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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 1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요시다 슈이치의 <분노>는 나에게 3번째 책이다.
첫번째 책이 <악인>이었고, 두번째 책이 <퍼레이드>였다.
개인적으로 세 작품중에서 <퍼레이드>가 가장 좋았던 것 같다.
<분노>는 요시다 슈이치의 심리적 미묘한 갈등을 매우 잘 풀어내고 있긴 하지만,
처음에 등장하는 살인장면이 너무나 선명해서, 미스터리를 원하던 사람에게는 좀 허무하게 다가올수도 있는 아쉬움이 남는 편이었다.
차라리 <퍼레이드>의 다섯명의 남녀가 홈세어링을 하는 옴니버스식 이야기가 심리적 갈등을 풀어내기 좀더 좋은 형식의 작품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분노>는 한 부부의 살인사건에서 시작된다.
형사의 눈에서 재조명된 살인사건의 전말과 피해자의 피로 쓰여진 분노라는 글씨로부터 시작된다.
사실 이부분을 읽고나서는 "요시다 슈이치의 새로운 미스터리 스릴러를 만나보는 구나"라는 생각에 약간 흥분했다.
하지만, 장을 넘어서면서 지바 어촌에서 일하는 마키 요헤이와 집나갔다 돌아오게 된 아이코 이야기, 도교 광고회사에 다니며, 엄마를 요양원에 두고 돌보는 동성애자 후지타 유마 이야기, 그리고, 주변의 누구든 가리지 않고 금방 사랑에 빠져 항상 도피를 해야하는 엄마와 고미야마 이즈미 이야기로 넘어간다.
마지막으로 하치오지 교외에서 발생한 부부 살인 사건을 담당하는 형사인 기타미와 주변을 서성이는 미카의 이야기도 등장한다.
이때 제정신을 차리고 이 작품이 요시다 슈이치의 소설임을 깨달았다.
에피소드들에게서 각각 한 낯선 남자들이 등장하게 된다.
마키 요헤이와 아이코 부녀앞에는 조용하고 과묵한 다시로라는 젊은 청년이.
동성애자인 유마 앞에는 게이 사우나에서 이상한 만남을 한 나오토가.
그리고, 마지막 고미야마 이즈미 모녀 앞에는 다나카라는 수상한 청년이 등장한다.
이쯤의 설명에서 대략 눈치를 채겠지만, 책을 읽는 내내 세명의 청년들이 수상하게 다가오면서 각각의 에피소드를 놓치지 않고 읽어나가게 된다.
개인적으로 요시다 슈이치의 작품의 특징이 잘 반영된 작품이라서 오랜만에 만나는 요시다의 모습이 반갑기는 했지만, 솔직히 <악인>과 <퍼레이드>의 연장선에서 작품이 보였다.
그래서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편안하고 즐겁게 읽히기는 했지만, 새로운 친구를 만나는 설레임이나 놀라움은 없었던것 같다.
그래도, 서랍속 오래전 소설의 작가였던 요시다 슈이치를 다시 만날수 있다는 즐거움이 있어서 만족스럽게 읽었다.
혹시 요시다 슈이치를 처음 만나는 분들이라면, 이번 <분노>를 미스터리 스릴러라고 보시기 보다는 미스터리 스릴러 형식을 빌려온 심리갈등을 다룬 책으로 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