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동정원
최영미 지음 / 은행나무 / 201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최영미 시인을 잘모랐지만, 그리고, 최영미 작가의 두번째 장편소설이라는 것도 몰랐다.
그럼에도 청동 정원이라는 제목에 대한 의아함과 동시에 책소개에서 읽은 "경계인"이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최영미 작가의 소설분위기를 잘 모르지만, <청동정원>에서 느껴지는 것은 격동의 시대를 담담하게 때로는 차갑게 그리려 한 느낌이 들었다.

1980년대.
그때를 어린 나도 살았다.
내가 기억하는 것은 수많은 전경과 버스들, 대치하면서 데모중인 대학생 언니오빠들.
학교 근처에 대학교가 있어서, 자주 목격했다.
그 시절 대학생 언니 오빠들의 외침에 대해 잘 몰랐고, 데모가 시작되면 3정거장 정도 걸어가야만 버스를 탄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리고, 운이 나쁜날에는 최류탄이 터지고, 도망가는 대학생들과 그들의 뒤를 쫓는 전경들을 보았다.
한가지 또렷하게 기억하는 것은 최류탄이 터져 눈이 너무 아파서 슈퍼쪽으로 갔다.
그 슈퍼는 밖으로 수도가 나와있어서, 슈퍼에 가면 아주머니가 항상 얼굴을 씻을수 있게 해주었다.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된 얼굴을 씻고 있는데, 한 대학생 오빠가 뒤어오면서 같이 세수를 하였다.
그리고 그 대학생 오빠가 "미안하다"라고 말하고 다시 도망을 갔다.
조금 있다가 전경들이 뛰어왔지만, 그들은 마스크 같은것을 하고 있고 나한테 "미안하다"는 말도 눈길조차도 안주고 가버렸다.
"전경이 수류탄을 터트렸으니, 미안해할 사람은 전경인데 왜 대학생 오빠가 나한테 미안해하지"
"나쁜 전경들, 미안한줄도 모르고 착한 대학생 오빠를 잡으러가네. 나빴어"
그리고, 나도 그 전경뒤를 쫓았고, 대학생 오빠가 더 멀리 도망가 전경들에게 안잡히는 모습을 보았다.
그후 돌아오는 전경들을 째려보았던 생생한 기억이 있다.
<청동정원>을 읽으면서 다시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책소개를 읽거나 제 서평의 앞부분을 읽으면 <청동정원>의 대략적인 시대배경을 알수 있다.
주인공은 이애린.
이애린이 홈커밍데이에 모교 S대를 방문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자신의 어릴적과 다른 현재의 대학생들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학교 생활을 떠올린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학교의 권위적이고 폭력적인 모습에 대항하면 손해라는 것을 알게 된 이애린.
대학교를 진학하면서 그녀는 조금씩 내면의 모습을 들여다 보기 시작한다.
독재권력에 대항하는 데모가 한창이던 시절 선택의 기로에 항상 놓였다.
하지만, 이애린은 경계인으로 대학생활을 하고 있덨다.
그후 운동권 선배와의 동거, 그리고 운동권에 대한 회의, 다시 복종할수 밖에 없는 강한 권력.
앞장에 보여진 이애린의 고등학교때의 모습과 비교해 보면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책 소개에는 "청동정원"이 학내에 배치하는 전경들의 모습에서 제목을 만들었다고 들었다.
하지만 나에게 다가온 청동정원의 이미지는 향기없는 차가운 느낌의 권력 같았다.
가장 상처받고 실망했을 이애린의 눈을 통해 바라본 이 소설은 담담하고 슬픈게 다가왔다.
그 시대의 가장 격정적인 이야기를 한톤 낮추워 경계인인 이애린의 눈으로 그린것은 작가의 꽤 좋은 전략이었다고 본다.
하지만, 책을 읽어나가는데 가독성은 매우 좋은 편은 아니었기 때문에 좀 지루해할 독자가 있을 것 같았다.
우리가 이렇게 투표하고 민주주의국가라고 외칠수 있었던 것은 그시대 고민하고 앞장서고 노력한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소설을 읽어나가면서 어릴적 기억을 더듬어 가면 읽을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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