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쳐야 미친다 - 조선 지식인의 내면읽기
정민 지음 / 푸른역사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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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 (1960.10.15, 한양대학교 인문과학대학 언어문학부 국어국문학전공 교수) 선생의 다산선생 지식경영법, 미쳐야 미친다.

안대회(1961.03. 08. 성균관대학교 문과대학 한문학과 부교수) 선생의 조선의 프로페셔널과 선비답게 산다는 것

강명관 (1959.08.14. 부산대학교 인문대학 한문학과 교수) 선생의 책벌레들 조선을 만들다.

이 책들이 요즘 들어 재미나게 읽었던 책들 이다.

처음엔 한 사람이 이 모든 책을 다 쓴 줄 알았다.

아마도 조선이라는 똑같은 시대를 비슷한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미쳐야 미친다' 이책은 '선비답게 산다는 것'과 '책벌레들 조선을 만들다'라는 책과 흡사한 부분이 많다.

첫째는 배경이 조선시대라는 점.

둘째는 focus가 공부라는 점.

즉, 책, 서예, 서화, 음악등 소위 양반들의 문화(? 좀 애매한 부분도 있지만)에 광인들 이었다는 것 굳이 풀어서 해석 하자면 공부에 미친놈들(?)

셋째는 성리학자도 있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실학자들 이라는 점.

실학이라 함은 실사구시 학문으로 성리학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나타난 학문이다.

넷째는 지나치게 광적이라는 점.

억지로 짜 맞추자면 더 있겠지만 내 생각으론 크게 4가지 정도 되는 것 같다.

이 책들을 보면서 내가 이 사람들 같이 살아야 겠다는 생각은 별로 없었고 단지 그 시대 지식인들의 생활상과 광적인 마니아 들의 열정이 부럽기만 했다.

하지만 현 시대와는 좀 차이가 있을 듯 싶다. 생계를 팽개치고 미친놈 마냥 독서만 한다(?)

아니면 처 자식을 나몰라 하고 서화를 모으는데만 관심이 있어 결국에는 집안이 거덜난다(?)

그 사람들의 풍류는 멋있어 보이지만 자유시장경제를 신봉하는 저로선 도저히 용납이 안되는
부분이 많다. 하지만 그들이 처해진 상황에 그것이 최선의 방법을 선택 한것이라 믿고 싶다.

재미있었던 내용은 김득신이 <백이전>이란 책을 1억1만3천번 읽었다는 이야기와 연암 박지원 선생이박제가에게 돈 꿔달라는 편지내용 '목구멍이 포도청이고 보니, 이대로 굶어 죽을 수는 없고 돈 좀 꿔달란 소리와 궁한 소리를 꺼낸 김에 염치도 없이 빈 술병까지 딸려 보내 술까지 가득 담아 보내 주시오' ㅋㅋ.

내가 알기로는 박지원이 박제가 보다 나이가 10년이상 연배인걸로 알고 있는데 이러한 얘기를 스스럼없이 하고 지냈던걸 보면 참 우정이 돈독 했던게 아닌가 싶다.

또 재미있는 것이 있다.

'미쳐야 미친다'와 '선비답게 산다는 것' 두권의 책중에 공고롭게 연암 박지원 선생이 경보라는 사람에게 쓴 편지를 정민선생과 안대회 선생이 다르게 해석해 놓은 부분이 있어 옮겨 본다.

'교묘하기도 하구나! 이 인연이 하나로 모임은. 누가 그 기미를 알겠는가? 그대는 나보다 먼저 나지 않고, 나 또한 그대보다 두에 나지 않아 나란히 한 세상에 살고 있고, 그대는 흉노처럼 얼굴 껍질을 벗기지 않고 나도 남쪽 오랑캐같이 이마에 문신하지 않으며 함께 한 나라에 살고 있소. 그대는 남쪽에 살지 않고 나는 북쪽에 살지 않아 더불어 한 마을에 집이 있고, 그대는 무에 조사치 않고 나는 농사일을 배우지 않으며 같이 유학에 힘을 쏟으니, 이것이야말로 큰 인연이요 큰 기회라 하겠소. 비록 그러나 말이 진실로 같고 일이 진실로 합당하다면, 차라리 천고를 벗삼고 백세의 뒤를 의혹하지 않음이 나을것 같구려'

정민 선생은 그대와나는 이렇듯 가까운 인연을 공유하고 있지만, 너하고는 생각도 다르고 마음도 안 맞아 안 놀겠다고 하면서 통렬하게 비꼬는 어조가 앞의 장황한 너스레에 눌려 의미가 표면화되지 않고 완곡해 졌다. 하지만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모욕감으로 치를 떨었을 법한 편지다. 하고 되어 있고...<미쳐야 미친다 218 ~ 219p>

안대회 선생은 수천년 흘러온 세월속에서 수억 수십억의 인간 가운데 하필이면 그 사람을 벗으로 사귀다니! 친구가 된다는 것은 우주적 차원의 일대 사건이라고 친구의 소중한 의미를 새겨주었다. 이편지를 받은 이는 친구가 된가는 기막힌 인연에 감동하지 않을수 없었으리라. 연암은 솜씨 좋게 친구된 인연을 설명해 주었다. 감동적인 문장이다. 라고 써 놓았다. <선비답게 산다는 것, 232~233p>

이 책 274p를 보면 다치바나 다카시의 <나는 이런책을 읽어 왔다>에서 소개한 14가지 독서법은 아주 유익한 내용이 있어 옮겨 본다. 실제로는 13가지 인데 14가지라고 되어 있음.ㅋㅋㅋ 오탄가??

1. 책을 사는데 돈을 아끼지 마라

2. 같은 테마의 책을 여러 권 찾아 읽어라

3. 책을 선택할때 실패할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

4. 자신의 수준에 맞지 않는 책은 무리해서 읽지 말라

5. 읽다가 중단하기로 결심한 책이라도 일단 마지막 쪽까지 한장한장 넘겨보라. 의외의 발견을 할지도 모른다.

6. 속독법을 익히라

7. 책을 읽는 도중에 메모하지 말라

8. 남의 의견이나 북 가이드 같은 것에 현혹되지 말라

9. 주석을 빠뜨리지 말고 읽어라

10. 내용이 의심스러운 것은 끊임없이 의심하라

11. 새로운 정보는 꼼꼼히 체크하라

12. 번역서는 오역이나 나쁜 번역이 생각 이상으로 많다.

13. 대학에서 얻은 지식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여하튼 젊을때 많이 읽어라.

 

암튼 엄청 유익하고 재미있는 책이라 어느누구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고......책을 읽으면서 이런걸 찾아내는 재미도 솔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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