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가 돌아왔다
김범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읽기 전 책의 표지와 책 소개를 뒤덮은 단어가 있다.
"67년만에 60억 유산을 주겠다고 돌아온 할매!"
이 문장에서 3가지가 눈에 띄었다.
우선 할머니이다.
돌아가신 할머니를 대신해 주변의 할머니들을 보면 느껴지는 포스가 있다.
세상사 풍파를 겪고 난후의 담담함, 마치 태풍이 지난간 고요함같은 느낌이다.
지나간 세월들에 대한 아쉬움, 젊은이들을 바라보는 눈길은 특히 그러하다.
이런 복잡 미묘한 감정을 먹먹한 표정에 숨기고 있는 모습이다.
그것이 내가 할머니라는 여성에게서 느끼는 느낌이다.

 

두번째는 67년만에 돌아온 것이다.
10~20년도 매우 기나긴 시간이다.
67년이라 세월은 상상불가의 시간이다.
어떤이에게는 살아내지도 못하는 시간일 정도로 67년은 긴 시간이다.
더구나 가족에게 죽은 사람이었던 할머니가 67년만에 돌아왔다니....

 

세번째는 60억의 유산이다.
물질만능의 사회, 경제위기, 가정경제의 파탄을 따로 언급하지 않더라도 60억이라는 유산에 눈이가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세금을 떼고도 40억 가까이를 공돈으로 얻게 된다는데 반갑지 않은 사람이 있겠는가?
과연 독자들은 어디에 중점을 두고 이 책을 집을지 궁금하다.

 

이 책이 김범이라는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다.
신인작가의 첫 장편소설을 접하는 것은 두려움과 기대감이 교차한다.
아직 전작의 장편이 없어서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책 선택에 신중을 기하게 된다.
하지만, 마치 소개팅을 나가기전의 설레임 때문에 기대감을 갖게 되고 책을 선택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 서평을 읽고 있는 분들은 <할매가 돌아왔다>와의 만남이 어땠을지 궁금할 것이다.
나의 느낌은 미팅에서 잘생긴 소지섭이나 강동원을 만난 느낌은 아니지만, 유재석이나 김준현을 만난 느낌이다.
유려하고 화려한 문체는 아니지만, 소박한 문체와 재치있는 이야기 전개, 그리고 캐릭터 설정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책의 띠지에는 오쿠다 히데와와 비교를 한 글귀가 나오는데 절대 과하지 않다는 느낌이다.
한국사회의 단편적인 문제들을 절묘하게 매치하고 반영하였다는 점에서 오히려 월등하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는 조선새대의 마지막 선비라는 최씨 문중의 한가족을 등장시킨다.
말로는 사대부이고 독립운동가 집이라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지만, 현대사회속에서의 그 실체는 "영~ 아니올시오다" 이다.
최종태 할아버지, 최달수 아버지 그리고 주인공 최동석으로 이어지는 무능 라인이 현실인 것이다.
거기에 슈퍼를 하는 엄마와 대학 강사인 여동생 최동주의 억척라인이 등장한다.
이런 가족에 할머니가 60억을 들고 67년만에 돌아와 휘저어 놓는다.

 

처음에는 할머니와 할머니 등장으로 시작된 가족들 간의 60억 유산 쟁취전이 흥미로왔다.
하지만, 동석이가 할머니와 가족들에게 관심을 가져가듯 인물에 집중하게 되면서 그들을 둘러산 사회적 문제와 아픔에 마음을 빼았겼다.
이 책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가벼우면서도 절대 가볍지 않은 소설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책 읽는 재미를 위해 더이상의 책 소개는 멈추려 한다.
그냥 맘을 비우고 기대를 비우고 이 책을 펼쳐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그러면 무언가 가슴 울림을 느낄수 있을 거라고.
약간 결말이 그리 맘에 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특히 여성분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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