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부적
이재운 지음 / 나무옆의자 / 201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읽고나서 서평을 쓰기까지 고민이 많았다.

책을 소설로만 평가하고 싶었는데, 소설로만 평가하기에는 무언가 찜찜함이 남아 있어서이다.

<토정비결>을 쓴 이재운 작가에게 이번 소설도 같은 맥락이라고 본다면 이 책을 선택할 사람들에게는 무척 즐겁게 다가올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처럼 과학을 하는 사람이나 과학적 사고에 젖어있는 사람들에게는 이 소설은 허무맹랑하게 다가올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난 <토정비결>을 읽어보지 않았다.

그리고, 점집이나 신집에 가서 내 미래나 내 고민을 상담해 본적이 없다.

난 자연대학교를 졸업했고, 지금도 과학을 업으로 삼고 있어 약간은 점, 운명, 이런 부류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황금부적>의 서평단 이벤트에 참석하게 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나랑 같은 업에 있음에도 점을 보러다니고, 신년에 토정비결을 보고 그러는 사람들이 꽤 있다.

그리고, 그들은 어느정도 이런 행동을 통해 위안을 얻고 마음의 위로를 얻는다.

어느순간 '나만 병적으로 이런류를 싫어하지 않는가?', '잘 알지 못하는 부분이라서 무조건적으로 피하는 것이 아닐까?', '이토록 오랜동안 사람들이 보는데는 이유가 있을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점집을 두드리기는 싫었고, 이런류의 소설이나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서평단 이벤트를 보고 참여하게 된 것이다.


이 책을 철저히 소설로만 본다면 난 별 4개를 주고 싶다.

가독력도 좋고, 스피드감도 있었으며, 토테니즘과 과학을 적절하게 믹스해 놓아서 흥미를 끌기는 매우 적합하였다.

한일 해저 터널을 빠져나오는 관광버스에서 퍼진 바이라스.

새하늘 새땅 새사람을 준비하는 모임과 황금부적

고복하와 윤희수의 애뜻한 사랑이야기와 가족애.

이런 류의 이야기들이 적절하게 섞여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나갔다.

그러나, 소설을 가독력가 스피드로만 볼수 없는 부분이 있다.

바로 개연성이다.

소설이 진행되어가는 이야기들에서 개연성이 부족하게 되면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되어버린다.

이부분이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이라고 본다.

황금부적, 운명 뭐 그런류를 믿는 사람들에게는 이 개연성은 아마도 (내 추측이다) 만족스러운 부분일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듯이 이런류를 잘 모르고, 소위 "미신"이라고 생각하는 나같은 부류에게는 개연성은 없으며 그저 허무맹랑한 어이없는 스토리가 되어간다.

황금부적만으로 바이러스를 진정시킬수 있다니.

바이러스가 신인류로 진화시키는 열쇠라니.

내 입장에서는 너무 황당해서 웃음이 난다.


따라서 책을 읽고 서평쓰기가 힘들었고, 고민이 되었다.

내가 미신이라고 믿는 부분을 진실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틀렸다고 말할수 없고, 나역시 반대편 한쪽에 불과하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서평을 읽는 분들에게 먼저 질문하고 싶다.

"당신은 부적의 영험함을 믿는가? 당신은 운명이라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만약 그렇다면 이 책을 읽으면 무척 재미있게 읽을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 이 책을 선택하지 말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이재운 작가의 평가는 어쩌면 <토정비결>을 읽고나서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이 책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읽었고, 좋아했을 <토정비결>을 받아들일수 있는 사람들을 타겟으로 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 책은 나에게 신인류가 아닌 새로운 이상한 나라에 온듯한 경험이었고, 판단은 보류로 미뤄놓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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