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 시대후 숨겨진 권력을 밝혀낸다.

마타레즈 서클 1
로버트 러들럼 지음, 김양희 옮김 / 노블마인 / 2011년 11월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한동안 러시아와 미국의 대립은 영화와 소설의 좋은 소재였다.
절대 악과 절대 선이라는 구도는 영웅을 탄생시킨다.
또한 악과 선의 대립에서 권선징악이라는 결론으로 맺게 된다.
내가 거의 마지막으로 본 이런 종류의 영화는 인디펜던스 데이이다.
갑자기 미국의 대통령이 영웅이 되어 절대 악을 응징하는 이야기였다.
좀 다른 점은 절대 악은 붕괴된 소련을 대신하여 외계인이었다.
이런 구도는 더이상 환영받지 못했고, 이런 류의 영화와 소설은 막을 내리는 것 같았다.

그러나, 영화와 소설은 다른 소재를 개발해낸다.
바로 국가와 정치 경제를 뒤흔들어대는 숨은 권력이다.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단체가 프리메이슨, 일루미나 등이 있다.
이 단체들의 특징은 재력을 무기로 정치와 국가 행정과 안보를 뒤흔들수 있는 거대 권력이다.
또하나는 그 조직의 우두머리는 누구인지 비밀이다.
바로 <마타레즈 서클>이 그러한 구도를 그리고 있다.
이 <마타레즈 서클>에서는 그 숨은 권력이 "마타레즈"이다.
그리고, 마타레즈 서클의 우두머리가 바로 "양치기 소년"이다.

이처럼 뒤에 숨어있는 악이 등장하는 이야기는 독특한 형식을 취한다.
우선 비록 현재는 그 세력이 많이 약화된 미국의 CIA, 소련의 KGB 조직의 첩보원들이 등장한다.
첩보원의 등장은 액션과 사건들을 의미한다.
또한 비록 약화되었다 하더래도, 과거 두나라와 두집단의 대립관계가 앙금으로 남는다.
숨겨진 악이 들어나기 전까지 서로를 의심하고 적개심을 버리지 못한다.
CIA와 KGB로 대변되는 두명의 첩보요원이 등장하게 되는데, 그들이 바로 브랜던 스코필드와 바실리 텔레나예코프이다.
그둘은 CIA와 KGB만큼이나 서로에게 원한을 갖을 만큼 철천지 원수지간이다.
서로의 사랑하는 사람들의 목숨을 복수를 위해 빼앗아갔던 불구대천의 원수인것이다.
그런 둘이 바로 숨겨진 악, 마타레즈 위원회와 양치기 소년의 음모를 막기 위해 뭉치게 된다.
바로 이러한 점이 과거의 단순한 영웅을 뛰어넘는 다차원적인 면에서의 영웅을 만들어낸다.
과거에는 한사람의 영웅이 등장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구도에서는 스코필드와 텔레나예코프 이외에 음모를 밝히려는 영웅들이 등장하면서 복합적인 면에서의 희생과 헌신을 보여준다.
또한 숨겨진 악을 찾는 과정이 단순한 액션을 넘어서 추리소설의 긴장감과 반전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이러한 구도의 책들이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몰입시킬수 있는 문장력이다.
그와 함께 인물들간의 갈등과 심리상태를 호소력있게 전달해야 한다.
흔히 접할수 없는 세계인 첩보원의 이야기이며, 그 진위조차 명확치 않은 숨은 악을 독자에게 실제 일어난 일인 것처럼 느끼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면에서 이 책 <마타레즈 서클>은 만점에 가깝다.
400페이지가 넘는 두권의 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읽었을 정도이므로, 적어도 내게는 몰입도가 매우 높았다.
그리고, 흥미롭게 사건의 결말을 향해 책을 읽어나갔다.
더구나, 두 주인공의 갈등과 아픔을 넘어선 우정은 가슴 찡하게 만들었다.
역시 '본 시리즈'라는 역작을 만든 로버트 러들럼의 작품다웠다.
후회없는 선택이었다.
그러나, 책을 읽고 나니 톰 크루즈와 덴젤 워싱턴가 연기할 두주인공이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의 손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기대 및 우려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