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 자살 클럽
전봉관 지음 / 살림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사회가 혼란스럽고 삶이 궁핍할수록 인간은 극단의 방법을 선택한다. 그 중 가장 극단적인 방법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다. 근래에 들어 사회 고위층 인사들이나 연애인 들의 자살 소식이 쉽게 언론에 노출되곤 한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을텐데……. 그 각오로 문제에 올인 했으면 쉽게 극복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물론 오직 했으면 그런 방법을 택했을까 하는 동정도 가지만 남아서 그 사람의 몫까지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많은 이해 관계자들과 가족들이 오히려 더 걱정이 된다. 그렇다면 과거의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자살을 했는지 저자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본문으로 들어가서 자살의 사유를 보면 매우 다양함을 알 수 있다. 이성간의 사랑, 동성애, 집단 따돌림, 입시문제 등이다. 어떻게 보면 단순하고 어이없는 사유일 수도 있지만 당사자들의 입장에선 최고의 고민거리였을 것이다. 요즘에도 이런 사유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끊곤 하지만 사회 어느 층에서도 지지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말을 달리 해석 하면 그 들의 판단이 매우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현재 경제수준은 세계 12위정도 이다. 그러나 한국전쟁 후 또는 구한말 혹은 그 이전의 경제 상황은 어떠했을까? 현재 수준에서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어려웠을 것이다. 물론 신분에 따라 사정을 달랐겠지만 국민 80% 이상은 매우 궁핍한 생활을 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다 보니 무늬만 사람이지 사람행세를 못하는 사람들이 태반이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인권이 있을 리 만무하고 먹고 살기 위해 아비가 딸을 팔고, 남편이 아내를 파는 일들도 비일비재 했던 모양이다. 과거 사람들의 실상이 어떠했는지 충분이 유추가 된다. 또한 부부간이나 가족간 친구간의 관계에서도 매우 사소한 일로 자존심을 세우다 보면 큰일로 번지게 됨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유교사상이 뿌리 깊게 내려 부모들이 아들만을 끔찍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다 보니 남의 집 귀한 딸을 데려다 놓고 고생시키면서 자기 아들만 귀하게 여기는 모순이 부부간의 관계를 벌려 놓곤 한다.
과거에는 순애보도 많았다. 사랑을 위해 목숨을 버리는 것을 순애보라 하는데 여자는 남자의 출세를 위해 갖은 고생을 하며 뒷바라지 하는데 성공 후 여자를 버리고 여자는 복수를 하든 자살을 하는 드라마 주제로 자주 등장한다. 아마도 잘못된 가부장적인 유교사상 때문일 것이라 생각한다.

요즘에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것이 집단 따돌림과 입시문제이다. 인간은 사회를 떠나서는 살기 어렵다. 그런데 요즘 학교에서 이런 일들이 자주 발생한다고 한다. 이십여 년 전만 하더라도 고등학교에서 나 중학교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었는데 요즘은 초등학생까지 내려 갔다고 한다. 참 무서운 일이라 생각한다. 따돌림의 사유를 보면 큰 이유도 없다. 그냥 재미삼아 하는 경우가 태만이라고 한다. 철 없는 아이들의 행동이지만 기성세대들의 관심과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제가 어렸을 때만 하더라도 초등학교 때 공부해본 기억이 별로 없다. 산으로 들로 뛰어 다니기 바빴는데 요즘 초등학생들의 평균 공부 시간이 12시간이라는 통계를 본적이 있다. 왜 이렇게 많은 시간을 공부에 투자해야 하는가? 궁금적은 목적은 사회 구성원 중 리더층이 되라는 부모님의 바램 때문일 것이다. 리더로 성장하려면 좋은 대학을 나와야 하고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선 좋은 고등학교, 좋은 중학교에서 양질의 교육을 받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 보니 경쟁에서 낙오하는 아이들은 스스로 삶을 포기하는 것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과연 그렇다면 이런 개 같은 교육제도에 대한 대안은 있는가?  사실 어떠한 대안도 없다. 최소한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청나라나 조선시대의 기록을 보면 동성애 사건이 있었다. 왜 동성애가 일어났는지 이유를 살펴보면 왕은 한 명인데 왕비를 비롯한 후궁들은 손으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 들은 평생 동안 왕의 손길이 없을 수도 있었으므로 자연스럽게 동성애가 시작되었을 것이다. 이 또한 지나친 유교 사상에 발생된 일이라 생각한다. 이 모든 것들이 남자들의 잘못에서 비롯됨을 알 수 있다.

마지막에 소개된 인물들은 독립 운동가 김상옥과 나석주 의사 이야기이다. 사실 이들은 자살이 아닌 타살이다.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애국자들 이다.

말로만 부르짖는 애국자들은 많지만 행동하는 애국자들은 많지 않다. 요즘은 더 더욱 찾아보기 힘들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나보다는 국가를 위해 목숨을 버릴 수 있는 용기가 존경 받아야 마땅한 인물들이다. 과연 내가 그 상황이었다면 어떠했을까? 아마도 애국 활동을 하는 이들에 약간의 도움은 줄 수 있었겠지만 자신 있게 나서서 애국 활동을 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그토록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건만 국가가 그들에게 무엇을 해주었는지…….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

오히려 친일을 한 사람들이 지금까지 기득권층으로 분류되어 떵떵 거리며 사는 꼴을 보면 우리나라는 잘못 되어도 한참 잘못된 것 같은 느낌이다

인간의 수명은 점점 늘어날 것이다. 그 대신 헤쳐나가야 할 고난은 더 많고 강도가 높아 질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법정스님의 말씀처럼 무소유로 욕심을 버린다면 좀더 생활은 재미있고 천수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었더라도 자살은 결코 좋지 않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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