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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건너는 법 - 서경식의 심야통신
서경식 지음, 한승동 옮김 / 한겨레출판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조선일보에서 주관한 거실을 서재로라는 이벤트에 당첨되어 받은 책이다.
책 제목만 보고 현재의 위기상황을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론이 전개 될 줄 알았는데 예상과는 달리 재일교포 2세로 자신을 일본인도 한국인도 아닌 '디아스포라'라고 표현하고
일본의 우경화와 우리나라의 재외국민에 대한 처우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솔직히 이책을 읽으면서 구구절절 가슴에 와 닿진 않았다. 솔직히 디아스포라라는 말 자체도 너무 생소하고 그 입장이 아니라서 그런 것 같다.
먼저 "디아스포라"란 말이 너무 궁금했다.
사전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 보면 그리스어로 흩어진 사람들이라는 뜻이고 팔레스타인을 떠나 온 세계에 흩어져 살면서 유대교의 규범과 생활 관습을 유지하는 유대인을 이르는 말이란다.
서경식 교수는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살지만 국적은 재일조선인(?)으로 남아 있는 것을 빗대여 표현한 것 같다.
이 책을 읽다보니 서승교수와 인권운동가 서준식씨의 얘기가 나오는데 이분들이 다 같은 형제라는 사실이 놀라웠다.
서승씨과 서준식씨는 1971년 재일교포학생 학원침투 간첩단 사건으로 체포된 뒤 19년과 17년 오랜 장기수 생활을 마치고 출감한 사람들이다.
개인적으로 이분들이 재수없이 사건에 연루되었는지 아니면 정말로 그런 사상이 있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 시절에는 옳은 소리를 하는 사람은 감옥에 가고 눈과 귀를 멀게 했던건 사실이다. 그 때는 대통령 욕만 해도 잡아 가는 시절이었고 북한 말만 해도 잡아 가던 시절이었는데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을 다니던 학생이 북한을 방문했으니 충분히 간첩으로 몰렸을 것이다. 하지만 비전향 좌익수로 남아 있었던 부분이 짧은 생각으론 이해가 되지 않는다.
사실 난 인권 운동가도 아니고 좌익도 우익도 아닌 보통 사람이다. 하지만 국가에서 하는일에 태클을 걸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한 나라 입장에서 굳이 대변하자면 좌파보다는 우파가 우세해야 나라의 힘이 배가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2차 세계대전의 전범국가는 독일과 일본이 있다.
두 나라는 비슷한 것 같지만 전혀 다른 면도 있다.
비슷한 부분은 전쟁에 패한 후 국민들의 노력으로 세계를 이끄는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것을 들 수 있을 것이고 다른 부분은 아래와 같다.
독일에 가면 ‘걸림돌’이라는 게 있다. 사람들이 걸어 다니는 길거리마다, 주택 현관 앞 여기저기에 네모난 금속제 판이 박혀 있다. 거기에는 나치 시절에 그곳에 살다 수용소로 잡혀간 유대인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과 이송 날짜, 그리고 죽은 날짜가 새겨져 있다. 쾰른에 사는 한 독일인 아티스트가 시작해 독일 전역으로 퍼진 일종의 ‘기억의 싸움’이다. 걸림돌에 걸릴 때마다 사람들은 예전에 그곳에 살던 유대인의 파란만장한 삶을 떠올리게 된다. “그 돌에 걸려본 사람은 누구라도 과거의 역사와 현재 자신과의 관계를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렇듯 독일은 타인의 고통을 알기에 사죄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은 어떠한가?
한국과 중국과의 영토문제, 일본 우파 교과서 채택문제, 일본 총리들의 야스쿠니 신사참배문제
그리고 패전의 교훈을 망각하고 헌법을 수정해 가면서 까지 자위대의 활동을 확대하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체제는 끝났다."를 항변하고 천왕을 신으로 받드는 광적집단인 네오콘의 급부상과 보수단체인 일본회의와 산케이 신문, 그리고 고이즈미, 아베, 후쿠다로 이어지는 정치세력들이 추구하는 바는 세계의 중심이 일본이고 그 중심에는 천황이 있다는 천황제, 전세계를 지배할겠다는 야욕이 넘치는 군사대국, 친미주의, 시장원리주의이다. 전후 세대의 국수주의 사상은 과거로의 회기를 추구하고자 하는 위험수위에 도달해 있다.
서경석 교수의 말인즉 독일은 패전후 반성하고 참회의 눈물을 흘리는데 일본놈 너희들은 왜 고개를 빳빳히 쳐들고 오히려 더 핏대를 올리느냐?를 묻는 것 같다.
거기에 놀아나는 우리나라에게도 충고의 말을 던지고 있다.
다른 여러가지 내용도 많지만 일일이 나열 할 수는 없고 개인적으로 서경석 교수의 음악, 미술, 철학, 종교, 문학등에도 조예가 깊고 빼어난 지식이 부러움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