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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 왕이 된 남자
이주호.황조윤 지음 / 걷는나무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인간은 동물 중 가장 영리하지만 비겁한 동물이다. 어쩌면 비겁하기 때문에 영리해졌을 수도 있다.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생태를 보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많은 이목을 받고 있는 정치권에서도 생계수단이 목적인 회사에서도 볼 수 있으며 심지어는 학교에서 까지 볼 수 있다.
인간은 비겁하기 때문에 정의롭지 못한 행동을 많이 한다. 마음 속으로 정의롭게 행동해야지 하면서도 실천을 하지 못한다.
과연 대한민국이 광해라는 영화에 왜 열광을 하는가? 자신들의 비겁함을 숨긴 체 가짜 왕의 정의로운 행동에 대해 대리만족으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은 아닐까?
역사서에 의존하여 얻은 결과로 400년 전 1600년 당시나 오늘날 이나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은 별단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동인, 서인, 북인, 대북, 소북 등이 그 당시 활동했던 당파들이다. 국가나 국민을 위하는 것보다는 자신들의 부귀와 영달을 위해 목에 핏발을 올리고 의견이 대립되었을 때 온갖 꼼수를 써서 상대파를 제거하는 일을 주저하지 않았다. 서로 못 잡아 먹어서 안달이 났지만 자신들의 울타리를 제거하려는 순간 그들은 오월동주처럼 자신들의 울타리를 막아낸다. 절대군주였던 왕조차 그들의 울타리를 걷어내지 못했다. 결국 왕이 절대권력이 아니라 기득권(양반, 사대부) 그들이 절대권력이었던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새누리당, 민주당, 통합민주당, 자유선진당 등이 법안을 만들어 내는 국회의원을 낸 당들이다. 과연 이들은 헌법상에서 나열하고 있는 청렴의 의무, 국익우선의 의무, 지위 남용의 금지, 법률이 정한 바를 따른 겸직 금지를 하고 있으며 국회법상의 임무인 국회 본회의와 위원회에 출석하고, 회의에 있어 법령규칙을 준수하고 회의장의 질서를 문란하게 하거나 위신을 손상시키지는 않으며 다른 의원을 모독하거나 언론을 방해하지 않고 질서 유지에 관한 명령에 복종을 하고 있을까? 그 당시 당파들과 지금의 당은 무엇이 다르고, 무엇이 같은가?
사람과 공간이 달라졌고 그 외 것들은 모두 그대로다. 아니다 절대군주라고 믿고 있었던 왕과 왕족들이 다 없어졌네. 그 당시 기득권들이 여전히 기득권을 유지하고 있고 울타리는 그 때보다 더 높고 견고하게 쳐져 있다.
울타리 속에서 기득권만을 위해 비겁한 행동을 했고 지금까지 하고 있는 리더내지는 지식인들의 이야기에 허물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광해라는 인물을 재 조명해 볼 필요가 있다. 그는 그들의 주장처럼 포악무도의 대명사인 걸주에 패륜아였단 말인가? 어쩌면 기득권들과 의견이 상충되어 파워게임에서 진 것은 아닐까? 개인적으로 후자 쪽에 무게를 싣고 싶다.
광해가 실행 하고자 했던 대동법은 가호당 받았던 세금을 토지면적에 따라 세금을 받아 들이겠다는 것인데 사대부들이 들고 일어난 것이다. 조선 토지 대부분을 양반들이 소유하고 있었지만 세금은 내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회자되고 있는 부자감세 이런 말들이 같은 맥락이 아니겠는가?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법에서만 통용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광범위하게 예나 지금이나 똑 같이 통용되고 있는 것이다.
중립외교 또한 그렇다. 현재 이명박 정무의 외교는 사면초가다. 일본하고의 관계도 좋지 않고, 중국 또한 마찬가지고 북한하고는 거의 적대시 하고 있고 다행히 미국하고는 잘 지내고 있는 듯 보이지만 굴욕적인 부분이 많다. 광해의 명나라과 후금 사이의 실리 외교는 오히려 배워야 할 점은 아닐까? 개인과 개인관계도 적대시할 필요가 없듯이 국가 간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서로 적대시 하여 무슨 이득을 볼 수 있을까?
자국민에게 잘 보여 통치기간을 늘리려고?? 흑심은 아무리 숨겨도 드러나듯이 그런 꼼수를 부려 봐야 힘든 건 결국 울타리가 없는 민초들의 몫이다.
가짜 왕 하선처럼 약자를 대변하는 진정성을 가진 지도자가 과연 탄생할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나가 있는 동시대에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
보잘 것 없는 사월이의 딱한 사정과 죽음에 맨발 벗고 나설 대통령은 누구란 말인가?
하선의 말처럼 이 나라는 누구를 위해 존재한다는 말인가? 말 뿐인 공약은 더 이상 필요 없으니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제발 쥐만 좀 잘 잡아 주시오. 그리고 국민 여러분 이제는 저들의 현란한 혀 놀림에 익숙해 질 때도 되지 않았습니까?
우리가 더 현명하고 똑똑해 지도록 합니다.
과거에는 저들의 힘에 어쩔 도리가 없었지만 현재는 우리가 힘을 합하면 최소한 바꿀 수는 있지 않소!
개인적으로 소설이 좀 더 길었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광해의 이름을 빌려 현실을 비판하려면 하선이 왕을 몇 년 더 하면서 국민들이 살만한 세상으로 만들었으면 독자들이 좀 더 행복해 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