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이시도로, 원더풀 라이프] 어른동화

원더풀 이시도로, 원더풀 라이프
엔리코 이안니엘로 지음, 최정윤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10월

이 책은 처음 읽은 작가 소개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엔리코 이안니엘로는 작가이자, 배우이고 영화감독이기까지 하였다.

그의 드라마 시리즈나 영화를 본적이 없어 그의 예술적 재능이 어떤 부류일지 궁금하였고, 이런 독특한 이력의 작가가 써낸 작품이 어떤 느낌일지 매우 궁금하였다.

이 책을 읽고나서 느낀 엔리코 이안니엘로 작가는 꿈꾸는 사람이 아닐까 싶었다.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고, 행복한 세상을 꿈꾸는 이상주의일거라는 느낌이 들었다.

<원더풀 이시도로, 원더풀 라이프>는 마음을 사로잡는 아름답고 환상적인 동화라는 평을 받는다고 한다.

그러나, 내가 본 이 작품은 아름다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작가가 아름답고 환상적으로 꿈꾸는 느낌으로 바꾸어낸 어른 동화라는 평을 하고 싶다.

우선 주인공자체가 매우 독특하다.

태어나면서 휘파람을 불고 태어난 아이, 검은 새 알리와 우를라피스키오(외침URLO과 휘파람FISCHIO의 합성어)라 불리는 독특한 발성법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소년.

주인공 자체가 매우 독특한 느낌의 꿈속인물 같은 생각이 들었다.

또한 엄마 아빠도 그러했다.

엄마는 파스타를 만들어 파는 낙천적이고 사랑많은 사람 스텔라 디마레였고,

아빠는 팔로첸트리카 샤워를 즐기는 공산주의자로서 말을 만드는 것을 매우 좋아하는 사팔뜨기 퀴리노 라지올라이다.

소설의 화자가 아이인 이시도로 라지올라의 눈에서 철저히 쓰여져 있기에 삶의 고통과 가난 그리고, 갈등은 아주 소소한 일상의 파편처럼 그려져있다.

이탈리아의 남부 작고 평화로운 마을 마티넬라는 그저 다른 소도시와 가타았을 것이다.

그러나 엄마 아빠의 사랑과 보호속에서 이시도로는 세상이 매우 아름답게만 보였을 것이라고 보인다.

검은새 알리, 첫사랑 마델라, 친구 아벨리노, 우클라피스키오로 휘파람을 불어 공연을 함께 준비하는 칸초네 아저씨, 프랑스에서 오신 르노아저씨와의 추억 등등 이시도로에게는 이별의 픔도 있었지만, 행복한 나날들이 지난간다.

이런 행복한 나날들이 계속되다가 맨 마지막 부근에서 이시도로는 지진을 만나게 되고, 그 순간 새들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다.

이후 이시도로의 삶은 180도 바뀌지만, 휘파람과 알리만은 그의 곁을 지킨다.

소설을 읽고나서 처음부터 정리하면, 참 이별이 많은 이야기이다.

그래서 이 글을 다른 시각에서 쓰여졌다면, 참 기고한 삶이라고 볼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빠, 퀴리노의 기질과 엄마 스텔라의 기질을 받은 이시도로는 이 모든 것을 아름답게만 바라본다.

마치 우리 주변의 소위 덜떨어진 사람처럼, 바보처럼 말이다.

그가 지적 능력에 차이가 있어서 그런 느낌이라기 보다는 모든 것을 아름답게 좋게만 보는 그런 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런 면이 한심하기보다는 부러웠다.

언제부터 우리는 아이의 순진하고 맑은 눈을 잃어버리고 색안경을 쓰고 살았을까?

이런 이시도로의 시각에서 보면, 나의 삶도 참 아름다운 환상적인 동화일수도 있을텐데.

이런 생각에 참 뭔가 읽고나서 기쁘고 감동적이었다기 보다는 왠지 반성의 모드로 들어가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초반에 이시도로의 아름다운 마티넬라의 삶이 조금은 지루할수 있지만, 이 지루한 일상이 진정 행복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