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원래 공부 못해 창비아동문고 244
은이정 지음, 정소영 그림 / 창비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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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레랑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의 원 뜻은 자기와 다른 종교, 종파, 신앙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을 말한다. 달리 해석 하자면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더라도 그것이 잘못된 생각이 아니라 나와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준다는 것이다. 이것을 관용이라고도 하는데 이론은 쉽게 이해가 되지만 실천이 어려운 덕목이다.

우리 집에도 초등학교 4학년짜리 딸이 있다. 나의 초등학교 4학년 시절과 비교해 보았다. 우리 딸은 연희 샘의 조카처럼 영어 학원에 피아노 학원에 가야금에 재즈댄스에 일주일의 스케줄이 빽빽하게 짜여져 있다. 반면은 나는 선우찬처럼 학교 공부는 뒷전이었고 부모님 일손 돕는 것과 친구들과 노는데 시간을 다 보냈다. 물론 나의 어린 시절이 좋았던 것만은 아니지만 빽빽하게 짜여진 시간표 대로 움직이는 딸을 보니 안쓰러운 생각이 들었다. 부모의 욕심 탓도 있을 수 있지만 사실 부모의 욕심 보다는 우리나라 교육정책에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초등학교 3학년때 학교에서 처음 영어 수업을 한다고 한다. 내 경험상 6학년 때까지 학교에서 영어를 배우더라도 어느 수준에 도달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런데 초등학교에서 4년 동안 배운 영어 실력을 가지고 반을 나눈다고 한다. 영어로 수업이 가능한 반, 영어와 한글 수업이 가능한 반, 한글 수업만 가능 한 반 이렇게 나눈다고 한다. 공교육에서는 전혀 한 것이 없으면서 편승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학부모는 죽는 것도 모르고 불 속으로 뛰어 드는 불나방 같은 존재이다. 자신들의 노후를 자녀의 교육에 저당 잡힌 채 살아가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누구의 잘못을 떠나서 국가는 나라의 천년대계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러시아 대학 중 세계 최상의 대학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 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을 하더라도 취업하지 못한 졸업생이 태반이라고 한다. 과연 이러한 현실은 누가 해결해야 하는 과제인가? 초등학교 동화책을 읽고 너무 무거운 리뷰를 쓰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공교육이 너무 못 마땅한 생각이 들어서 일 것이다.

시골 학교에 처음 부임해 온 여선생님이 열의를 가지고 학생들을 지도 하지만 학생들이 힘들어 한다. 학교 수업이 떨어진 선우찬이란 학생을 방과 후 지도를 하려고 하지만 반발하며 집으로 가버리자 찬이 하고 친하기도 하고 공부도 잘하는 진경이와 찬이 할아버지 농장에 가서 찬이가 하는 일을 보고 선생님은 오오오 작전을 와와와 작전으로 바꾸며 마음을 바꿔 먹는다. 선생님도 처음에는 기성세대들이 자라온 환경대로 아이들을 가르치려 하였지만 찬이 농장에 다녀온 계기로 공부란 주입식 공부만이 공부인 것만은 아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그리고 학생들의 또 다른 공부를 관용하게 된 것이다.
이 동화에서 개인적으로 지적하고 싶은 게 두어가지 있는데 첫째는 찬이라는 친구가 공부를 못한다고 미리 포기한 점이다. 또 다른 공부를 하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 군인의 신분은 나라를 지키는 것이고 학생의 신분은 공부를 하는 것인데 공부를 뒷전에 둔다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두 번째는 진경이는 공부도 잘하고 찬이도 잘 도와 주지만 선생님한테 대드는 장면은 교육상 좋지 않아 보인다. 선생님이 열의를 가지고 아이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장면이나 주입식 공부만이 공부가 아니다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 영어, 한자, 수학 문제를 내 주며 교육 시키는 것도 나쁘지 않는 지도 방법이라 생각한다. 우리 아이들도 그런 선생님을 만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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