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운 교수의 남자 이야기

남자의 물건 - 김정운이 제안하는 존재확인의 문화심리학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2년 2월

내가 김정운 교수를 알게 된 것은 "명작 스캔들" 때문이었다. 
드라마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서 주로 EBS 방송이나 다큐멘터리를 보았는데 정말 우연히 채널이 돌아가다 만나게 되었다.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미술 작품
하나를 놓고 여러명의 패널들이 이야기를 하는 방식의 프로그램이었다. 
아마도 그 미술작품에 대한 호기심에 채널이 고정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앞머리가 약간 벗겨질랑 말랑한 한 둥글둥글한 사람이 자신의 귀여운 외모와는 달리 신랄하고 거침없는 화술을 구사하였다. 
"누구지?"라는 호기심에 빠져들었다. 
평소 거침없기로 소문난 조영남씨와 쿵짝이 잘 맞는 짝꿍같았다. 
그리고 "명작스캔들"은 내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이 되었고, 그 분이 김정운 교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남자의 물건" 헉 이런 거침없는 오해 가득한 제목을 쓰다니...
책을 읽고나서 이 책이 나의 그 이상스러운 상상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혹 저를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길 바란다. 
난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다. 
이건 분명한 김정운 교수만의 코미디였음이 분명하다. 

우선 이책은 두부분으로 나뉘어진다. 
1부는 작가 김정운 교수가 사람들에게 하는 이야기이다. 
"남자에게" 라는 제목으로 쓰여있지만, 여자인 나도 어느정도 공감하는 부분이 있었다. 
특히 고민과 방황이 많은 나에게 "제발 나 자신과 싸우지 마라"는 울림같았다. 
"이미 충분히 많이 싸웠다. 나 자신은 절대 싸워 이겨야 할 적이 아니다. 조곤조곤 이야기하며 설득해야 할 아주 착하고 여린 친구다"
이 문장이 그렇게 위로가 될줄 어찌
알았겠는가.
사실 이 책을 읽고 나서 김정운 교수의 "아이러브 인"을 다운받아 보았다. 
많은 부분이 겹치지만 개인적으로 재미를 원한다면 "아이러브 인"을 보고, 깇이있는 사색을 원한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2부는 남자의 물건으로 10분의 다양한 분야의 대표 남자들과 자신과 자신의 지인 김갑수 시인과 윤광준 사진작가들의 물건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애착을 가지고 있는 물건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10명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이어령님의 책상, 신영복님의 벼루, 차범근님의 계란 받침대, 문재인님의 바둑판, 안성기님의 스케치북, 조영남님의 안경, 김문수님의 수첩, 유영구님의 지도, 이왈종님의 면도기, 박범신님의 목각 수납통을 만날 수 있다. 
몇몇은 이해가 되고 어떤 이야기일지 짐작이 가겠지만, 그래도 직접 읽어보면 예상이욍 깊이감을 느끼게 된다. 

난 이 책을 읽고 많이 위로를 받았다. 
우선 내가 유달리 모으는 샤프펜슬에 대해 스스로 받던 스트레스가 조금 날아갔다. 
그리고 나를 그렇게 채찍질만 하고 잘못했다고 꾸짖기만 했는데 이제 위로와 따뜻함으로 달래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술 좋아하고 게임좋아하고 말귀 정말 못알아듣는 화성인 남자들에 대해 조금 이해간격을 좁혀간거 같았다. 
직설적이며 짧고 간결한 문장으로 군더더기 없이 빠른 템포는 책을 즐겁게
읽게 하였다. 
베스트 셀러중에서 실망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데 이 책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으나 개인적인 진솔한 서평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