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하는 혼
황희 지음 / 해냄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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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외계인이라는 존재는 사실 믿기 어렵다.

그렇다고 귀신이 없다고 확신하기 또한 어렵다.

정확하게 증명하기 전에는 그 어떤 방향으로도 결론 내기 힘들다.

목겸담이나 경험담, 사진, 영상 등의 자료는 많이 있지만, 그 어떤 것도 명확하게 증명하기에는 부족하며, 현대 과학으로도 증명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과학이 아닌 영화, 소설 속에서는 항상 존재하는 것이며, 오히려 공포와 호기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번에 읽게 된 소설 <부유하는 혼>은 공포도 호기심도 아니었다.

실제 공포는 인간이었고, 귀신 즉 혼은 행선지를 정하지 아니하고 이리저리 떠도는 나비같은 존재일뿐이었다.

<부유하는 혼> 소설의 전체적인 느낌은 한, 억울함에 가까운 느낌이 들었다.


소설의 주인공이라기 보다는 소설 전체를 이끄는 핵심적 인물은 곽새기였다.

이 곽새기 때문에 부유하는 혼이 생겼고, 사람들이 죽었고, 사람들의 일상의 평화로운 삶에서 한이 생기고 일탈하게 된다.

하지만, 이야기는 곽새기를 중심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치매에 걸린 여성작가 미야베 라이카인 엄마를 홀로 모시고 사는 일러스트 양희주.

자해를 일삼는 여동생 나영을 데리고 떠돌이 생활을 하는 여대생 강주미.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위기에 몰린 사랑하는 여자를 모른척 했던 약사 시현.

아버지 한선과 기사 식당을 운영하는 상원.

자신을 버리고 도망간 엄마를 원망하며 작가의 꿈을 꾸는 아이엄마 란코.

소설은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이야기에 사건들이 더해지면서 전개된다.

그래서, 이야기들이 책 제목 <부유하는 혼>처럼 산만하게 부유하는 느낌이 있다.

마지막에 가서는 이야기가 하나로 몰리기는 하지만, 다시 흩어지는 느낌이 있다.

특히 란코의 이야기는 마지막까지 그 실마리를 풀어내기에 아쉬움이 있었고, 마지막 연결점이 너무 아쉬움이 있었다.


<부유하는 혼>을 읽고 한국적 정서가 가득한 호러 스실러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피가 흥건하고 사람이 죽어나가고 (물론 이 소설에도 살해되는 사람들이 등장하지만), 잔혹함이 깃들거나 기괴한 일이 발생하지는 않는다.

그저 일상생활에서 우리의 삶의 틈속에서 일어날 일들, 일어날수 있을 법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렇지만, 평범한 일삼의 생활은 아니다.

저 어두운 곳에서 누군가가 겪었을것 같았고, 뉴스등의 매체를 통해서 일부 토막기사로 봤을 법한 이야기라서 더 뒷골당겨지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정서상 귀신은 원한이 많아 저승으로 가지 못하고 이승에서 떠도는 것이라는 한=귀신=원혼이라는 공식을 따르고 있다.

중심인물은 곽새기이며 피해자들이 모두 여성으로 귀결되는 것도 같은 구도이다.

단지 귀신=원혼이라는 점에서 여기 원혼들은 귀신의 무형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유형인 남의 몸을 빼앗아 그 사람인척 살아가는 존재인 것이다.

소재도 아이디어도 꽤 괜찮은 소설이었지만, 아쉬움은 이야기를 끌어가는 주제였던 것 같다.

마지막까지 이야기를 부유하게 두었다는 점에서 참 아쉬움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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