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 읽는 남자
안토니오 가리도 지음, 송병선 옮김 / 레드스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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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내 눈에 띄게 된 이유는 작가와 소설의 주인공 때문이었다.

안토니오 가리도 작가는 스페인의 역사 소설가이며, 발렌시아 공과 대학교수라는 이력을 가지고 있다.

이에 반해 소설의 주인공은 중국인 송자이며, 1247년에 5권짜리 법의학 전서인 <세원집록>을 발간한 명판관이다.

현대의 서양에 속하는 스페인에 사는 작가 안토니오 가리도가13세기 송나라 시대의 송자를 아는 것도 참 신기한 일이지만, 송자에 대해서 조사를 하고 그 인물을 주인공으로 하여 소설을 썼다는 점에서 이 소설에 대한 궁금증과 동시에 우려 및 기대감을 갖게 되었다.

 

소성을 읽고난 느낌은 작가의 노력이 얼마나 대단했을지 알수 있었다.

서양의 환경에서 나고 자란 외국인인 안토니오 가리도 작가가 형에게 맞고, 아버지의 유지를 받드는 등의 일들을 이해하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전혀 어색하지 않게, 아니 오히려 동양인 작가가 쓴 것처럼 어색함없이 자연스럽게 소설이 진행되어갔다.

처음에만 스페인 작가인 안토니오 가리도가 쓴 송자 이야기라고 생각했을뿐, 책을 읽어가면서는 송자의 행보와 사건들에 더 집중하게 되어 작가에 대한 모든 생각은 모두 잊어버렸다.

576쪽의 적지 않은 분량의 장편소설임에도 집중력 있게 읽을수 있었다.

이 소설은 정확히 송자의 성장을 따라 진행되는 성장소설로 분류할수도 있다.

크게 보면 송자가 펭판관 밑에서 처음 판관의 세계를 알게되고, 밍교수를 만나 밍학원에서 성장하는 과정이 담겨져 있다.

20살인 자는 수도 린안에서 펭판관을 만나 판관이 되는 꿈을 꾸는 청년이었다.

그런데, 갑작스러운 할아버지의 죽음과 아버지의 사직으로 꿈을 접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고향에서 형의 밑에서 밭이나 갈면서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던 자는 엄청난 사건을 겪고 도망자 신세로 고향을 떠나 수도 린안으로 다시 돌아간다.

린안에서 펭판관 밑에서 배운 실력을 이용하여 무덤가에서 시체 판독가로 살다가 밍교수를 만나게 되는 행운을 얻게 된다.

우여곡절을 겪고 자신의 재능을 알아보고 기회를 주려한 밍교수 밑에서 다시 판관 공부를 시작하게 된다.

자신의 꿈을 이뤄가는 순간 밍교수와 함께 황궁에 들어가고 황궁과 그주변에서 발생한 연쇄 살인사건을 조사하게 된다.

조사를 거듭할수록 밍교수와 자신이 위험에 빠지게 되는 상황들이 발생하게 되고 자는 이 사건을 해결하려 할수록 차갑고 잔인한 진실로 상처를 입게 된다.

 

연쇄 살인사건, 자의 도망자 신세, 그로 인해 쌓여가는 오해와 자의 뛰어난 능력 마지막으로 끝까지 알수 없는 반전들이 조화를 이뤄서 추리소설과 성장소설이 맞닿은 인상적인 소설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자의 안위와 끊임없는 다양한 사건들의 궁금증으로 다음 페이지가 기대가 되었고, 그렇게 600페이지에 가까운 책을 읽어나갔다.

개인적으로 안토니오 가리도 작가의 책은 처음이었는데, 독자의 맘을 정확하게 집어내어 가독력이라는 배에 소설의 이야기를 실어내는 능력을 지는 글솜씨 좋은 작가인거 같았다.

비록 소설이긴 하지만, 1247년 송나라시대 최선을 다해 시체를 판독하고 그것을 이용해 정확하게 판결하려는 송자의 모습이 매우 감동적이었다.

CSI라는 미국 드라마가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끓었듯이, 이책을 만나보면 많은 독자들이 꽤 흥미롭게 관심을 갖게 될수 있을거 같았다.

미국 드라마 CSI를 좋아하고,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선입견없이 이 책을 읽어보면 즐거운 독서가 될거 같아 추천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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