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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천원 인생 - 열심히 일해도 가난한 우리 시대의 노동일기
안수찬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노동자이고 노동운동에 관심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관련 서적을 보면 답답한 생각이 든다. 무엇이 문제이고 대안은 무엇인가? 4천원 인생이 문제이고 대안은 기업이나 국가가 내 놓아야 하는가? 이 문제는 어느 한쪽의 잘못으로 발생된 것이 아닌 것 같고 노동자, 기업가, 정부 모두가 힘을 합하여 문제점을 도출하고 대안을 찾아나가야 할 것이다.
책은 한겨레21 4명의 기자들이 각 식당(갈비집, 감자탕), 대형 마트, 불법 외국인 노동자와 근무, 파견 근로자와 근무를 통하여 보고 느낀 점을 생생한 보고서 형식으로 총 4개 chapter로 구성하고 문제점을 도출하였다.
우리나라의 대기업 대 중소기업의 비율은 99:1이고 종사자의 비율은 95:5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5의 비율에 공무원, 은행원, 대기업이 포함된 비율인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평균 수명이 10.6년 정도 되는 것 같다. 불행하게도 우리나라는 천연자원도 뛰어난 관광자원도 우수한 인재도 많지 않다. 이렇다 보니 결국 몸으로 때우는 일에 전념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우리의 현실에도 불구하고 몸으로 때우는 일에 몸을 담고 있는 이가 얼마나 될까? 물론 통계적으로는 많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중소기업에 몸담고 있는 자로 인원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
먼저 갈비집이나 감자탕집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을 보자. 임지선 기자의 말처럼 이 곳 종사자들 대부분이 가장의 몰락으로 생계를 책임지러 온 여성근로자들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이 곳의 사장들은 어떻게 식당 사장이 되었을까? 임지선 기자는 사장을 좋지 않게 묘사 했지만 사견으론 그 사장들도 원래부터 사장은 아니었을 것이다. 혹자는 부모님께 불려 받았을 수도 있지만 혹자는 회사생활을 하다가 정년퇴임이나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나오게 되어 식당을 차렸을 수도 있다. 후자 쪽이 훨씬 많을 거라 생각한다. 식당 사장이라 하여 노동력을 착취하는 악덕 기업주 인가? 그 사람도 살기 위해 안감힘을 쓰는 중일 확률이 더 높다. OECD국가 중 인구당 식당밀도가 가장 높은 나라가 우리나라다. 왜 그런지 생각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평생직장 개념이 없어져 먹고 살기 위해서는 무엇이라도 해야 되는 것이다. 피 튀기는 경쟁을 뚫고 성공하기란 결코 녹녹하지 않다. 가장이 직장에 다니면 중산층이지만 가장이 실직을 했을 경우 절대 극빈층으로 바로 전락해 버리는 상황이 현재 우리나라의 구조이다. 식당 주인도 열악하기는 마찬가지인 것이다.
안수찬 기자가 경험한 마트에서 상황도 식당과 거의 비슷하다고 보면 될 듯싶다. 대형 마트는 거의 대기업이다. 그 곳에서 직영이 아닌 매장은 영세 상인들이 입점해 있다. 거기서 일하는 직원들이 고생하는 건 사실이지만, 고용자라 하여 영세 상인을 나무라는 건 무리가 있다. 오히려 대기업의 횡포를 막아야 한다. 매출액의 20%를 수수료를 내라고 하는 것은 엄청난 착취다. 이익금의 20%라면 가능하겠지만 매출액의 20%는 벼룩의 간을 내어 먹는 격이다. 이런 경우는 국가에서 공정위를 잘 활용하면 효과를 걷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중소기업에 종사하는 자로서 마트에서 일하는 편이 건설현장이나 열악한 공장에서 일하는 것 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또한 우리나라의 일자리가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 각 분야에서 열심히 근무하는 것이 맞고 당연한 일이라 생각한다. 월급이 적다고 그 곳을 그만 두면 실업자로 전락되는 것이다. 이것을 누가 해결해 줄 수 있겠는가? 매우 어려운 일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는 악순환 고리를 끊어야 되는데
