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늘
임재희 지음 / 나무옆의자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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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면 나도 이런 글을 쓸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때가 있다.

그러나, 그저 생각일 뿐이고 글을 쓴다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단순히 책을 읽고나서 서평을 쓸때도 고민되고 어떻게 써야할지 막막할때도 있으며, 설사 써놓은 서평도 다시 읽으면 항상 아쉽다.

하물며 서평조차 이런데 소설가로써 살아가는 것은 어떠할지 짐작조차 가지 않는다.

이 소설은 그런 소설가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주인공 이름은 김재경, 그는 신춘문예에서 상을 받고 근근히 글을 쓰며 14평 작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남자이다.

어느날 아내 영조에게 책을 팔아 반으로 나누자는 통보를 받는다.

사년이라는 세월동안 함께 한 책을 팔아 나누고 각자 헤어져 살자는 것이다.

영조도 재경처럼 신춘문예 당선하여 등단을 꿈꾸었던 소설가인데 (작가 지망생이기에는 영조는 꽤 소설을 썼고 그녀의 꿈을 인정해 주고 싶다) 소설도 사랑도 모두 그만두고 싶어했고 결국 별거에 이르게 된다.

그렇게 재경은 2,698권을 알라딘에서 중고서적으로 팔기 시작했다.

책을 팔아서 얻은 돈으로 영조는 묻지마 여행을 떠났고, 재경도 선배 한동수를 만나기 위해 하와이로 떠난다.

한동수는 <비늘>이라는 작픔으로 등단한 천재소리 들을 작가이고, 이 <비늘>이라는 작품을 읽고 영조와 재경도 글쓰는 소설가가 되는 꿈을 꾸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우연히 등단을 가르쳐 주는 학원에서 한동수를 만났고, 이 인연으로 재경과 동수는 친분을 쌓게 된다.

동수는 사라진 형인 영수때문에 한국을 떠나 하와이로 가게 되었고, 그렇게 실종된 아들을 그리워하는 엄마 곁, 하와이에 남게 되었다.

동수는 화려한 등단과 소설가의 이력을 뒤로하고 하와이로 사라진 것이다.

재경은 소설가가 되고 싶어했던 그 이유와 주변을 정리하고 다시 태어나기 위해 동수를 만나러 하와이로 간것이다.

마치 영조가 모든 것을 버리고 여행을 떠난 것처럼, 돌아갈 곳 없이 하와이로 떠난 것이다.

그곳에서 만난 동수 선배는 <비늘>과 같은 작품을 썼던 날카로운 독설과 순결한 사기성을 띄었던 모습은 사라져 있었다.

불쌍한 엄마 곁에서 빛바랜 상본들과 먼지 않은 기도문들이 오래된 슬픔과 아픔처럼 덕지덕지 비늘처럼 벽에 달라붙어있는 낡은 노인아파트에서 살고 있었다.

재경이 부러워하던 한동수는노숙자에 점거된 도서관과 보리수 그늘, 그리고 집을 오가며 글쓰는 것을 가르치면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살고 있었던 것이다.

소설을 쓰는 치열함과는 거리가 먼 안 쓰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곳에서 동수 선배를 통해 못 쓰는 사람 피터를 만나고, 글쓰기라는 것, 소설가라는 것에 대한 고뇌를 하게 된다.


이 소설은 글쓰는 것, 소설가 되는 것에 대해서 화두를 던진다.

쓰는 사람, 안 쓰는 사람, 못 쓰는 사람이 중심으로 쓴다는 것에 대한 작가의 고민을 담아냈다.

비늘, 물티슈보다 못한 책, 벽에 다닥다닥 붙은 상본, 먼지쌓인 기도문, 타투, 보리수 나무, 모니카 또는 마이클의 M은 모두 함축적 의미를 가진 글쓰기에 대한 화두였다.

이소설을 읽고나니, 소설을 대하는 생각과 태도에 깊이감이 생기며 조금은 달라질거 같다.

임재희 작가 뿐만 아니라 소설가들의 깊은 고민과 고뇌가 담긴 소설에 조금더 진지해야 할거 같다.

임재희 작가의 깊은 고민과 고뇌를 이렇게 세사람을 통해 담아내는 멋진 소설, <비늘>을 작가 지망생 뿐만 아니라 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이 한번쯤 읽어보았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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