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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산이 울렸다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13년 7월
평점 :
네가 할레드 호세이니를 처음 만나게 해준 작품은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이다.
아직도 그 책을 읽고나서의 느낌이 생생하다.
책을 읽고나서 주변에 3~5권정도 사서 선물로 주었던 기억이 난다.
너무나 감동적이었고, 그 작품 이후 할레드 호세이니는 내 기억에 완전히 박히게 되었다.
할레드 호세이니는 소설을 많이 쓰는 작가는 아니다.
가뭄에 콩나듯이 한편씩 나오는데 그때마다 대박이었다.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이후 만난 작품이 <연을 쫓는 아이>였다.
그렇게 두 책을 끝내고 꽤 오랜시간 그의 작품을 기다렸고, 마침내 우리는 새 작품을 만날수 있었다.
<그리고 산이 울렸다>
제목만으로도 꽤 감동적일 거라 예상이 들었고, 새 작품은 어떤 이야기일지 매우 궁금했었다.
이 책 역시, 아프가니스탄의 사람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책은 9개로 나뉘어 구성되어 있고, 주인공인 압둘라를 중심으로 주변인물들의 이야기가 겹쳐져 간다.
이 책은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에서나 있었을 뻔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똥구녕 찌저지게 가난해서 이밥이라도 배불리 먹으라고 자식을 부잣집에 입양보냈다" 라는 이야기를 어릴적 들은 기억이 있다.
압둘라의 가족들도 역시 이렇게 가난했다.
그래서 압둘라의 아버지인 사부르는 압둘라의 여동생 파리를 카불의 부잣집에 입양을 보낸다.
이렇게 압둘라와 여동생 파리의 이별은 시작되었고, 이들의 60년의 세월을 지나 먼길을 걷고나서야 만나게 되는 이야기가 바로 이 소설의 주된 흐름이다.
사실 소설에서 주로 마지막 부분이 어떻게 됨을 이야기 하지 않는데, 이 책은 결론이 어떻게 끝나냐보다는 그 과정과 그 사이에 일어나는 일들, 그리고 사람들과의 만남이 더 크게 다가온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태어났기에 겪을수 밖에 없는 일들, 그리고 가난한 상황과 불행때문에 상처받아야 하는 모습들.
또한 누군가를 만나고 그 만남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들.
이 모든 것들이 소설의 결말보다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결론은 그리 중요하지는 않다.
아마도 할레드 호세이니의 책을 읽어본 사람들이라면 내가 이야기하는 그 느낌을 너무나 잘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이미 할레드 호세이니의 책을 읽어본 사람인 나에게 다른 작품들과 비교해서 이 <그리고 산이 울렸다>는 앞선 두 책을 뛰어넘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역시 할레드 호세이니"라고 엄지손가락을 올려줄 만하다고 생각한다.
역시 전작을 모두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정도였다.
어쩌면 너무 비슷한 느낌이지 않냐고 비난할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엄마가 해준 식사는 언제나 감동이듯 비슷한 구석이 비록 있지만, 난 꽤 좋았다.
특히 이번 작품은 구성이 더 맘에 들었다.
압둘라라는 주인공을 내세웠지만, 그 주인공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여러명의 다양한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이 화자로 등장하여 여러가지 상황에 놓인 다각적 시선을 느낄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비록 아프가니스탄이라는 특정국가에 한정된 사람들이지만, 인간이라면 느낄수 있는 공통적 공감대를 끌어내는데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또 몇년을 기다려야 할레드 호세이니의 새 소설을 만날수 있을것이다.
하지만, 이 <그리고 산이 울렸다> 작품을 통해 그 몇년을 기다릴수 있을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