전종휘 기자가 경험한 불법 외국인 근로자와의 근무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 생각한다. 우리나라 노동자들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체 외국인 그것도 불법 외국인을 옹호하는 것에 대해 약간의 거부감이 든다. 우리회사에 외국인 근로자가 18명이 있다. 이들은 베트남, 캄보디아, 몽골, 중국 사람들이고 모두 적법한 근로자들이다. 내가 이들에게 느낀 것은 오로지 돈 뿐이었다. 회사에서 인간적인 대우나 처우를 해줘도 자신에게 단 돈 100원이 이롭다면 가차없이 회사를 떠나 버린다. 내가 경험한 외국인이 100여명이 넘는데 모두가 그랬다. 열악한 환경 때문에 한국인 근로자를 구하지 못해 외국인을 쓰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의 요구를 모두 들어 주면 회사의 경영상에 문제가 생긴다. 그 들이 올려 받은 비율만큼의 임금 인상이 연동되기 때문이다. 외국인이든 내국인이든 월급이 나오지 않고 적으면 다른 곳으로 옮기면 되지만 죽지 않을 만큼의 이익으로 하루 하루를 연명하는 중소기업 사장들은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 이것이 중소기업 사장의 도덕적 해이인가? 아무도 그렇다고 말할 수 없다. 국가에서 불법 외국인에게 관용을 베풀 수 있는 것이 강제 출국 아닌가? 그렇다고 그 들을 불법으로 계속 놔 두는 것도 사회문제로 대두될 수 있다. 사실 대안이 없는 것에 문제점을 도출한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파견 근무자들과 근무한 임인택 기자의 글에 대해선 공감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노동 구조상 이것조차 없다면 이들은 어떻게 살라는 말인가? 대기업도 중소기업도 파견업체 용역을 쓴다. 물론 정규직이 아니기 때문에 차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문제를 국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하는가? 아니면 기업가가 해결해야 하는가? 내가 봤을 땐 노동자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다. 노동조합이 있고 노동운동을 할거라면 자신의 이익도 대변해야 하지만 열악한 비 정규직이나 파견근로자의 권익도 그 들이 양보한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본인들은 나누지 않으면서 기업가에게 국가에게 나눠라 하는 것도 모순 아닌가? 내가 먼저 나누고 기업가에게도 국가에게도 나누라고 하는 편이 훨씬 현명한 생각일 것이다. 기업이란 이윤창출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분배에 대해 꺼릴 수 밖에 없다. 경제가 성장하는 것만큼 국민들의 수준도 성장해야 하는데 아직 우리의 수준은 세계 12위가 될 정도는 아닌 것 같다.
기자들이 써놓은 보고서에 두서없이 내 생각을 적어 보았는데 촌철살인의 흔적은 전혀 없고 조악해 보인다. 조금 부끄럽다. 하지만 20년간 중소기업에 몸 담고 있으면서 이런 문제점들이 일상생활처럼 반복된다. 이것을 국가나 기업의 책임으로 떠 넘기기에는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중소기업이 10년 이상 생존할 확률이 20%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자신의 생존 여부도 불 투명한데 파견 직 근로자나 불법 외국인 근로자까지 신경 쓸 겨를이 있겠는가? 그들이 신이 아닌 이상 불가능 하다고 생각한다. IMF 때 실직도 해봤고 외국에 파견 근무도 나가 봤지만 일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 누구를 몰아세우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깊은 산속에 있더라도 복숭아 나무 밑에는 길이 생기듯이 내가 어디에 있든 사회의 부속품이라 생각하고 자신에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한다면 기업도 국가도 발전하는 건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의 허물이 없을 때 상대의 허물을 말할 수 있지만 내가 허물투성이면서 남을 허물을 논하는 건 옳지 않는 행동이라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이 만큼 발전한 것도 우리 노동자들이 꾀 부리지 않고 열심히 일한 덕이라 생각한다. 물론 노동운동도 한몫 한 건 사실이다. 모든 것이 일시에 바뀔 수 없듯이 물 흐르듯이 서서히 변화해 나가면 되는 것이다. 나는 결코 우리나라가 비관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진보와 보수, 여와 야, 노와 사 등이 대립해야만 균형적인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고 본다. 어느 누구도 잘못한 것도 없다. 시간이 변하고 시대가 변하는 대로 서서히 따라 변화 하면 되는 것이다. 난 그렇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