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시피 모기떼의 역습 - 최민석 초단편 소설집
최민석 지음 / 보랏빛소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처음 만나는 최민석 작가의 소설이다.

2012년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고, 창비 신인소설상을 받으면서 등단하였고, 단편뿐만 아니라 장편소설도 꽤 발표한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이 <미시시피 모기떼의 역습>은 쵬니석 작가의 책으로는 처음이다.

처음 읽은 최민석 작가의 소설은 한마디로 충격적이었다.

여러 주제의 단편들이 서로 마구잡이 튀어나오고 있어서, 이건 뭔가 싶기도 했는데, 끝까지 읽고나니 결국 한 지점으로 모두 귀결되어 버렸다.

단편들도 모두 초단편이었다.

가장 긴 이야기의 단편이 페이지 수로 12페이지 정도였다.

모두 43개의 단편들이 256페이지를 차지하고 있으니, 평균 6페이지 정도 할애된 초단편이었다.

그래서, 가독력이 좋고, 빠르게 읽히며 지루할 팀이 없다.

한가지 주제로 단편들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미시시피 모기떼, 탐정 김평관, 진실의 코트, 이재만, 소피아, 이리네, 개 등등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소재와 다양한 이야기가 등장ㅎ나다.

시간순서도 없이, 장소의 연결고리도 없이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이야기들이 튀어 나온다.

튀어나온다는 말이 좀 이상할수 없지만, 내게는 팝콘이 튀겨지는 상상이 되는 소설이었다.

단편마다 제목은 있지만, 단편의 한 부부만 집어내는 제목이라서 제목을 읽고서는 소설의 이야기를 가늠해내기 어렵다.

솔직히 책을 읽어나가면서 이야기들이 모두 독립적인줄 알았는데, 앞에 나온 연속되 이야기가 갑자기 다시 등장하고, 전혀 다른 이야기가 서로 연결되기도 한다.

이 초단편들이 사방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듯 했지만, 마치 미시시피 모기떼처럼 한순간에 역습을 가한다.

결국 이야기는 나, 즉 작가 최민석과 탐정 김평관이 갑자기 출현한 미시시피 모기떼와의 싸움으로 귀결된다.

책을 덮으면 허무와 동시에 놀라움이 다가온다.

허무함은 미시시피 모기떼의 결말 때문이고, 놀라움은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미시시피 모기떼의 결말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이런 프레임을 처음부터 작가는 짜놓고 시작했을까? 아니면, 등장인물 (주인공)들과 결론만 지어놓고 초단편으로 쓴 것인지 궁금해졌다.

뭔가 모래알 처럼 따로따로 굴러다니는 느낌이면서도 모래시계처럼 모래들이 한방향으로 모여 결국 시간을 알려주듯 잘 짜여진 각본에 의해 구성된 것 같았다.

각자의 이야기들이라고 보기에도 내용이 황당하고, 엉성하지만, 마구잡이 식으로는 보이지 않아 헷갈리기 때문이다.

마치 모래시계를 비교하면 오색찬란하고 형광, 야광까지 섞여있는 총천연색 모래시계 같았다.

다른 비유를 하자면, 예전에 TV프로그램에서 양탄자를 짜는 장면을 본적이 있는데, 다양한 색실이 씨실과 날실로 겹쳐지는데, 그 과정에서 이상하고 무늬가 나올거 같지 않은데, 막상 모두 끝내고 나면, 아름다운 양탄자가 되는 그런 느낌과 비슷하다.


43개의 단편들 중에서 추천하거나 기억에 남는 작품은 없다.

솔직히 내용이 유치하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하기 때문이다.

문을 두드리는 여자, 맥주 3리터를 원샷하는 여자, 냄새나는 남자, 개로 변하는 남자, 레오 까락스 DVD나 폴 토마스 앤더슨 영화, 시와 바람 밴드의 노래를 틀으면 지루해서 못 살겠다는 듯 죽는 미시시피 모기떼, 말도 안되는 정부의 음모 작전, 엉뚱하고 거의 찍기 수준에 가까운 바보아님 천재인 명탐정등등이 등장하니 말이다.

그러나, 이런 모든 것을 덮어버리는 구성력이 너무나 뛰어났다.

깔대기도 이런 대형 깔대기가 있을까 싶을만큼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졌다가, 미시시피 모기떼와 함께 빠져나간다.

이런 독특한 작품은 아직 만나본적이 없는 것 같다.

비슷한 류의 책으로도 아직 만나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물론 호불호가 매우 갈릴수 있는 스타일의 작품이라고 본다.

그러나, 한국소설의 다양성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나에게 이 최민석 작가의 <미시시피 모기떼의 역습>은 매우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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