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사가 말하는 회계사 - 15명의 회계사들이 솔직하게 털어놓은 회계사의 세계 부키 전문직 리포트 16
강성원 외 지음 / 부키 / 201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군복무를 마치고 첫 직장이 공기업이었고 우연찮게 관리파트의 회계부서에 소속되어 회계와 첫 만남을 가졌고 불행인지 요행인지 모르겠지만 입사와 동시에 회계감사 보조원으로 수감하게 되었다. 첫 직장에 첫 회계감사를 수감하다 보니 생소하고 떨렸는데 선배들이 회계사들을 저승사자라 지칭하고 겁을 주었다. 당시를 회상해 보면 저승사자 정도는 아니지만 약간 거만해 보였고 회사에서는 그들에게 깍듯하게 대했지만 괘 꼬장꼬장했던 기억이 난다. 90년에는 회계사의 수가 많지 않았고 지정감사를 받았기 때문에 회계사와 기업간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었으므로 감사인은 언제나 갑의 자리에 피감사인은 언제나 을의 자리를 자처하였다.

이십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매년 회계감사를 수감하고 있다. 그런데 그 당시 회계감사와는 사뭇 다른 광경들이 연출된다. 그 당시에는 회계사가 갑이었지만 요즘은 회계사가 을로 바뀌었다. 주객인 전도되어 버린 것이다. 이렇게 된 이유를 살펴보면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 첫째는 양적 대중화이다. 이 책의 1번 저자인 강성원 회장의 말에 의하면 1997 4795명이었던 회계사가 2012년 현재 18,177명에 이른다고 한다. 경제원리에 의하여 공급이 증가하면 가치는 하락하게 되어 있다. 수요는 한정되어 있고 공급은 과잉이다 보니 이런 현상이 생긴 것이다. 자산규모 100억 원 이상 기업체가 회계감사를 받게 되는데 이런 기업은 한정되어 있으나 매년 1,000여명의 회계사가 배출되니 로컬 회계법인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이니 경쟁은 더욱 심화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 보니 회계사의 고유 업무였던 회계감사에서의 영역에서 기업합병이나, 인사자문, 재무구조개선 서비스, 원가절감 등 기업 컨설팅이나 세무까지 업무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는 중이다.

둘째는 지정감사제도 폐지 때문이다. 과거에는 지정감사였기 때문에 정부에서 지정한 회계사에게 수감을 받아야 하고 보수 또한 정해진 대로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무한 경쟁을 하기 때문에 상호간 경쟁이 심하고 감사 비용 또한 점점 내려가고 있는 추세이다. 인맥으로 이루어진 경우를 제외하고는 보수료에 따라 감사인을 변경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에 수수료를 낮게 책정할 수 밖에 없다. 수수료가 낮아지면 시간과 비용을 필요로 하는 업무 이기 때문에 감사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을 수도 있다.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회계사나 변호사, 의사 등 전문직들의 수요가 늘긴 했지만 수요보다 공급이 좀 더 앞서가다 보니 사법고시나 회계사 시험에 합격하고도 대기업이나 공무원으로 들어 가는 인원들이 많아 졌다. 과거와는 사뭇 대조되는 현상 이다.

저자들 대부분이 빅4 회계법인 출신들이거나 공무원 출신의 회계사들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주류 집단에 근무하는 회계사들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싶다. 그러나 회계사의 과잉공급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소규모 로컬 회계법인에서는 소개된 회계사들의 업무 강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격무와 박봉에 시달리는 비주류 회계사들도 많다. 로컬 회계법인에서 근무하는 회계사들의 연봉을 알고 많이 놀랬다. 전체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빅4 하고는 많은 차이가 있다는 점을 인지 하였으면 한다.

인간의 궁극적인 목표는 행복이다. 행복은 주관적이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매슬로우의 박사에 따르면 인간은 기본 욕구가 충족이 되면 상위의 욕구를 추구하는데 최상의 욕구는 자아실현의 욕구이며 자아실현 중 최고는 타인을 도와 주고 느낌 행복감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회계사의 과잉공급에 열 받아 하지 말고 강성원 회장의 말씀처럼 공익 보호를 위한 일 즉, 초등학생에 대한 경제 교육, 비영리 단체에 대한 회계 멘토링, 영세한 중소기업에 대한 경영 컨설팅 지원 등에 적극 동참하는 회계사들이 많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전문가로 지식인으로써 사회적 책임을 다해줬으면 한다.

전문직이라 하여 모두가 명망 있고 수익이 좋은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한다. 직업군이나 회사가 중요한 것이 라니라 사명감을 가지고 일을 하는지가 훨씬 중요하다. 저자들이 회계사가 가진 장점만 서술하였기에 개인적으로 필드에서 보고 느낀 점을 리뷰로 적었다.   

회계사는 세무사와는 달리 공인 이라는 말이 앞에 붙는다. 국가를 대신하여 일은 한다는 의미이다. 그러니 기업체의 요구에 끌려 다니지 말고 중요성 관점에서 평가하여 미미한 것은 업체 요구에 동의 해주고 그렇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가치를 평가하고 감사하여 이해관계자들이 정보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공신력을 가져야 한다. 또한 회계사 자격증이 있다고 하여 공부에 소홀하지 말고 지속적인 정보를 선점해야 한다. 사회가 시속 100킬로 미터로 변화하고 있으면 최소한 그와 같거나 아니면 좀더 속력을 내야 한다. 마지막으로 회계사라 하여 회계 업무에 집중하는 것도 좋지만 기업의 리즈에 맞춰 세무, 절세 등에 대한 광범위한 지식을 갖는 것이 경쟁력일 수도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