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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강
핑루 지음, 허유영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핑루 작가의 책은 처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작가 이름을 찾아보고, 과거에 내가 이 작가의 책을 읽었다는 것을 알았다.
작가자체는 기억하지는 못했지만, 그녀의 작품인<걸어서 하늘끝까지>의 주인공들을 기억해 냈다.
쑨원과 쑹칭링. 그들의 운명적인 사랑을 책으로 읽었던 것을 먼저 기억했고, 그 다음 책 제목을 기억해냈으며, 그리고 마지막으로 작가이름과 소설을 연결해낼수 있었다.
이번 작품도 대만에서 있었던 실제 사건인 "마마 마우스 커피점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했다는 것을 알고 뭔가 기대감이 솟아올랐다.
우선 결론적으로 <걸어서 하늘끝까지>와는 형식적으로 많이 달라서 기대감에는 못미치는 부분이 있었지만, 그래도 생각의 여지를 많이 던져주는 소설 방식이라 신선하였다.
이 사건이 앞서 실제 있었던 사건을 다루고 있다고 언급했고, 역시 앞서 언급한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우선 살인사건의 전말을 결코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본다.
나역시 실제 사건이었다는 것만 알고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그것이 좋은 선택이었다고 본다.
만약 내가 대만인이었고, 사건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면 이 책에 대한 몰입감이 좀 떨어졌을 거라고 본다.
핑루는 이 소설을 정확하게 세가지 시점에서 진행시키고 있다.
하나는 자전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성으로 결혼을 앞둔 젊은 여성과
홍타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성으로 자존심이 쎈 57세 여교수
그리고, 자전과 홍타이를 둘러싼 제 3자들의 시선으로 소설을 진행한다.
개인적으로 제 3자의 시선은 사실 한두 페이지에 기술되어 있고, 한두문장으로 마치 인용의 형식을 띄고 있지만, 이 제 3자의 시선이 매우 자전과 홍타이라는 여성과 살인사건을 관통해 내는 날카로움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정확하지 않은 선입견이 들어간 제 3자의 시선뿐이라는 한계가 더욱 괴롭게 하는 여지는 독자에게 넘겨준다.
사건이 일어난 장소는 신베이시 단수이허 기슭으로 팡거라는 남자가 운영하는 커피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자전은 그곳에서 아르바이트에서 시작해 점장까지 오른 성실 여성이다.
홍타이는 남편 홍보가 팡거의 커피점에 들낙거리면서 자전과 연결되게 된다.
자전도 홍타이도 나의 시선에서는 참 아쉬운 존재들이었다.
그들의 선택과 행동에 어떤 지지도 보낼수도 없지만, 사실 가장 분노하게 한 것은 제 3자의 시선이었다.
사갈녀.
누군가가 쉽게 던진 그 한마디의 말에 자전은 돌아올수 없는 검은 강을 건너버렸고, 홍타이와 홍보는 검은 강속에 가라 앉았다.
그 검은 강을 좀더 객관적으로 바라보라고 말하고 싶은 핑루 작가는 이 <검은 강>이라는 소설을 쓴 것이다.
그 검은 강속에 흐르고 있을 진실에 다가갈수는 없지만, 그저 보이는 모습 그대로가 전부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검은 강 속에도 무언가는 존재한다는 것을.
개인적으로 르포르타주 같은 느낌의 소설이었다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