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양장) - 유년의 기억 소설로 그린 자화상 1
박완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래 전 구입했던 책인데 어떤 연유 때문인지 몇 년 동안 무관심 했는데 휴가 중 고전을 읽는 심정으로 정독했다. 박완서 선생의 소설은 일반소설과 달리 자서전적 성격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소설이라기 보다는 에세이 같다는 느낌이 강하다. 저자와 꽤 많은 시. 공간적 차이가 있지만 시골 태생인 관계로 약간의 동질감이 느껴진다. 궁핍했던 시골 생활의 놀이문화와 먹거리가 비슷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 글을 읽으면서 느낀 점이 세가지 정도 있는데 첫째는 묘사가 매우 섬세하다는 것이고 둘째는 배경이 독자들과 전혀 다른 시간과 공간이지만 공통적으로 강한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는 점이고 마지막은 사투리같이 평소 사용하지 않던 단어들이 많이 나온다는 점이다. 사전을 찾아보니 사투리는 아니고 평소 우리가 접할 수 없었던 표준어였다. 예를 들면 옥시글옥시글 여럿이 한데 모여 몹시 들끓는 모양, 삘기 띠의 어린 꽃 이삭, 머슴애 머슴아이의 준말, 어줍다 행동이 익숙지 않아 서투르고 어설프다, 묵계 말 없는 가운데 뜻이 서로 맞는 것, 사위다 불이 사그라져서 재가 되는 것, 굽잡히다 남에게 꼭 쥐어서 기운을 못 펴게 되는 것 등이다. 공부하는 학생들은 어휘공부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작가가 유년 시절을 회상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일제강점기에서 한국전쟁까지가 이야기가 배경이다. 경기도 개풍에 있는 박적골이 작가의 고향이기에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가난하지만 가부장적인 할아버지를 주축으로 백부, 숙부, 그리고 작가네 식구 이렇게 3대가 살아 가는데 기울어진 집안을 일으키고자 혈혈단신 어머니의 희생으로 오빠와 작가는 일제 강점기까지도 무사히 넘겼지만 한국전쟁은 그들의 모든 것을 앗아가 버렸다. 고향은 북한 땅이 되어 버렸고, 숙부와 오빠는 전쟁 중 빨갱이로 몰려 죽음을 당해 저자가 조카까지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 되어버렸다.

전쟁이 무서운 이유는 건물이 파괴되고 사람이 죽는 것 때문이 아니라 지은이가 묘사 했듯이 세상이 바뀔 때 마다 나를 아는 이웃이 혹은 나의 친구가 전쟁의 목적과 무관하게 빨갱이니 애국단체니 하며 서로를 처형하는 악순환 고리가 된 점이다. 얼마나 섬찟한가? 전쟁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기득권을 독점하기 위한 통치자들의 농간으로 지구촌 곳곳에서 자행되고 있는 제노사이드가 그렇다. 소수 기득세력의 이해관계 때문에 무지한 백성들을 선동하여 명분 없는 무차별적인 살인을 부추기고 있다. 인종청소가 끝난 후 무차별적인 살인을 저지른 사람에게 왜 살인을 했냐고 물으면 그래야 될 것 같아서하고 대답한다. 얼마나 허무한 대답인가? 오직 했으면 대 철학자 플라톤이 대중은 우매하다고 했겠는가?

우리가 원하는 국가상은 정의로운 사회다. 정의로운 사회는 정의로운 사람들이 많은 사회를 말한다. 정의롭다는 것은 무엇인가? 정의라는 말이 추상적이고 주관적이라 한마디로 요약할 수 없어서 플라톤이 주장하는 정의를 빌려왔다. 플라톤은 지혜로운 자는 철인이요 용기 있는 자는 군인이라 하였고, 절제 있는 자는 생산자로 보았으면 이들이 조화롭게 발휘되는 것을 정의롭다고 하였다. 인간을 머리, 가슴, 배로 나눠 지혜로운 자가 머리를 담당하여 통치를 하고 용기 있는 자는 가슴을 담당하며 국방을 책임지고, 절제 있는 자가 배를 담당하여 생산을 맡으면 이상적인 국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놀라운 것은 플라톤의 주장이 옳고 그름을 떠나 BC 300년 전에 주장한 이론이 어떻게 동시대에 까지 들어 맞느냐는 것이다.

사회심리학자 귀스타르 르 봉(1841~1931)이 플라톤의 영향을 받은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런 말을 했다.‘군중은 진실을 갈망한 적이 없다. 입맛에 맞지 않으면 증거도 외면해 버리고 자신들을 부추겨주면 오류라도 신처럼 받는 것이 군중이다. 그들에게 환상을 주면 누구든 지배자가 될 수 있고 누구든 이들의 환상을 깨버리려 들면 희생의 제물이 된다.’

수 많은 군중을 관찰하고 연구 했지만 계몽과 교육을 통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대중사회의 구현은 허상이며, 군중은 원시적이고 동물적으로 변해 교육으로 극복할 수가 없으면 오히려 교육은 사회의 해체를 불러 일으킨다.

사회를 통합 시킬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감정뿐이고 이를 잘 이용한 사람들은 통치자(독재자), 정치가, 사업가, 투자자, 예술가, 종교지도자가 되었다. 이성에 대한 감정의 우위는 개선의 여지가 없다.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이다. 행여 개선이 되었다 하더라도 다음 세대로 유전은 되지 않는다.

대중이 우매한 행동을 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두말 할 것 없이 언론이다.최고의 권력기관이 되어 버렸으니 …….

ㅋㅋ 완전 삼천포로 빠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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