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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가 이긴다
신상훈 지음 / 쌤앤파커스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를 처음 접한 곳은 SERI CEO라는 강의에서다. 푸짐한 체격을 가진 사람이 유머 있게 자기소개를 하며 강의를 시작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틈이 없이 돌아가는 세상이긴 하지만 그 속에서 여유를 찾고자 그의 강의를 즐겨 들었고, 그의 책을 구입하였다.
직장생활에서 요구되는 것이 역량과 태도이고 그 결과물이 실적일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이것들은 개인의 선천적인 능력보다는 후천적인 노력에 의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유머는 약간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유머도 자신의 노력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 질 수는 있겠지만 제약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본래 자신의 성격이 남에서 나서기를 싫어하고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라고 가정했을 때 후천적으로 노력해서 얻은 유머는 머리 속에서 있을 뿐 밖으로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내가 이런 쪽에 가깝다. 유머가 인간관계에 순 작용을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수 많은 유머관련 서적을 보고 노력해 보았지만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개그 프로그램은 유치하게 느껴지고, 말 장난은 더 유치하게 느껴지는 걸 보면 저자의 표현처럼 아주 심한 빨대 족인 모양이다.
유머가 있는 사람은 사람을 끌어 당기는 묘한 기운이 존재한다. 그래서 그 주변에는 항상 많은 사람들이 들끓는다. 종합해 보면 유머가 있는 사람이 조직의 리더 자리에 쉽게 오를 수 있다는 결론이다. 심지어는 유머와 연봉이 비례한다는 연구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발표되었다. 아마도 오픈 마인드와 유연성 때문일 것이다. 업무란 비즈니스이고 비즈니스란 사람과의 관계이다. 유머를 이용하면 마음이 쉽게 열리므로 소통이 원활해 져 성과가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당연히 유머가 있는 사람이 업무의 효율도 더 좋아 질 수 밖에 없다. 유머는 업무에서뿐만 아니라 모든 사회생활에서 훌륭한 결과를 가져온다. 저질 유머가 아니라면……
2008년 10월에 SK브랜드 관리실에서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웃음에 관한 라이프스타일을 조사했더니 하루 평균 10회 웃고, 한번 웃을 때 8.6초 웃는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하루 평균 86초이고 평생을 80이라고 가정했을 때 29일 동안 웃는다고 한다. 반면에 근심하는 시간은 하루에 3시간 6분 이라고 하니 우리나라에서 사는 사람들이 안쓰럽게 느껴진다. 우리는 진정 무엇을 위하여 무엇 때문에 그 많은 시간을 근심에 빠져 살고 평생 동안 웃지도 못한단 말인가?
눈물이 카타르시스를 통하여 쓸데없는 감정을 배설시켜준다면, 웃음은 진공 청소기처럼 머릿속을 맑고 깨끗하게 비워주는 역할을 한다. 유머는 고민을 싹 지워주는 지우개 역할을 하는 것이다. 맞는 말일 것이다. 고민이 있는 사람이 유머까지 할 여유가 없을 것이다. 웃을 일이 있어야 웃는 것이 아니고 웃어야 웃는 일이 생기듯이 유머를 하면 고민이 사라 지는 것이다. 유머는 사람을 긍정적으로 만든다.
책 속에 재미있는 유머가 있어서 소개한다.
‘한 노처녀가 편의점에서 칫솔과 초코파이, 그리고 생리대를 계산대에 올려놨다. 그때 뒤에 서있던 술 취한 아저씨가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애인이 없구먼’ 아가씨는 자신이 올려놓은 물건들을 보고 따지듯이 도대체 뭘 보고 내가 애인이 없다고 판단하시는 거죠? 그러자 남자 왈 ‘니 얼굴 못생겼잖아.’ 전혀 상관관계가 없는 물건들을 가지고 관계를 찾으려 했을 때 근본적인 말이 극소를 찌른 것이다. ㅋㅋㅋ 이런 게 유머구나..
저자가 소개한 유머화술의 테크닉을 살펴 보자.
첫째 가위로 잘라내듯 고정관념과 단절하라. – 기존에 상투적으로 사용해온 문장에서 단어나 표현을 조금만 바꿔 봐라.
둘째 바위처럼 무식하게 상대의 예상을 깨뜨려라. – 가장 무식한 방법이 가장 창의적인 해결책인 것처럼 확 깨는 소리를 구사하라.
셋째 항복을 표시하는 보 – 상대를 안아주고 쓰다듬어 주라는 것이다. 즉 상대방의 말을 다 듣고 이야기를 하면 항상 상대를 이길 수 있다.
유머를 머릿속에 많이 담고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재적소에 꺼내오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것은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다.
유머에는 착한 유머와 나쁜 유머가 있다. 착한 유머는 나를 낮춰 상대방에게 웃음을 주는 것이고 나쁜 유머는 상대방을 깔아뭉개서 상대방을 웃기는 것이다. 전자는 상대가 진심으로 웃는 것이지만 후자는 씁쓸한 웃음을 짓는 것이다. 좋은 유머를 구사하는 사람은 항상 사랑을 받는다. 대표적인 코미디언이 유재석이다. 좋은 유머를 구사하기 위해서는 세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한다. 첫째 상처받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 둘째 희망을 보여줘야 한다. 셋째 사랑이 있어야 한다.
또한 마이크 잡고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들도 있다.
첫째 내용이 길면 안 된다. 둘째 원고를 읽으면 안 된다. 셋째 자신감을 잃으면 안 된다. 넷째 잘난 체 하면 안 된다. 다섯 째 ‘에저또’를 해서는 안 된다. 이러면 정말 없어 보인다는 저자의 당부이다.
마지막으로 인상적으로 끝내는 방법이다.
첫째 샤우팅, 주재에 맞는 구호나 표어를 외치도록 한다. 둘째 선물은 마지막에 나눠준다. 셋째는 기립박수가 나오도록 유도한다.
남을 웃긴다는 일이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오픈 마인드를 가졌냐는 것이다. 그 다음에 스킬이나 말재주일 것이다. 해박한 지식을 소유하지 않는 사람이 쉽사리 유머를 꺼내기가 쉽지 않다. 오픈 마인드는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하고 꾸준히 지식을 획득해야만 상대방을 압도하는 유머가 나오게 되어 있다. 그렇지 않는 유머는 아무리 탁월한 말 솜씨를 가졌다 하더라도 저급한 유머밖에 구사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많은 독서를 통하여 익힌 문구들을 적소에 쏟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하겠다.
이 책의 내용 대부분은 SERI CEO 강의안에 들어 있었던 내용들이라 읽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는 않았다. 이 책을 통하여 유머에 대해 다 얻고자 하는 것 보다는 유머란 이런 것이다라는 맛만 보고 스스로 열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