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내게 행복하라고 말했다
에두아르도 하우레기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자주 "나는 성공하고 싶기 보다는 행복하고 싶다"라고 말하곤 한다.

그러나 행복한 것이 뭔지 모른다.

가끔은 교양서를 읽으면 행복을 강요받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기개발서를 읽으면 자기자신의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게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겠었다.

솔직히 이 책 제목에도 "행복"이라는 단어가 있다.

개인적으로 "행복"이라는 단어보다는 "고양이가 행복하라고 말했다"라는 점이 궁금했고, 어떤 이야기일지 기대가 되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이고, 책을 읽고나서는 나또한 사라처럼 고양이 시빌에게 입양된 느낌이 들었다.


주인공 사라는 11년차 광고 디자이너로 넷사이언스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녀는 내키지 않는 로열 페트롤리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고, 업체와의 미팅을 앞둔 어느날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몸에 다가온 어지러움증과 메스꺼움이 있었지만, 출근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의 집 창문에 고양이 한마리가 말을 걸어왔다.

그녀는 꿈을 꾸는 것이라 무시하고 업체 미팅에 달려간다.

그날은 그녀에게 운이 지지리도 없는 날이었고, 그날이 터닝포인트로 작용한다.

최악의 미팅이 시작되는 순간 그녀는 기절하였고,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집에 돌아온 그녀는 모든 것들을 알게 된다.

15년간 동거한 호아킨이 어린 여자와 2년동안 바람을 피웠다는 사실을, 그리고, 마그리드에서 아빠와 동생이 파산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녀는 서서히 다가오는 불행을 감지하지 못하였고, 방치한 결과 나락을 떨어졌다.

그때 그녀에게 시빌이라는 이름의 고양이가 그녀를 입양하러 나타난 것이다.

그녀는 시빌이라는 고양이 덕분에 그 나락에서 삶을 건져가는 이야기이다.


요새의 나는 별로 행복하지 않다.

사라와 비교하는 것은 솔직히 맞지 않지만, 나역시 요새 힘든시기를 겪어내고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의 주인공 사라가 부러웠고, 시빌을 만나고 싶었다.

직장에서 요근래 평가철이라 혹독한 평가를 듣고나서는 더욱 기분이 우울해 있었다.

그래서 시빌이 나에게는 뭐라고 이야기를 해줄까 싶었다.

"진짜 세상은 네가 보는 세상과 달라. 아니, 네가 본다고 생각하는 세상이라고 해야 하려나."

아니면, "네 자신이 세상을 보는 모습을 바라봐"

이것도 아니면 "네 자신을 열고 지금 여기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받아들이도록 해. 판단하지 말고 관찰해봐. 너의 반응을 인식해보라고"

비록 간접적이긴 했지만, 시빌과 사라를 통해 약간의 위로를 얻었고, 약간의 용기도 얻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많은 자기개발서나 교양서를 읽었다.

책을 읽으면서 행복을 강요받는 느낌은 정확히 방법을 몰라서일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자신에 중심을 두고 살아가라는 말을 정확히 오해하고 있었다.

나는 나의 생각 감정이 중심을 두고 살아가라고 이해했지만, 이 책을 읽었는데 오판이었다.

정확히는 네 자신이 세상을 보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핵심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이런 이야기를 읽고나서 먼저 든 생각은 은희경 작가의 <새의 선물>이었다.

자전적 소설인 <새의 선물>에서 주인공은 자신과 자신을 관찰하는 자신으로 분리해서 바라본다고 이야기하고 있었고, 주인공도 그다지 행복한거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감정과 생각에 중심을 두고 살아온 나도 역시 그다지 행복하지 않다.

그러나 감정과 생각에 휘둘리는 것에서 조금은 벗어나 나를 관찰하고 주변을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쨋든 이런 여러가지 이유로 시빌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기는 했다.


이 책은 분명한 소설이다.

그러나 나에게는 이 책은 소설이상의 치유와 위로를 안겨주었다.

나는 어떤 애완동물도 키우지 않고, 함께 생활한다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책을 읽는 그 순간동안에는 내 베란다 창문을 바라보게 되었고 (고층건물이라 고양이가 올수도 없는데 말이다), 나에게 시빌이 와주었으면 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였다.

누구에게나 시빌이 나타날수는 없겠지만, 지금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이 책을 통해 작은 용기와 위로를 받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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