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10 - 제3부 불신시대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여공들이 노조를 설립하려는 움직임이 보이자 생산계장하고 작업반장이 여공을 강간하는 일이 발생했다. 물론 현실은 아니다. 생산계장이나 작업반장이 그렇게 높은 직급을 가진 것도 아니고 똑 같은 근로자인데 짐승 같은 짓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회사의 묵인과 비호 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우리나라 최고 기업이고 글로벌 100대기업인 00전자는 노동조합이 없다. 얼마 전에 만들어 기긴 했어도 가입 율이 손에 꼽을 정도의 인원이라고 한다. 00전자에서 노조가 성장하지 못하는 것은 직원들은 100% 만족을 하고 있던지 아니면 00전자에서 조직적으로 노조활동을 방해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전자라면 근로자로써 더 없이 좋은 일이겠지만 후자라면 근로자로서 슬픈 일이다.

 

임채옥의 남편이 간암으로 사망하고 백일탈상이 끝나자 유일민은 임채옥에게 청혼을 하자, 제주도에 가서 과거는 잊고 새로운 마음으로 결혼생활을 하기로 약속하고 임채옥의 아이들과 함께 유일민의 품으로 들어온다. 결혼하면서 현재 살고 있는 집을 동생네 부부에게 넘겨주고 모든 것이 제 자리를 찾아가고 있을 때 수사기관에서 노조설립 주동자로 유일표를 수배하자 비구니로 있는 여동생 선희에게 위탁했다가 발각될 염려가 있어 운영스님과 동행하며 이목을 피해 다니다가 박정희가 김재규의 총에 맞아 죽은 사건 10.26이 일어 나자 집으로 복귀하여 친구들과 함께 딸의 돌 잔치를 한다.

박영자는 아버지 회사의 사우디 현장에서 폭동이 일어나자 남편에게 셋째 오빠인 박준서와 동행을 요구하였다. 이에 원병균은 거부하다가 결국 설득 당해 사우디로 향하는데 도착해서 폭동의 원인을 살펴보니 단순하게 관리직과 현장직과의 임금 차별 때문에 생겨난 것이 아니라 회사에서 관리직하고 현장직 식당과 숙소를 분리해서 음식과 숙박시설을 차별을 하였고, 관리직원들이 현장직원들을 너무 심하게 대하는 것이 발단이 된 것이다. 그러나 회사 측에서는 중정요원까지 파견하여 탄압하고 처벌하였다. 물론 학벌과 정규직, 비 정규직 간의 임금 차별은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식사와 잠자리까지 차별한다는 것은 너무한 것 같다. 00중공업이라는 돈 잘 버는 대기업이 있는데 여기도 정규직과 비 정규직 식당이 다르고, 출입문도 다르고, 편의시설도 다르다고 한다. 사실 따지고 보면 정규직 직원들은 생활이 안정되다 보니 집에 따뜻한 샤워시설도 있고 식사도 비 정규직 보다 훨씬 안정되어 있을 확률이 높다. 그런데도 이런 차별을 한다는 것은 귀족 노조의 힘이 아닌가 싶다.

나복남은 자신의 손가락 값으로 받은 돈으로 식품점을 운영하며 자리를 잡아가고 나윤자는 애를 낳다가 죽고, 배상집은 신문사의 청탁으로 독일 사회복지제도를 그대로 썼다가 정보기관에 끌려가 모진 고문을 당한 뒤 학교의 학생조직과 동태를 주시하겠다는 서약서를 쓰고 풀려나고 김선오는 중정의 검사로 들어 가려고 했으나 출신지역이 전라도 인 바람에 탈락의 고배를 마신다. 고위직 공무원이나 군 장성 중 전라도 출신은 거의 전무하다. 사상이 불순해서 그런지 머리가 따라주지 않아서 그런지 아니면 순전히 지역감정 때문인지 인사조치한 당사자만이 알 것이다.

한인곤은 친일문학론을 쓴 작가 임종국을 만나 이광수나 최남선이 친일을 했으며 유진오와 박순천도 친일 경력을 가졌고 대학 총장이나 설립자인 연대 백낙준, 이대 김활란, 고대 유진오, 중앙대 임영신, 서울여대 고황경, 상명여대 배상명, 성신여대 이숙종등 태반이 친일파였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이에 임종국은 한인곤에게 광복군 출신으로 친일파 세력들에게 평생 어떻게 당해 왔는지 책을 써보라는 권유에 이상재와 원병균의 신진 출판사에서 책을 내기로 했는데 계엄군의 검열에 걸려 결국 책을 낼 수가 없었다.  

노동자는 기업의 착취대상이 아닌 협력 대상이다. 기업의 오너들이 대부분 자본을 기업에 투입한다. 대신 노동자는 노동을 제공한다. 여기서 생긴 이윤은 공평하게 분배가 되어야 하는데 현실은 9:1 내지는 8:2 정도로 압도적으로 자본 쪽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 노동과 자본은 기차의 레일이라고 보면 된다. 기업이라는 기차가 달리는데 균형을 이루지 못할 때 기업은 결국 엎어지는 것이다. 노동과 자본의 균형이 이루어 지지 않는 자본주의는 천민 자본주의이며 대안은 노동자들의 힘을 모아 노조를 결성하여 자본의 힘과 대등한 힘을 가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상계엄이 전국으로 확대되며 공수부대가 광주에 투입되어 진압에 나선다. 1979 10.26 박정희가 암살된 후 전두환이 최규하 과도 정부를 유명무실하게 하고 정승화 계엄 사령관을 대통령 시해 사건의 용의자로 체포하면서 군부의 권력을 장악하고 12.12 쿠데타를 일으켜 군사독재를 시작하려 하자 1980 5.18 전남, 광주에서 계엄령 철폐와 전두환 퇴진을 요구하여 민주화 운동을 벌이자 계엄군은 모든 시외 통신을 끊어 광주를 고립시킨 후 공수부대를 투입하여 시민에게 발포를 하고 진압하였다. 하지만 1988 6공화국 출범 직후 광주민주화운동으로 정식 규정하고 1995 5.18특별법이 제정되었다.

이 소설의 시대적 배경은 1959년 이승만 정권의 제 1공화국에서부터 1987년 전두환 정권까지이다. 아리랑은 일제강점기가 배경이고 우리나라 치욕 기라고 보면 될 것 같고 태백산맥은 한국전쟁이 배경이고 동족간의 이념 갈등 기라고 보면 되고 한강은 1959년부터 1987년까지로 우리나라 경제 과도기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단순하게 흐름만 아는 것도 중요하고 정독하며 하나하나의 사건을 공부해 가는 것도 근대사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된다. 책을 읽을 때 흐름만 알아가는 독서를 했다면 리뷰를 꼼꼼하게 쓰면서 보완하면 되고 정독하였다면 리뷰를 가볍게 써 시간을 헤지하면 될 것 같다. 지은이가 글 감옥 탈출이란 표현을 했는데 마지막 리뷰까지 쓰는데 꼬박 2개월이 걸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