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 엄마와 보내는 마지막 시간
리사 고이치 지음, 김미란 옮김 / 가나출판사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 서평이벤트를 보았을때 많이 망설였다.

개인적으로 이런 류의 책의 서평은 정말 쓰기 힘든 편이고, 책을 읽고 나면 좀 우울해지는 기분이 뒷맛을 씁쓸하게 하는 편이라서 망설였다.

더구나 내가 좋아하던 큰어머니께서 비슷한 병으로 돌아가셨기에, 큰 어머니가 생각날거 같다는 생각에 더 슬펐다.

그러나 책을 읽어야겠다고 마음먹게 된것은 이 책의 주인공이자 작가의 어머니의 모습이 보고 싶어서였다.

자신이 죽음을 선택하는 이의 모습과 그 짧은 정리의 시간들이 보고 싶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자신의 죽음을 선택하기까지의 이야기를 읽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죽음을 선택한 밀리 고이치에 쓰여진 이야기는 단 4페이지 뿐이었고, 나머지는 딸인 리사 고이치에 의해 쓰여진 기록이라서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나, 죽음을 선택한 밀리 고이치 여사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볼수 있기에 딸 리사 고이치의 눈으로 그녀의 선택과정을 보고 싶어졌다.


일주일에 3일의 투석. 사실 그것을 옆에서 본 사람들은 잘 알것이다,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

밀리 고이치는 '갈란다 그냥 가게 해다오'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치료를 거부했다.

그리고, 그녀는 12월 11일에 치료를 거부하고 12월 24일 크리스 마스 이브에 죽음에 이른다.

미국이라서 가능한 이야기 일수 있는데, 자식들이 그녀의 곁에서 그녀의 마지막을 함께 해준다.

솔직히 이부분에서 많이 부러웠다.

우리나라에서 어머님께서 돌아가실지도 모른다고 그렇게 장기 휴가를 내주는 회사가 있을까?

살짝 이런 생각에 씁쓸함이 들었다.

치료를 거부한 그녀는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고, 사실 그녀보다는 주변에서 그녀의 이런 선택에 다황하고 겁을 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 신경이 밀리 고이치 여사의 행동에 쏠리고 마치 깨질것 같은 두려움에 무엇도 할수 없는 모습처럼 보였다.

신부님이 방문하셨을때는 그녀의 죽음에 대한 선택이 자살이 아님을 대변하기 바쁜 모습에서 씁쓸했고, 다행히 밀란 신부님의 너그러움에 감사했다.

하루하루 자신의 주변을 정리하는 밀리 고이치 여사의 모습은 개인적으로는 덤덤해 보였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더해가면서 마치 소중한 물건을 다루듯 자신의 엄마를 돌보는 작가의 모습이 처음에 기대하지 않았던 감동으로 다가왔다.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기록은 사실 예상대로의 수순을 밟아갔다.

읽어가면서 이와 반대로 갑작스럽게 돌아가신 나의 큰어머니가 생각이 났다.

투석을 일주일에 2회 정도 받으셨지만, 나름 건강하게 보내셨던 큰어머니가 갑작스러운 복통으로 병원에 입원하시고 일주일 만에 돌아가셨다.

그때도 큰어머니는 곧 퇴원하실거라고 생각하고 계셨었다.

자신의 주변을 정리하거나 작별인사를 할 시간도 없이 돌아가신것이다.

다행히 큰 고생하지 않고 돌아가셨다는 위로로 큰어머니의 죽음을 받아드렸는데,

이책을 읽고나니, 큰어머니와 겹쳐지면서 가족들이 부럽기도 했고 아무것도 모른채 돌아가신 큰어머니가 불쌍하기도 했다.

그러나 자신의 죽음을 선택해서 '갈란다 그냥 가게 해다오'라고 이야기를 하기까지 밀리 고이치의 고통을 생각해보면 그또한 안쓰럽다.

무엇이 더 나은지 생각한다는 것이 바보스러운 짓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고민되기는 한다.

읽어가면서 느낀것은 우리에게는 14일 이상의 기회가 있을거라는 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가족과 사랑하는 이에게 정성을 다할 시간을 합해보면 14일이 넘을수 있다.

상처주는 말은 줄이고, 하루에 단 한시간이라도 정성을 다하는 것이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모르는 이별에 대처하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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