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신부 진이
앨랜 브렌너트 지음, 이지혜 옮김 / 문학수첩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몇가지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소설의 주인공은 한국인 그것도 한국여성이다.
그러나 한국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의 작가는 미국에서 태어난 미국인이다.
아무리 작가의 터전이 캘리포니아라고 하지만, 이런 작가의 선택은 매우 이채롭다.
또다른 것은 시대적 배경이다.
바로 조선말기의 대 격변의 시기를 선택한 것이다.
작가의 이런 선택은 꽤 흥미로왔고, 덕분에 이 책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우려감을 갖게 하였다.
책을 읽고나면 우려감은 사라지고, 주인공에 대한 안쓰러움이 자리잡는다.
처음 만나는 작가의 소설인데, 꽤 만족스러웠고 작가의 전작들이 출간되기를 기대해 본다.


여자로 태어나 갖게된 이름 섭이.
남자아이가 아니라는 이유로 이름조차 섭섭이인 한 여인의 삶이 그려져 있다.
한국인이라면 왜 이름이 섭섭이인지, 왜 그런 문화속에서 살았는지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알것이다.
섭이는 이런 상황에서 순응하기보다는 도전을 선택했다.
시대적 배경이 조선말이라는 점을 보면 그녀의 도전은 쉬운 선택이 아니었음을 짐작 가능하다.
배우고 싶다는 열망으로 꿈을 쫓아 자신의 모든 것을 걸수 있는 용기있는 여성이었다.
그래서 자신의 이름을 진이라고 바꾸고 새로운 삶에 도전한다.
이러한 도전은 성공으로 바로 이어지지 못했고, 좌절도 찾아오고 아픔도 겪어야만 했다.
책을 읽어가면서 이런 이야기에 매우 공감이 갔다.
그런 이유중에 하나는 내가 미국에서 몇년간 머물렀던 경험이 도움이 되었다.
미국에 있는 동안 우연히 이민 1세대의 이야기를 들었고, 그들의 생각과 경험을 몇번 들었다.
그래서 섭이의 슬픔과 좌절이 얼마나 절망스러웠을지, 얼마나 두렵고 외로왔을지 이해할수 있었다.
그래서 섭이 아니 진이로서 자신을 찾아 살아가려 노력하는 모습을 응원해주는 심정으로 책을 읽어내려갔다.


역사에 섭이라는 한 여인의 삶은 기록되지도 기억되지도 않는다.
섭이라는 여성이 조선의 역사에서 한명이지 않았을 것이다.
수많은 여성들이 도전을 원했을 것이고 그중에 일부는 그 도전을 선택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들의 도전은 성공적이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기록되지도 기억되지도 않을 정도로 흘러갔을 것이다.
이런 생각이 들자 몹시 슬펐다.
사회적 약자, 관습과 차별의 희생자들의 작은 몸부림에 현재의 우리는 얼마나 귀기울이고 있을까?


책은 한 여인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책을 읽고나면 시대와 사회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과거의 이야기로만 치부할수 없는 그녀의 삶은 현재 세대에도 무겁게 징을 울려댄다.
엄청난 성공스토리도 아니고, 화려함과 뚜렷한 유려함도 없지만, 소설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주변 사람들에게 한번쯤 추천해볼수 있는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추가로 작가의 소설이 한권밖에 찾을수 없다는 것이 아쉽다.
출판사분들에게 작가의 전작소설 출간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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