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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세계에서 쫓겨난 자들 - 장화홍련전 ㅣ 열네살에 다시보는 우리고전 2
고영 지음, 이윤엽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15년 3월
평점 :
장화홍련전을 모르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그런데 이 책은 다른 장화홍련전과는 달리 두 자매가 같이 오열하고 있는 그림이다.
기존의 장화홍련전은 장화홍련의 두 자매가 나란히 서있거나, 또는 사또가 그녀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구도로 표지가 그려져 있다.
이런점만 보더라도 기존의 장화홍련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끌어나간다.
고영작가는 이책을 통해 기존의 용감한 사또가 아닌 장화홍련과 그 자매를 둘러싼 사회에 촛점을 맞추고 있었다.
따라서, 장화홍련전의 주인공들이 실존인물인가는 매우 중요한 이슈에 해당된다.
고영 작가는 장화홍련의 아버지 이름이 배무룡이고, 사또 정동우는 전동흘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주인공들이 실제 인물이라는 것이 중요한 이슈였고, 사건의 인물들이 실존인물이라면 실제 사건의 내막 또한 중요하다.
계모의 괴롭힘은 어느정도 계모의 처지에서 발생한 것이고, 장화의 자살은 음모에 해당되었다.
2015년의 미혼 여성으로 바라보는 장화홍련의 사건은 가부장사회의 안타까운 죽음이었다.
계모역시 제대로된 지위를 얻지못해서 음모를 꾸미게 되었던 것이고,
장화나 홍련의 죽음도 역시 가부장사회에서의 안타까운 자살이었다.
그리고, 안타까운 죽음에 이르게 되는 장화홍련은 죽어서야만 자신의 억울함을 이야기 할수 있는 한심한 사회였다.
또한, 가장 중요한 가해자인 배무룡 아버지는 "나는 몰랐다"라는 말도 안되는 진술로 모든 혐의에서 벗어났다.
개인적으로 다시보는 고전은 꽤 성인이 된 내가 읽기에도 흥미로운 주제였고, 그동안 남모를 찜찜함을 글로 만나게 되어 반갑기도 했다.
대학시절 이런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면 나를 극단적인 패미니스트로 몰아가던 주변 선후배들이 무척 생각났기 때문이다.
그 선후배를 포함해서 자녀를 둔 학부모나, 선생님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원본과 함께 이 책을 읽게 하고, 이 책에 대해 찬반의견으로 토론을 하기에 꽤 좋은 주제라는 생각이 든다.
요새 논술에 꽤 많은 분들이 자녀들을 학원으로 보낸다고 하던데,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는 것이 더 좋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