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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군중으로부터 멀리
토머스 하디 지음, 서정아.우진하 옮김, 이현우 / 나무의철학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러브스토리 10(가디언 선정),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권(피터 박스올)"에 꼽힐 정도로 140여 년 동안 드라마, 영화 등을 통해 여러 차례 각색되고 리메이크되며 사랑받아온 걸작이다 라는 말에 맘이 혹했다.
사실 러브스토리를 좋아하지 않고, 과거 테스에 대한 실망감. 그리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읽으면서 영화가 더 재미있다고 느낀 점들때문에, 책소개에 나온 단어들이 독이 되기도 하고 약이 되기도 할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론부터 이야기를 해보면, 내입장에서 이 책은 역시 SoSo, 그다지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수준이다.
역시 난 러브스토리 체질이 아닌가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1870년대에 출간되었을 시점을 고려해 보면, 꽤 진취적인 연예소설이었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지금 이시대, 이곳에 발붙이고 살아가는 나로서는 좀 고루해 보였고, 오히려 여주인공 밧세바 에버딘이 얄미워보였고, 솔직하지 못하는 주체적이지 못한 여성으로 보였다.
물론 책소개에는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여성의 삶을 독보적인 문제의식으로 그려냈다고 설명되고 있지만, 세남자를 두고 저울질이나 해대는 여성이 주체적이라고 볼수 있다는 것은 1870년대에나 통하는 것이라고 본다.
솔직히 이시대 입장에서는 그냥 "나쁜여자"이다.
더 자세히 이야기를 하면, 19세기 영국 웨식스, 숙부에게 물려받은 드넓은 땅을 직접 관리하는 아름답고 똑똑하고 고집스러운 세상물정 모르는 밧세바 에버딘이다.
순정을 다바치는 순수한 남자 '가브리엘 오크', 부유한 이웃의 농장주인 '윌리엄 볼드우드', 나쁜남자 스타일인 군인 '프랭크 트로이'사이에서 최악의 선택을 하게 된다.
소위 고르고 고르다가 허탕친 격이다.
왠지 이런 면이 토머스 하디의 또다른 책 테스와 마가렛 미첼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떠오른다.
너무 별로인면만 이야기한거 같아서, 다른 좋았던 면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전형적인 미국 남부스타일의 이야기들의 흐름이 매우 특색있기는 했다.
솔직히 미국소설이 꽤 읽기 편하지는 않는 편인데, 그런면을 고려하면 읽어나가는데 힘들지는 않았다.
어느 정도 이야기의 흐름이 잡혀가면서 속도감은 더해지는 면이 있었다.
그리고, 어느정도의 성장소설과 같은 느낌이 있어서 밧세바를 철부지 여자아이에서 사랑에 눈뜨는 그리고 조금씩 현명해지는 모습을 보는 면에서는 꽤 만족스러움이 있다.
만약 결론이 고르고 고르다가 허탕쳐서 허우적거리는 것으로 끝났다면, 진짜 별루였을거 같았는데, 성장소설의 이야기 전개로 진행된 점이 매우 만족스러웠다.
이소설은 1870년대의 미국사회를 조금 이해하고 이야기를 시작한다면 괜찮게 읽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시대에서 살고 있고, 이곳에서 발붙이고 살아가는 입장에서 이소설은 그냥 가쉽거리에 불과한 부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