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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뿔 1
고광률 지음 / 은행나무 / 2012년 10월
평점 :
책을 읽고 나서 서평을 쓸려고 하니 마음 한편이 먹먹하다.
대선을 앞둔 요새 일어나는 과거사 문제와 맞물리면서 더욱 기분이 착찹하다.
일제식민지 시대를 지나, 광복이라는 시간을 지난 우리 현대사는 사실 기쁨으로 시작하였다.
그러나, 그 역사를 되짚어가면 너무나 가슴 아프고, 애통한 사건들이 하나둘이 아니다.
6.25 전쟁, 남북분단, 유신통치, 5.18사태, 제주 4.3 항쟁, 삼청교육대 등등
크고 굵직한 사건만 다루어도 손으로 꼽고도 남을 정도이다.
그런 시대에서 아픔과 어려움을 겪은 사람은 셀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
이 <오래된 뿔>은 그 하나의 단편적 역사를 다루고 있었다.
한 사내가 시비끝에 칼에 맞아 죽는다.
그 사내는 바로 박갑수, 전직 기자였다.
박갑수는 죽기전에 자신의 아내와 뱃속의 아이에게 다가오는 협박에 굴복하여 사표를 던질수 밖에 없는 기자였다.
그런 그가 죽기 전 협박을 당했고, 결국에는 살해당했다.
여기까지만 듣고도 솟구치는 궁금증이 있을 것이다.
"왜 협박을 당했고, 죽음까지 이를수 밖에 없는 박갑수 기자가 아는 비밀이 무엇인가?" 이다.
더구나 그의 전직이 기자였다는 점을 살펴보면, 그가 어떤 취재를 했는가가 더 궁금해 진다.
바로 이점을 찾아 움직이는 인물이 바로 동료였던 양창우이다.
그는 박갑수가 죽기 전에 그와 술자리를 가졌고, 박갑수가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명함을 하나 발견했었다.
이것이 하나의 단서가 되어 죽은 박갑수의 과거 행적과 취재한 사건을 찾아보기 시작한다.
1권은 죽은 박갑수와 그 주변인물 그리고 양창우의 이야기가 혼재되어 나타난다.
신문사 사주인 민응수, 그의 동생이자 국정원 소속인 민응복, 카페의 오마담, 중명재단의 장근수 의원과 보좌관 허용국, 장근수 부인인 차수민, 장태춘, 그리고 알수 없는 인물 서창수.
이런 여러가지 이야기와 인물이 나온다.
그래서 하나씩 퍼즐을 맞춰나간다.
2권에서는 그 퍼즐들이 그려내는 그림을 만나볼수 있다.
수많은 퍼즐을 맞추고 하나의 완성된 진실의 그림을 만나면 만족감이 들기 마련인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떫은 땡감을 한입 베어물어 온 입안이 그 무엇으로 떫은 맛을 지울수 없는 것같이 답답하고 우울하고 슬프고 화까지 났다.
이 책이 추리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있어서 특히 무언가 진실을 마주했을때 느낄수 있는 쾌감이나 반전의 놀라움은 전혀 없었다.
제목 <오래된 뿔>처럼 감추려 모자를 쓰고 가발을 쓰고 아무리 노력해도 드러나는 낡은 뿔처럼.
뽑아내고 싶은 마음이지만 안고 가야하는 아픔처럼.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지만, 매번 마주해야 하는 뿔처럼.
그렇게 다가왔다.
작가가 이야기 하고 싶은 것도 명료했다.
그리고, 책도 재미있게 읽었다.
그러나, 아팠고 슬펐고 불쾌했고 떫었다.
그러나 결코 모른척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많이 찾아봤고, 펼쳐보았고, 뒤져보았다.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눈감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일들이 일어나지 않게, 작은 씨앗이라도 심어지지 않게 감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