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사랑에 대한 욕망은 우둔한 바보를 만든다.

인생은 짧고 욕망은 끝이 없다 ㅣ 민음사 모던 클래식 55
파트리크 라페르 지음, 이현희 옮김 / 민음사 / 2011년 12월

인간이 가진 본성중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중에 하나가 욕망이다. 
바로 이러한 인간의 욕망은 대부분의 죄악의 근본이기 때문이다. 
인간위 욕망은 여러가지 형태로 표출된다. 
권력에 대한 욕망, 재물에 대한 욕망, 사랑에 대한 욕망 등이 대표적이다. 
문학작품에서도 이러한 욕망을 자주 다루는데 주된 대상은 사랑에 대한 욕망이다.
파트리크 라페르의 "인생은 짧고 욕망은 끝이 없다" 역시 사랑에 대한 욕망을 주제로 하고 있다. 
사랑에 대한 욕망은 세남녀를 중심으로 발산된다. 
발산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분명 그들의 사랑은 추잡한 스캔들에 바보같은 사랑일 뿐이다. 
그러나, 작가의 화려하다 못해 현란한 글쏨씨는 손가락질 받아 마땅한 사건을 문학으로 바꾸었기에 발산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노라라는 여성은 참 같은 여성이지만 딱히 뭐라 말하기 어려운 존재이다. 
루이 블레리오의 불륜과 섹스의 상대로 팜므파탈이면서, 머피의 돈에 의지하는 나약함과 우유부단함을 보인다. 이런 독특한 여성의 캐릭터는 자주 문학작품의 대상이 된다. 나는 개인적으로 그녀 자신이 스스로는 정말 사랑하지 않는 바보같은 여성으로만 보였다. 스스로를 사랑한다면 자신의 진정한 감정에 솔직하고 진정한 사랑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내 주변에 이와 같은 여자가 있다면 마구마구 욕해줬을거 같다. 그러나 책을 읽고나니, 분명 밉상의 캐릭터이지만 마냥 비난하고 미워할수도 없었다. 내가 이책에서 가장 이해가 안가는 캐릭터중 하나가 그녀였다. 

여기서도 여성 입장에서 진짜 나쁜놈이 한사람 등장한다. 
바로 루이 블레리오라는 캐릭터이다. 
가정을 가진 루이는 몸이 달아오르는 욕망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해 노라를 찾는 캐릭터이다. 
개인적으로 정말 이런 남자를 가장 싫어한다. 
이는 거의 범죄수준이다. 
차라리 깨끗하게 아내에게 고백하고 잘못을 빌고 결판을 내어야 했다. 
이혼이든지 아니면 노라와의 결별이던지. 
이 찌질남에 이기주의자는 두마리의 토끼를 놓치고 싶어하지 않고 아슬아슬한 생활을 한다. 

세명의 욕망의 늪에 빠진 남녀중에서 가장 바보같은 사람이 바로 머피이다. 
그러나 그 바보같은 사람이 돈 잘버는 증권중개인이다. 
바로 헛똑똑이 캐릭터인 것이다. 
그는 노라가 돈이 필요하거나 힘들때 찾는 대상이다. 
사랑? 절대 아니라고 본다. 
분명 머피는 노라를 사랑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노라는 분명히 머피를 사랑한 것이 아니다. 
그냥 철없는 짝사랑이었을 뿐이다. 
노라는 잡고 싶지만 모래알처럼 빠져나가는 노라를 지켜봐야만 했던 이 바보같은 캐릭터가 솔직히 가장 안되었다. 

욕망을 다룬 많은 문학작품들 중에서 이 책이 다른 작품들과 좀 다른 면이 몇가지 있다. 
우선 노라라는 캐릭터이다. 
이 캐릭터는 내가 만난 작품들의 캐릭터중에서 가장 독특하고 강한 캐릭터이다. 
물론 여러 남자를 만나는 여성캐릭터가 처음은 아니었다. 
하지만 머피라는 바보같고 순진한 남자와 욕망에 발버둥치는 루이 사이에서 교묘하게 이용하는 캐릭터이다. 
만약 두사람 모두를 사랑하는 캐릭터였다면 좀더 이해가 가능했을 것이다. 
자유분방한 그녀가 얄미우면서도 마냥 미워할수 없는 독특함을 가지고 있었다. 
또다른 특징은 앞서 말했듯이 작가 파트리크 라페르의 문체이다. 
아름답고 유려한 문체는 세상에서 손가락질 받아 마땅한 사건을 문학작품으로 승화시켰다. 
그나마 더럽고 지저분한 관계라고 손가락질해야 할 상황을 어느정도 접고 갈수 있도록 해주는 힘이 되었다. 
작가의 문체와 독특한 노라라는 캐릭터가 "인생은 짧고 욕망은 끝이 없다"를 설명해 줄수 있다.
만약 이 작품을 좀더 다른 각도나 문체로 써냈다면 민음사의 모던 클래식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다. 
파트리크 라페르의 필력이 이루어낸 결과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