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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중력가속도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16년 11월
평점 :
배명훈 작가는 타워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그때 그 작품이 굉장히 독특해서 배명훈 작가라는 이름을 기억하게 되었다.
674층의 거대타워에서 벌어지는 약간은 난해한 일들이 배명훈 작가의 개성적 이야기 전개, 그리고 독특한 이야기 구도가 기억에 남았었다.
아지즈 네신같은 풍자의 느낌도 약간 있는 배명훈 작각의 새책을 오랜만에 만나게 되었다.
책을 모두 읽고 나니, 역시 배명훈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고, 좀더 세련된 느낌이었다.
그리고, 배명훈 작가는 장편보다는 이런 단편 소설들이 더 잘 어울리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문단에서 꽤 독특한 작가중 한명이라는 것을 다시 보여주는 단편집이 바로 <예술과 중력가속도>이다.
<예술과 중력가속도> 단편집은 모두 10편의 단편들이 실려 있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작품은 책제목과 같은 단편 "예술과 중력가속도"와 2005년 '과학기술 창작문예 단편부문'에 당선된 "스마트D"이다.
"스마트D"는 배명훈 작가가 이 작품을 통해 작품활동이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스마트D"는 알파벳 D나 그와 유사한 발음인 한글 'ㄷ'에 해당되는 글자를 이용할 때마다 비용을 부과한다는 독특한 시스템에 의해서 마지막 작품을 보내지도 못하게 되는 한 남자와 출판사 담당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회에서'스마트'라는 이름으로 특정회사와 단체에 이익을 주는 시스템을 "스마트D"를 통해서 교묘하게 풍자하고 있었다.
'스마트D'라는 아이디아가 교묘하고 정교해서 실제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해야하지라는 걱정까지 들 정도였다.
"예술과 중력가속도"는 2010년 창작과 비평이라는 잡지에 발표된 단편 소설이다.
시기적으로 6년전이었는데, 그때 이 작품을 읽었다면 지금처럼 완벽하게 이해할수 없었을 것이다.
그 이유는 최근에 즐겨보는 무한도전에서 우주특집 그래비티 무중력 체험편을 보았기에 완벽하게 이 작품을 이해할수 있었다.
이작품을 보기전에 무한도전 우주특집 그래비티 무중력 체험편을 보길 추천할 정도이다.
이외에도 인간의 단순한 호기심과 과학의 발전이 엄청난 비극을 만들수 있다는 것을 마지막 반전에서 보여주는 "유물 위성"과
인간이 핵에 투영한 욕심에 의해서 방황하는 고래들을 보녀줌으로서 반대로 우리에게 다시 경고를 전하는 "예언자의 겨울".
시스템하에서 움직인 작은 에피소드 또는 허무개그 수준인 "티케팅과 타케팅",
기계지성과의 전쟁에서 홀로 싸우는 은경과 BP-L33 그리고 RFID 스트커를 담아낸 "예비군 로봇",
안경코받침 때문에 시력교정 수술을 받게 됨녀서 친구 은경의 집에서 머물게 되면서 기계들의 두려움을 앞이 안보이는 답답함과 함께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홈스테이" 등이 담겨져 있었다.
이외에도 "조개를 읽어도", "초원의 시간". "양떼 자리"는 읽었지만 크게 기억에 남지는 않았다.
전체적으로 단편들은 하나의 공통점을 갖고 있었는데, 바로 은경이라는 이름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이 단편에서 대부분 은경이라는 이름이 등장하고, 심지어 소설가가 은경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소설만 쓴 이유도 적어놓고 있었는데, 피식 웃음이 나왔다.
이 단편집 제목이 <은경>이었다고 해도 재미있을뻔 했다.
그러나, 난 이책 제목 "예술과 중력가속도"가 정말 딱 떨어지는 제목이었다는 생각이다.
아날로그적이며 (참고로 종이 책으로 읽었다), 가장 오래된 기록적 예술인 소설이지만, 중력가속도처럼 과학적 지식과 미래기술개발을 바탕으로 미래적이면서도 오묘한 분위기를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자신과 타인 그리고, 인류문명과 과학기술의 만나면서 풍자, 재치, 반전, 위트가 펼쳐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단편이 가질수 있는 장점을 이용하여 독자에게 상상의 나래를 펼칠수 있게 여백을 주는 점에서도 매우 매력적이었다.
초창기 작품에서 부터 시작된 여러 단편들이 마치 한시에 쓰여진듯 같은 색채를 띄고 있었고, 자신만의 독자적인 영역에서 자유롭게 떠오르는 배명훈 작가를 만나 반가웠다.
개인적으로 가장 배명훈 작가를 잘 설명하는 작품집이었고, 미래적인 한국의 아지스 네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