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에게 있어서 아버지란 의미는?

아버지 죽이기
아멜리 노통브 지음, 최정수 옮김 / 열린책들 / 2012년 10월

최근에 EBS에서 가족관계에 대한 프로그램을 본적이 있다.

가족간에 갈등이 심각한 상황에 놓은 가정을 소개하고 이들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그런 프로그램이었다.

난 이 프로그램에 빠져들었다.

사실 우리 집도 아빠랑 남동생간의 갈등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서로 그냥 인사정도는 하지만 깊이 있는 이야기를 하지 않고 서로 특히 친하지 않다.

그냥 대면대면한 정도이다.

프로그램을 보고 놀랬다.

아들과 아버지의 갈등이 심한 가정이 나왔는데 서로 왜 같이 사는지 모를정도로 심각했다.

그때 해결책은 물론 뻔할 정도로 대화이긴 했지만, 그리 쉽게 교정되지는 못한듯 보였다.

오이디푸스 컴플랙스라고 쉽게들 말하지만, 개인적으로 뭔가 그 이상의 문제가 있는것 같았다.

해결책이나 뭔가 생각적으로 정리되지 못하였다.

그런데 참 재미있는 제목의 책을 발견하였다.

"아버지 죽이기"

이런 자극적이면서 놀라운 제목의 책을 쓸수 있는 작가가 놀라웠다.

더구나 작가는 스스로 자신의 아버지는 살아계시다고 이야기했다.

왠지 더 끌리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아버지는 한둘이 아니다.

어머니 카산드라는 14살 조 위프와 살지만 매번 남자들이 바뀌는 상황에 놓인다.

가난한 엄마는 항상 자신을 떠나는 남자들과 자신의 환경에 불평불만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조라는 남자가 집으로 들어온다.

항상 누군가를 의지해야 하는 의지박약의 엄마는 조라는 사람을 선택하고 아들을 집에서 내보낸다.

놀라운 상황이었다.

아들 조는 자신의 능력인 카드 마술로 생계를 이어가게 된다.

그런 조는 마술 선생인 노먼을 찾아가 제자가 되길 희망한다.

결국 조는 노먼과 크리스티나와 함께 같은 집에서 지내게 된다.

조에게 아버지는 필요한 존재였다.

한번도 제대로된 아버지의 품에 안겨본 적이 없는 조는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필요로 했다.

어쨋든 엄마 카산드라에게 버림받았고, 자신의 아버지가 누군지 모른체 성장했다.

그에게는 아버지라는 존재와 어머니라는 존재는 마치 갈구하는 오아시스같았다.

그래서 결론이 책 제목과는 다른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들어가서 매우 혼란스러웠지만, 이해불가의 상황은 아니었다.

자신의 핏줄도 아닌 조를 사랑으로 감싸 안았던 노먼은 아들대신 남편의 존재를 선택했던 카산드라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그래서 조는 노먼의 둥지속에서 살아가게 된것이다.

내가 책 제목을 보고 기대했던 아들과 아버지의 갈등은 이상한 쪽으로 흘러갔다.

그래서 매우 당황스러웠다.

작가 아멜리 노통브는 전혀 반대적 상황을 통해서 아버지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그려보고 싶었던 것인가?

아버지를 적으로 생각하다 못해 이제는 아버지를 갈국하는 모습으로 바뀐것인가?

생각보다 혼란스러운 상황이라서 내용에 대한 평가는 정확치 않다.

하지만 책은 꽤 잘쓰였다.

그래서 잘 읽히고 몰입도도 좋았다.

내용적 측면, 또는 제목이 바뀌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아쉬움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