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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그랜트도 모르면서
루시 사이크스.조 피아자 지음, 이수영 옮김 / 나무옆의자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칙릿 소설은 젊은 여성을 가리키는 속어(chick)와 문학(literature)의 합성어로 젊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설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칙릿 소설인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디지털 옷을 입다'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어서 칙릿 소설의 향기가 났다.
그러나, 이 소설의 주인공은 40대의 이머진 테이트였다.
이런 면에서 약간 칙릿 소설에서 벗어날수는 있다고 본다.
소설은 20~30대의 techbitch에 맞서는 40대 여성의 고분분투를 다루는 소설임에도 칙릿 소설의 분위기가 주도적이었다고 할수 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40대 아날로그 세대를 위한 칙릿 소설이다라고 이책을 표현하고 싶다.
40대 아날로그 세대의 대표주자로 이머진 테이트가 등장한다.
그녀는 대학을 나오지 못했지만, 글로시 잡시사에서 열심히 일한 공로를 인정받아 편집장으로 근무하는 소위 잘나가는 여성이었다.
techbitch에 대표주자로 이브 모턴이 등장한다.
이브 모턴은 이머진 테이트의 어시스트였고, MBA 학위를 위해 회사를 그만두었다.
그런데, 이머진이 유방암 수술로 6개월 휴직을 낸 동안 이머진 테이트가 회사로 돌아온 것이다.
그리고, 이머진이 복직하는 날 이브는 이머진의 방에서 활개를 치고 있었다.
뒤늦게 상황파악을 한 이머진은 자신이 몸바친 글로시 패션잡지가 온라인의 앱이 되어 있었고, 이브 모턴도 같은 편집장 위치에 올랐음을 알게 된다.
더구나 종이 잡지를 온라인에 올리는 패션업계와 테크업계의 만남이 아니라, 잡지는 부수적인 것으로 전락하고 전자상거래로 바뀌어 쇼핑몰이 된 것이다.
급변하는 세상에서 글로시 패션잡지는 Glossy.com으로 급변한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의 이머진 편집장의 좌절, 분노, 박탈감, 기쁨 등이 다양하게 펼쳐진다.
이런 일은 회사를 다니는 사람들은 크고 작게 또는 다른 형태로 항상 겪게 된다.
그래서 회사를 다니는 사람들이라면 이머진의 상황에 공감할 것이고, 사실 그것은 나이와 상관없이 조금 오래 다녔다 싶은 누구나 느끼게 되는 문제라고 본다.
그래서 자리를 비운 6개월만에 낡은 시대적 유물이 되어버린 이머진이 과연 끝에 어찌 될지 너무 궁금했고, 그리고, 응원과 용기를 보내면서 책을 읽게 되었다.
좀더 근본적인 이야기보다는 이머진과 이브의 갈등에 중점이 되어 진행되다가 끝에서 갑자기 이야기가 반전되자 약간은 허무함이 들었다.
그러면서 운이 좋은 이머진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몰리 왓슨과 이머진 테이트 모두 비슷한 상황에 놓였지만, 결론은 정반대이다.
그저 버티기인가? 그게 가능한가 라는 의문이 들면서 역시 누굴 만나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 결론때문에 나는 이 소설이 칙릿 소설 같았다.
어쩌면 처음부터 이런 결론을 나역시 원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어쨋든 30~40대 여성뿐만 아니라 회사를 다니는 남성들도 읽는다면 꽤 공감가는 이야기가 많을 거라고 본다.
상황은 가볍게 다가오지 않았지만, 웃으면 볼수 있는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