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는 역시 여론 선동가이다.

그가 돌아왔다
티무르 베르메스 지음, 송경은 옮김, 김태권 부록만화 / 마시멜로 / 2014년 10월

꽤 오래전에 히틀러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TV 매체를 통해 본적이 있다.
오래전의 일이라서 내용까지는 자세히 기억나지 않지만, 그 다큐멘터리에서 이야기하고자 했던 주제는 기억이 난다.
"왜 독일인들은 히틀러에 반항하지 않았는가?"
"어떻게 히틀러는 독일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는가?"
이런 이야기에 대한 다큐멘터리로 기억한다.
그전까지만해도 그저 히틀러를 시대의 살인마, 세계대전을 일으킨 광기의 지도자였다.
하지만, 다큐멘터리를 보고 나서는 그는 선동가였고, 여론조작가였다.
그가 선택한 세계대전도 내부의 불안과 불만을 밖으로 표출하기 위한 나쁜 선택이었다는 것.
이점이 매우 흥미로왔다.

그래서, 이번 책 <그가 돌아왔다>의 책소개를 보고나니, 책을 너무 읽고 싶어졌다.
운좋게 서평단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읽게 되어 기뻤다.
책은 "돌아온 히틀러"를 다루고 있다.
201X년에 베를린의 공원 벌판에서 깨어난 히틀러.
그가 깨어난 세계는 총독자리에서 위세를 떨치던 그 시대가 아니었다.
여자 총리에 인터넷과 스마트 폰이 유행인 낯선 미래, 즉 현재 우리의 시대에 다시 깨어난 것이다.
이점이 매우 나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작가 티무르 베르메스 역시 내가 보았던 다큐멘터리를 보았는지 정확치는 않지만,
내가 오래전에 보았던 앞서 언급한 그 다큐멘터리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여론 선동가.
이 시대에 다시 태어난 히틀러는 여론이 중요한 이 시대에 다시 한번 다른 형태로 대중의 마음을 끈다.
히틀러를 시대의 살인마, 광기의 지도자라 욕하지만, 현대 사회가 그때보다 나아진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다.
오히려 더 빨리 여론과 미디어에 노예가 되어가는 현대인을 매우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다.
그리고, 그 미디어와 여론을 장악하는 언론인들, 방송인들, 정치인들을 실날하게 비판하고 있었다.

외국인 작가가 쓴 책이고, 배경이 우리나라가 아니지만, 날카로운 풍자를 그저 웃으면서만 바라볼수 없었다.
나 역시 아팠고, 반성하게 되는 점이 많았다.
아마도 우리나라 누가 읽어도 이 책을 그저 웃으며 바라볼수 없었을 것이다.
더구나 책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만화는 서울에서 깨어난 히틀러를 보여주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여론을 이끌어가는 사람들이라면 꼭 이 책을 읽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독일인 작가 티무르 베르메스에 의해 쓰여진 독일 소설이지만, 전세계 어느나라에서도 이 책을 독일소설이라고만 치부할수 없을거 같았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이었고, 꽤 글 잘쓰는 풍자소설 작가를 만나게 되어 기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