 메어 자살을 하자 학교는 이 사건을 감추기에 급급했고 학부모는 같은 반 학생들을 묵시적인 동조자라 하여 그들을 원망한다. 물론 가해자들은 스스로 자신들을 합리화하며 정당화를 외쳤고 언론은 특종을 잡은 듯 무차별적으로 자극적인 기사를 써냈다. 과연 이 사건에서 가해자는 누구이고 피해자는 누구인가? 사회구성원 전체가 가해자이고 전체가 피해자이다. 정부의 책임도 학교의 책임도 선생님의 책임도 부모의 책임도 가해자의 책임도 방관자의 책임도 피해자의 책임이 있다. 여기서 한 사람도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므로 사회 구성인이라면 폭력근절에 더 이상 방관하지 말아야 한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글은 나이프의 말과 십자가의 말이다. ‘나이프의 말은 찔린 순간에 가장 아프지만, 십자가의 말은 평생 등에 짊어져야 하기 때문에 아무리 무거워도 내릴 수도 없고 발길을 멈출 수도 없다. 살아있는 한 계속 그 말을 등에 져야 하는 것이다.’인간의 궁극적은 목표는 행복이다. 행복이란 지속적인 쾌락을 의미한다. 또한 일시적인 고통은 누구나 감내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은 동물이기 때문에 본능을 이성이 이기지 못한다. 행복은 지속적인 것이 좋고 고통은 일시적인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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