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코의 날
미코 림미넨 지음, 박여명 옮김 / 리오북스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나는 현재 직장을 다니고 있어서, 엄마 아빠가 살고 계시는 곳에서 떨어져 자취비슷한 것을 하고 있다.

직장생활 초기에는 나처럼 혼자사는 사람들이 많은 원룸에서 살았는데, 회사생활을 하면서, 10평대의 작은 아파트에서 반월세를 살고 있다.

그러다보니, 주변에는 신혼부부, 어린아이를 둔 가정이 꽤 많아졌다.

이런 생활을 몇년하고 있으니, 솔직히 내가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차에 이 책 <빨간 코의 날>을 읽게 되었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이대로 결혼을 하지 않는다면, 이르마 처럼 결혼후 이혼을 하거나 사별을 한다면, 어쨋든 이르마처럼 혼자의 삶을 꾸린다면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요새 아파트 단지에 살면서 다른 사람들과 조금은 다른 삶이라고 느끼는 것을 좀더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르마는 40~50대의 중년여성이며, 남편과는 이혼하고, 아들하나를 두고 있으나, 장성하여 집에서 독립하였기에 혼자 살고 있다.

소설의 처음은 이르야 요키팔티오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처음 자신이 화분을 공짜로 얻기 위해 케라바에 찾아갔으며, 잘못해서 이르야의 집으로 알고 찾아간 것이다.

이름이 비슷하여 자신의 이름과 같다는 생각에, 그리고 자신이 잘못된 집을 찾아와 부엌에 앉아 있다는 것을 솔직히 밝힐수 없음에 이르마는 거짓으로 자신을 시장 설문조사원이라고 소개하고 이르야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녀의 말투와 목소리, 특히 그녀의 주방이 맘에 들었다.

그런 그녀는 그 분위기를 잊지 못하고 다시 하카니에미에서 버스를 타고 케라바로 다시 온 것이다.

그렇게 그녀는 하카니에미에서 자주 출발해 버스를 타고 케라바로 출근 (?)하게 된다.

하지만, 다시 이르야를 만날 용기를 내기 위해서, 옆집 알카넨 부부의 집을 방문하고, 이 방문에 용기를 내서 다른 연립주택의 카르코와 비르타넨, 해틸래 집을 방문하게 된다.

그곳에서 이르마는 부엌에 들어가 질문을 하고 소소한 이야기를 나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아들의 전화는 대충 끊어버린다.

참 아리러니 하지만, 왠지 어느정도 공감할수 있을 거 같았다.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고, 특히 친절하게 서로의 고민을 나눌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이 소설은 이르마가 누군가의 초인종을 누르는 스릴감도 있지만, 그안에 등장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이르마가 삶의 두근거림을 느끼는 과정이 매우 즐거웠다.

카르쿠나, 일마리 해틸래의 딸처럼 불친절하고 의심을 갖기보다는 이르야나 마리, 야니스 부부처럼 친절하게 이르마에게 차한잔 줄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르마가 빨간코가 되면서 약간의 당황스럽고 블랙코미디같이 소설이 흘러가지만, 그래도 이르마에게 나쁜일이 일어나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안도감도 들었다.

누군가의 책에서 읽었었다, "군중속의 외로움"이 가장 크다고.

이르마의 외로움 뿐만 아니라, 이르야, 비르타넨 등의 외로움에 조금은 삶의 희망을 주고 싶었다.

다같이 외로운 존재로 다같이 함께 하자고.

외로움과 고민은 나누고 즐거움을 함께 하자고.

그래서 고독사나 우울증이나 외로움이 줄어드는 공동사회가 되길 바라게 된다.

이르마의 작은 사기같은 일탈이지만,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매우 크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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