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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가지 빛깔의 7080 이야기
이철환 지음 / 동방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연탄길의 작가 이철환으로 착각하고 이 책을 읽었는데 동명이인이었다. 우리나라의 성장 동력이었던 형님이나 아버지 세대들 이야기였지만 아주 깡촌에서 자란 덕에 저자가 서술한 몇몇 사건들이 주마등처럼 흘러갔다.
자기 몸은 돌보지 않은 채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기다리는 건 노후가 보장되지 않은 은퇴가 기다리고 있다. 가족을 위해 국가를 위해 참 어려운 시절을 보냈는데 노후가 보장되지 않는 은퇴라니 서글프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고생한 베이비 부머라면 마음 놓고 은퇴 해서 편안한 노후 생활을 하면 되는데 우리나라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의 노후를 저당 잡혀 자녀들의 뒷바라지에 올인 하였건만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이라는 복병을 만나 은퇴 후에도 자녀들을 돌봐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세대들을 위해 국가 차원에서 지원할 것은 없는지 지도자들이 심각하게 고민을 해봤으면 좋겠다.
그 당시 상황은 어렵고 힘들었지만 활동사진처럼 지나간 자료를 보니 꽤 여유가 있어 보이고 이것이 낭만이 아닌가 싶다. 캠퍼스에서 통기타와 막걸리, 군복에 검은 물을 들인 옷, 가진 것들에 대한 반항 그것이 멋이었고 낭만이었던 모양이다.
그 당시 베이비 부머세대들은 삶이 고통스러웠지만 낭만이 있었다. 그러나 요즘 세대들은 먹고 사는 것은 더 나아졌는데 행복지수는 더 떨어졌다고 한다.
자본주의를 거쳐 신자유주의가 대세이다 보니 피 튀기는 경쟁사회가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우리 학교 다닐 때만 하더라도 방과 후에는 산으로 들로 뛰어 다닐 수 있는 여유라도 있었던 반면 요즘 아이들은 초등학생들 조차 방과 후 뛰어 놀지 못하고 학원으로 직행하여 몇몇 학원을 경유한 끝에 밤이 되어야 귀가한다. 여유와 낭만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 봐도 없다.
이렇게 공부한다고 하여 장래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진짜 잘해야 아버지 세대들이 걸어온 길을 걸을 뿐이다.
언제까지 이런 악순환을 반복해야 하는 걸까? 선 순환으로 전환 할 수는 없는 것인가? 사실 이것은 개인의 몫이 아니고 국가나 사회지도층 즉 리더들이 풀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자신을 위한 정책을 펴기 보다는 민초들이 행복해 하는 정책을 펴야 할 것이다.
세상에는 절대적으로 좋거나 나쁜 것은 없다. 다만 우리의 생각이 그렇게 만들 뿐이다. 라는 말은 세익스피어가 했다. 우리가 박정희, 전두환 전 대통령들에 대해 감정이 좋지 않지만 잘한 부분도 꽤 있는 걸 보면 이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역사가 흐른다고 하여 언제나 진보하지는 않는다. 진보하는 것이 있으면 퇴보하는 것도 있다. 경제나 과학, 기술은 진보했지만 인권이나 민초들의 삶은 진전이 없어 보인다. 시간이 많이 흐르고 여건도 많이 좋아 졌으니 경제발전과 인권 그리고 민초들의 삶 모두가 진보할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리더가 나왔으면 좋겠다.
이 책은 역사도 비평서도 자기계발서도 아니다. 어쩌면 개인 일기장을 수년이 지난 후 읽는 느낌이라고 하면 적당한 것 같다. 그 당시를 경험한 기성세대들도 경험하지 못한 세대들도 가볍게 그때는 그랬었지 하는 마음으로 읽으면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것을 느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소설 한 권 읽는 것 보다 흥미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