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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와 본질
올더스 헉슬리 지음, 유지훈 옮김 / 해윤 / 2016년 9월
평점 :
이 책 소개에 이런 글이 있다, "<멋진 신세계>의 천재작가 올더스 헉슬리의 최고작".
책을 모두 읽고나서, 그 글귀를 계쏙 째려보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역시 난 범인이야. 천재가 하는 이야기가 뭘 말하려는지 전혀 모르겠어"
어렵다는 말보다는 모르겠다는 말이 더 맞는 것 같다.
어렵다고고 보기에는 다 아는 소재와 인물이었으나, 뭔가 산만하고 스토리가 빈약하다.
그렇다고 마구마구 무작위적으로 쓰여진 것은 아닌것 같은데, 하여간 무언가 정의하기도 힘들고, 뜬구름 잡기식의 이야기들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올더스 헉슬리 팬이 아니라면 미리 다른 서평들을 읽어보고 판단하길 바란다.
그래서 서평을 쓰기에도 난감할 정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의 정리 또는 추정을 하자면 다음과 같다.
소설은 크게 두개의 다른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사실 왜 이 구성을 채택했는지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처음 등장하는 이야기는 밥 브릭스와 내가 소각장으로 향하던 탤리스의 각본인 '원숭이와 본질'을 발견하여 탤리스를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밥 브릭스와 탤리스를 등장시키면서 겉만 번지르한 영화 세계의 이면과 탐욕에 대한 언급이 함께 진행되는 거 같았다. (정확하지는 않은 추정이다)
그 다음 이야기는 바로 '원숭이와 본질'이라는 탤리스의 각본이 등장한다.
내레이션과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극형식으로 쓰여 있는데, 참 여기가 더 난해하다.
마치 어두운 밤에 바람부는 상황에서 촛불을 들고 더듬더듬 길을 찾아가는 상황과 비슷하다.
뭔가 잡힐듯 하면서도 사라지고, 여긴가 싶으면 다른 곳이 나오는 그런 황당한 상황이 연속된다.
원숭이들이 영국의 화학물리학자 패러데이, 아인슈타인을 오만하고 상식없는 인간으로 재판한다.
그리고, 알프레드 풀 박사와 온몸에 NO 라는 글씨를 쓰고 있는 가리개를 하고 있는 룰라가 등장한다.
3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미국이라는 나라가 망한 시대로 등장한다.
미국 이외에 어떤 나라들이 멸망했는지는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알프레드 풀 박사와 에델 후크가 뉴질랜드에서 왔고, 그곳은 건재하다.
권력의 탈을 쓴 사회의 대표로 미국이라는 나라를 선택했고, 그곳을 멸망하게 한거 같다.
식물연구를 위해 방문한 풀 박사는 황소 채찍과 매장분대가 있고, 벨리알을 섬기는 사람들에게 납치된어 그곳에서 룰라를 만난다.
그 사회는 도서관 책으로 세상을 배운 대주교가 존재하고, 대주교가 풀 박사와 지식을 나누면서 과거의 세상, 현재의 세상, 미래의 세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이소설에서 중요한 것은 스토리나 결말이 아니었다. (솔직히 뭔가 싶을 정도이다)
등장인물들이 나누는 대화와 내레이션이 중요하게 보였다.
그곳에 인간에 대한 실망스러움과 인간 본성에 대한 혐오, 인간 세상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담고 있었다.
우스꽝스럽고,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멸망 후 세계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통해 무지와 어리석음 그리고 오만함을 보여주고 있었다.
올더스 헉슬리는 자신이 이야기하고자 한 주제를 너무나 불친절하게 그리고, 맥락없이 툭툭 던져내고 있었다.
더구나 1부와 2부의 연결선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왜 굳이 1부인 탤리스를 찾는 밥과 내가 등장했는지 이해할수 없어서 더욱 어려웠다.
책소개에는 열린 마음으로 읽으라고 하지만, 수준있는 상식이 없고, 올더스 헉슬리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으면 읽기 힘들것이다.
유쾌하다고 하기에는 우울하고, 우스꽝스럽다고 하기에는 이상하고, 이해될듯 이해되지 않는 소설이었다.
올더스 헉슬리를 너무 모른채 시작해서 당황스럽게 다가온 소설이라서 이 서평을 읽는 독자는 어느정도 올더스 헉슬리를 또는 그의 작품을 이해하고 시작하길 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