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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남자의 문제
하워드 제이콥슨 지음, 윤정숙 옮김 / 은행나무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나는 아직 한번도 하워드 제이콥슨의 책을 만나본적이 없었다.
서평단 모집에서 책 소개를 읽고 든 생각은 "읽고 싶다"였다.
영국 최고 권위의 부커상 수상작
2010년 아마존 영국 올해 최고의 소설 Top 10
[가디언] [월스트리트 저널] [파이낸셜 타임스]
[텔레그래프] [글로브 앤 메일] 등 선정 올해의 책
영국 내 25만부 이상 판매, 전 세계 31개국 판권 계약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중에서 이런 타이틀을 보면 모두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더구나 최근에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라는 부커상 수상작을 읽고나서 기대감은 좀더 높아졌다.
그러나, 책을 읽어가면서 내 기대감이 높아서인지 책은 쉽지 않았다.
책 소개에 쓰인 "부커상 수상작 중 최초의 유머소설", "하워드 제이콥슨은 현존하는 작가들 중 가장 유머러스한 작가"에 동의할수가 없었다.
화려한 타이틀과 찬사와는 달리 내 평가가 좋지 않은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우선 내 이해력 부족일수 있다.
도대체 어디서 웃긴지 알수가 없었다.
좀 위트있다는 것에는 동의할수 있지만, 웃기지는 않았다.
오히려 시크하고 블랙코미디 같은 느낌에 더 가까웠다.
그리고, 내가 여자라는 점에서도 공감이 어려웠을수도 있다.
추가적으로 문화권의 차이에서 오는 코드의 차이, 번역을 통해 오면서 맛을 제대로 못살렸을수도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이든 "부커상 수상작 중 최초의 유머소설"에 기대감을 갖고 책을 읽으실 분들이 있다면 절대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세명의 영국남자가 주인공이다.
그중에서 이야기의 주도권을 가지고 끌어가는 인물이 줄리언 트레스러브라는 소위 나약한 초식남이다.
트레스러브이외에 줄리언의 동창인 샘 핑클러와 아흔을 바라보는 리보르 세프치크가 등장한다.
트레스러브는 자존감없고, 여자들과의 관계에서 언제나 약자이자 패배자인 인물이다.
그는 어릴적 바이올린을 배우고 싶었던 꿈도 좌절되고, 그저 하루하루 근근히 살아가는 남자이다.
이에 비해 샘 핑클러는 잘나가는 편이다.
샘 핑클러는 보면 현대인의 성공주의 및 탐욕주의의 대변인으로 보인다.
많은 것들을 가지고 있지만, 자신의 욕망과 욕심으로 행복하지 않은 인물이다.
리보르 세프치크는 아내와의 사별의 아픔에서 극복하지 못하고 과거에 얽매여 사는 인물이다.
솔직히 난 리보르가 아내의 살아생전에 절대 잘해주지 않았을 것이고, 그가 미화한 과거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트레스러브에게는 샘 핑클러도 리보르 세프치크도 부러움과 질투의 대상이며, 동경의 대상이다.
한마디로 너무나 나약한 자아가 무언가를 찾고 있는 불쌍한 캐릭터인 것이다.
이 구도는 어디서 본듯하다.
왠지 섹스앤더시티가 떠오르는 구도이다.
그런 어느날 트레스러브가 유일하게 자신의 의도와 목적을 가지고 들린 바이올린 가게에서 사건을 겪게 된다.
이 사건이 특히 공감이 가지 않았다.
솔직히 유대인에 대해 잘 모르는 나로서는 왜 그리 집착을 보이는지 이해할수가 없었다.
어쨋든 트레스러브는 나의 이런 생각과는 달리 주 (jew)라는 단어에 집착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간다.
작가 하워드 제이콥슨은 분명 상실감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했던거 같다.
솔직히 우리나라도 어떤 명예, 자존심이라는 이름의 허울과 멍에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주변의 평가에도 매우 민감하다.
줄리언을 보면서 나는 이런 우리나라의 사회적 환경이 생각났다.
솔직히 유대인이 어떤 평가를 받는지는 모른다.
그런나 줄리언 트레스러브가 동경하고 집착했을 만큼 어떤 사회적 분류는 분명 문제를 나을수 있다.
특히 자존감이 낮고 나약한 자아를 가진 사람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멋진 옷을 입고 다니지만, 안이 비어있는 모습.
그 모습이 바로 지금 우리 거리를 걷고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의 모습일수도 있다.
책에 대해 공감할수도 웃을수도 없었지만, 분명하게 한가지 얻은 것은 있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그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한다는 것을.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여야만 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