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 노희경 원작소설
노희경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감수성이 풍부한 편은 아니지만 눈물을 제법 흘렸다. 우리 부모님들의 이야기 이기도 하고 우리들의 이야기 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태어나서 출가할 때까지 부모님의 보살핌을 받고 살다가 출산과 동시에 또 누군가를 보살펴야 한다. Input output이 원활하게 진행된다면 그리 손해도 아니지만 output은 안되고 input이 지속 된다면 매우 힘든 삶을 살아야 하는 건 당연한 이치다. 과거부터 우리 부모님들의 세대들은 그렇게 살아왔다. 오늘 뉴스를 보니 50~60대의 취업자 수는 늘었는데 20~30대의 취업자수는 오히려 줄었다고 한다. 이를 두 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는데 첫째는 글로벌 경제가 침체된 까닭에 젊은이들의 정규직 취업이 힘든 사항이라는 것을 엿 볼 수 있고 둘째는 baby boomer 로 은퇴를 했지만 부양이 종료되지 않은 뻐꾸기 자식이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과연 자녀들이 부모님의 이러한 고생을 알기는 하는 걸까?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 우리들의 삶 또한 부모님이 걸어온 길과 별반 다르지 않다. 자신의 노후를 저당 잡혀 자녀들의 교육에 all in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안타깝다. 분명 잘못된 사실인 줄 알지만 교육에 소극적으로 대처할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국가가 백년대계를 가지고 공교육을 바로 세워야 노후를 저당 잡히지 않고 안정된 삶을 살 수 있을텐데 남의 일 같지 않다.

 

아빠는 개인병원을 하다가 의료사고가 나는 바람에 월급쟁이 의사생활을 하고 있고, 딸은 괜찮은 직장에 다니고 있지만 유부남과 사랑에 빠져있고, 시어머니는 치매에 걸려 엄마를 잠시도 못 쉬게 하고, 막내 아들녀석은 재수생활을 하고 있다. 같은 배속에서 나온 남동생은 가난하면서 노름만 하는 망나니 생활을 하면서 속을 썩인다. 엄마의 주변인물들이다. 하지만 엄마는 이 모든 사람들에게 자신을 희생하며 살고 있다. 몸이 이상해서 남편 친구 병원에 갔다 왔는데 가벼운 병인 줄 알았는데 자궁암 말기에 암세포가 다른 장기로 퍼져 있어 얼마 살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던 중에 남편은 병원에서 쫓겨나고 시어머니의 치매기는 점점 더해간다. 본인이 의사 이지만 어찌할 방도가 없다는 사실이 혼란스럽지만 아내가 가는 길을 편히 보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며 아내의 마지막 길을 지켜준다. 망나니 동생을 위해 자신이 죽으면 보험금 받을 수 있도록 하여 보험증서를 전달해주는 모습에 울컥했다. 이 한 몸 죽어 여러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면 온 몸이 갈기갈기 찢기더라도 아무렇지 않다는 초연한 사고…… 아름다운 마음씨지만 슬프다.

정들자 이별이고 살만하면 먼 길을 떠난다고 하더니, 엄마의 삶이 그러했다.

 

죽으면 흔적도 없이 사라질 정신과 몸뚱이

우리는 왜 상대방을 힘들게 하고 욕심을 부리는가?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인가?

 

일요일 아침 새벽같이 집을 나왔다. 집에 있기 심심해서 회사에 일이 있다고 둘러대고 왔는데 막상 갈 곳도 만날 사람도 없다. 전화기를 뒤져 친구녀석 세 명을 불러내 밥 먹고 술 마시고 3차로 노래방에서 도우미를 불러 신나고 놀고 있는데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 처음엔 받지 않았고 나중에 아예 배터리를 빼 버렸다. 새벽에 되어 집에 들어 갔더니 아내가 소파에서 웅크리고 있다가 왜 그렇게 늦었느냐고 묻는다. 그러면서 저녁에 밥을 비벼 먹었는데 체했는지 배가 아파 전화 했는데 전화를 받지 않아 침으로 손가락 10개 발가락까지 땄는데도 지금까지 속이 아프다고 하면서 내민 손을 보니 손가락이 너덜너덜하다. 울컥한 마음에 아내를 데리고 응급실로 향했다.

병원을 다녀온 아내가 이번 추석엔 처가 집으로 가자고 한다. 장남에 장손인줄 알면서 아내가 억지 쓰는 것 같았다. 나는 하는 수 없이 혼자 본가로 내려갔다. 어머니는 이럴 순 없다며 노발대발 하신다. 명절이 끝나고 집에 갔더니 아내는 음악을 들으면서 침대에 누워 있었다. 화가 치밀었다. 친정에 갔더니 좋더냐 물었더니 영화도 보고 좋았단다.

아내는 갑자기 차분해 지며 자기는 친정에 가지 않았고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았다고 한다. 위암말기이며 며칠 못 살 거라고 한다. 생명보험에 들어 놨는데 보험금 받거든 친정 어머니 치아가 빠져 음식을 잘 드시지 못하니 인플란트 하나 해 주라고 한다. 남편은 날이 밝으면 바로 장모님 찾아가 인플란트를 해주려고 생각하고 잠이 들었다. 햇살에 눈이 부셔 아내를 깨우며 여보 장모님 인플란트 하러 가자고 했는데 대꾸가 없다. 아무리 애달피 불러도 대답이 없다.

 

비슷한 내용이길래 줄거리만 옮겨 보았다. 글을 쓰면서도 울컥 울컥해서 애먹었다. 우리가 철이 들어 효도 할 때 즘 되면 부모는 계시지 않는다. 부모님뿐만 아니라 아내, 남편, 자식들 또한 시기가 있는 것이다. 우리는 시기가 어느 때 인줄 모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주변인물들에게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

오늘 아니면 내일 못 볼 것 같은 마음으로 가족을 대하라 그러면 결코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정말 감동 적인 책이었다. 부모를 가진 자식이라면 누가 읽어도 공감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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