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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정의 ㅣ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10
글로리아 웰런 지음, 범경화 옮김 / 내인생의책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 되었습니다>
이 소설은 '추악한 전쟁'에 대한 소설이었다.
바로 그 추악한 전쟁은 아르헨티나에서 1976년부터 1983년 까지 벌어진 최악의 인권 침해 사건이자 정치적 탄압을 일컫는다.
비록 아르헨티나에서 벌어진 일이지만, 우리의 유신정권과 삼청교육대의 시절을 닮아 있었다.
그래서, 책속의 상황들이 그다지 거부감없이 다가왔다.
아니, 오히려 과거에 선배들과 언론들과 매스컴을 통해 듣는 것 같았다.
좀 더 솔직히 고백하면, 한국에서 보고 들었던 과거의 이야기들이 더 처참했다.
이 소설은 두 형제간에 서로 편지를 쓰는 듯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
바로, 오빠 에두아르도와 여동생 실비아 간에 주고 받는 이야기이다.
이야기의 시작과 마지막은 실비아를 통해서 진행되었다.
왜 정치나 사회이 관심조차 없었던 실비아로부터 시작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와 정치에 관심이 많았고, 실질적인 피해자이자 가해자인 에두아르도가 아니라 왜 실비아였을까?
가족들에게 고통을 안겨줄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대의를 위해 희생을 감소한 이두아르도가 책의 시작과 마무리를 해야하는 것이 당연해 보였다.
그러나, 작가 글로리아 웰런은 실비아를 선택하였다.
아마도, 좀더 객관적인 자세로, 아무것도 모르고 클럽에서 즐기던 순진한 한 소녀의 눈으로 '추악한 전쟁'을 그려내고 싶었던 것이다.
내가 좀더 전투적이어서 그럴지 모르지만, 맨 마지막 마무리는 적어도 아르헨티나를 고민했고, 정의를 선택한 오빠 에두아르도의 몫이었으면 했다.
우리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쥐도 새도 모르게 누군가는 끌려가고, 누군가는 죽어갔다.
바로 에두아르도가 로페즈 장군의 군대에 끌려가게 되었고, 고문을 받게 된 것이다.
에두아르도는 부스타멘테 교수님이 끌려가는 모습을 보게 되면서, 아르헨티나가 처한 참담한 현실에 눈을 뜨게 된다.
그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아르헨티나의 미래를 위해 싸우기 시작한다.
그러던 차에, 친구 라몬의 실종은 결국 그를 천정에 알전구 하나가 달린 어두운 방으로 인도하게 된다.
실비아는 갑작스러운 정전후, 오빠가 눈앞에서 끌려가는 것을 바라보게 된다.
그후로 오빠의 행방을 밝히고, 오빠를 석방시키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로페즈 장군의 뚱뚱하고 역겨운 아들 노베르토를 어렵게 만난다.
그 역겨운 사이코 돼지 (내가 지은 별명이다)의 비위를 맞춰서 오빠를 구하내려한다.
하지만 세상은 실비아의 생각처럼 순수하고 단순하지 않았다.
그녀의 의도는 자꾸만 꼬여가기 시작한다.
이야기의 스포일러를 예방하기 위해서 여기까지만 이야기하고자 한다.
하지만, 누군가 이 책을 읽었다면, 허심탄회하게 책에 대해 이야기하고싶다.
그저 내용만 빼고 감상평만을 적는다면, 바람빠진 풍선같았다.
초반의 긴장감과 불안감이 책을 읽으면서 집중하게 하였다.
그러나, 후반부로 가면서 갑자기 맥이 확 풀리면서 황당하게 다가왔다.
철저히 실비아와 에두아르도의 눈높이에서는 어쩌면 당연한 결론일수 있다.
하지만 이해하면서도 절대 받아들일수 없는 아쉬움과 황당함이 있었다.
나의 이러한 허탈감은 우리나라 역사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한열, 박종철 사건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르헨티나 월드컵을 운운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는 치열함이 저절로 생긴것이 아닐까 싶다.
아쉬움과 함께 우리의 아픈 역사에 슬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