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춤
조정래 지음 / 문학의문학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자기보다 열 배 부자면 그를 헐뜯고, 자기보다 백 배 부자면 그를 두려워하고, 자기보다 천 배 부자면 그의 노예가 된다. 사마천 사기에 나오는 말인데 이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돈 앞에서 무기력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례라 생각한다. 무소불위라는 말이 과연 돈이란 말인가? 픽션이라고 하지만 전개되는 이야기가 현실과 다르지 않아 어쩌면 reportage 즉 특집 르뽀가 아닐까라는 생각했다.

요즘 심심찮게 터져 나오는 사건들을 종합해 보면 가관이다. 절대권력 검찰의 각종 비리부터 시작하여, 순수학문을 추구해야 하며 국가 최고권위의 대학에서 조작이 난무하고, 언론은 이해관계를 따져 피 터지도록 상대방을 비방하고, 기업에서는 불법 승계의 방법이 총망라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금 5년 동안 나라를 이끌어 갈 대통령을 뽑는 데 위의 방법들을 활용하여 기득권을 잡으려 하고 있다. 그들은 민주화, 국민민생을 외치며 한 표를 호소하는데 과연 어떤 것이 민주화이며 어떤 것이 국민민생을 위한 길인지 묻고 싶다. 또한 정치 민주화는 무엇이며 경제 민주화는 무엇인가? 아무 곳에나 그럴싸한 말만 붙여 국민을 기망하여 집권만 하면 되다는 것인가?

민주화란 국민의 권리를 재 규정하고 확장하는 과정을 말한다. 즉 국가나 정당들에 의해 범해지는 자의적이고 불법적인 행위(강압적 통제, 사회적 전통, 전문가의 견해, 행정적 실행)등으로부터 사회집단(영세보호민, 문맹자, 여성, 소수민족, 이민자)과 개인을 보호하는 효과적이고 확실한 권리(국가기관, 군사제도, 정당조직, 이익결사체, 생산기업, 교육제도)를 수립하는 과정을 의미 하지만 우리는 사회. 경제적 민주화를 여전히 성취하지 못하고 있다. 고용, 소득, 소비에서의 경제적 양극화 그리고 교육 및 일상생활에서의 문화적 양극화, 자본과 노동, 환경과 개발, 중앙과 지방, 남성과 여성 간 양극화가 해소되는 순간이 민주화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그들이 원하는 민주화는 이것이 아닌 다른 민주화란 말인가? 정말 답답하고 한심하다. 민주화가 자기들이 집권하는 5년 동안 이루어 지기라도 한다는 말인가? 그들의 현란한 말솜씨에 국민들은 더 이상 속아서는 안 된다. 성숙한 국민성으로 민주화를 이루어내야 할 것이다.

자본주의에서는 황금만능주의가 최선이란 말인가? 만약 그렇다면 이 구조를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앞으로는 점점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며 돈이 되지 않는 곳에는 인재들이 몰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이 사회는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고 제자리에서 파생되는 경제활동 즉 허구 속에서 허구만을 쫓게 될 것이다.

사회 각계각층에 수 많은 지도층들이 있을 텐데 정령 국민을 위한 사람은 없단 말인가? 아님 지도층이 아닐 때는 국민을 생각하다가 지도층이라는 자리에 올라서면 국민을 잊어버리던지?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자기네 마음대로일순 없다.

이 책에 나오는 대기업 총수가 하는 말이 내가 돈 벌어 내 맘대로 쓰는데 정부나 사회단체에서 왜 콩 나와라 팥 나와라 하느냐? ‘ 사회적 책임 기업이고 나발이고 필요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막가자는 기업 앞에서 한없이 작은 민초들은 어떻게 행동해야 하나? 교수의 말처럼 집단 거부를 하면 된다. 그 기업 제품을 불매운동으로 맞서 소비자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우리 국민은 너무 나약해져 있다. 독재정치에 항거하여 목숨 바친 수 많은 젊은이가 있었기에 정치 민주화가 서서히 실현되고 있다 하지만 경제 민주화에 대한 어떠한 움직임도 포착되지 않고 있다.

갈수록 양극화는 심화되어 소수 기득권이 경제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대수는 노예가 되어 있다. 애덤스미스가 말하는 보이지 않는 손이 이런 자본주의를 말하는 것이었을까? 대안은 무엇이란 말인가? 양극화 해소는 있는 사람 것을 재분배하는 것일 텐데 그들이 이미 기득권을 장악하고 있어 어찌할 방도가 없다. 천지개벽 즉 혁명이 일어나지 않는 한 이런 사회는 지속될 것이라 생각한다.

전체적으로 재미있고 충격적인 내용이지만 개인적으로 약간 못 마땅한 부분이 있다.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의 작품을 평가하는 게 부담스럽긴 하지만 이야기가 인팩트 없이 흘러가 약간 밋밋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렇다고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이 소설이 인연이 되어 약간 부담스럽긴 하지만 온라인에 나와 있는 조정래 선생의 책 모두를 구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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