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예보
차인표 지음 / 해냄 / 201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비작가 출신 작가, 말을 적다보니 너무 이상하다.
즉 실제 직업이나 전공이 작가가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 활동을 하다가 책을 내신 분들을 통칭하는 나만의 분류가 이렇게 이상하다.
뭐 단어가 뭔가 이상하긴 하지만, 그들을 어찌 분류해 부르는지 몰라 나름 이렇게 불렀다.
비작가 출신 작가들의 책에 대해 몇가지 개인적 생각들이 있어서 선택에 신중한 편이다.
우선, 너무나 상업적인 측면에서 책을 낸다.
그래서, 읽고나서 남는것이 없고 그냥 책만 화려하다.
또한 분류는 너무나 겉멋이 들어 솔직히 누군가가 써준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이런 책을 만나면 타이틀이 아깝다.
마지막 분류는 순수하고 담백하고 솔직한 문체가 기존 작가들과 다르게 친숙하게 다가오는 경우이다.
대표적으로 한비아님과 유홍준 교수님의 책이 그러하다.
마지막 분류에 속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는 편이라서 비작가 출신 작가의 작품은 선택에 더 신중한 편이다.

몇년전 차인표씨가 배우에서 작가로 도전을 하였다.
<잘가요 언덕>을 통해 위안부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책을 읽지 않았지만, 책에 대한 평가는 꽤 좋은 편이었다.
솔직히 적잖이 놀랐고,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에 리스트에 올려놓고 잊어버렸다.
그러던차에 <오늘 예보>라는 두번째 책 출간소식을 들었다.
이제 장편소설 2권째를 내는 차인표 작가에 대해 관심이 꽤 높아졌으며, <잘가요 언덕>보다는 신작 <오늘 예보>부터 만나보고 싶어졌다.

<오늘 예보>에는 세 남자가 있다.
공자는 40대를 불혹 (不惑)이라 하고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흔들림이 없다고 하였다.
하지만, 이 책속에 등장하는 세 남자는 유혹에 흔들리는 유혹 (有惑)이었다.
한 남자는 애인은 바람이 나서 집을 나가버렸고, 사업에서 망해 빈털털이 노숙자 나고단이다.
그는 이름처럼 참 고단한 삶을 살고 있다.
키는 160이 안되어서 키에 대한 콤플렉스를 안고 살아가고, 거기에 더해 무정자증을 갖고 있다.
주식투자로 인해 선배인 박대수의 돈까지 날려 쫓기는 신세인 이보출은 누나에게 맡겨둔 아들과 함께 살기위해서 보조연기자 알바를 한다.
언젠가 돈을 모아 아들과 함께 살 날이 있을거라는 희망을 안고 살아가가 있다.
이보출에게 돈을 떼인 박대수는 생이 얼마 남아 있지 않은 딸아이를 뒤로 하고 자신의 돈을 떼어먹은 보출이를 찾아다닌다.
남의 돈을 받아주던 그가 이제 자신의 돈을 받아내는 신세가 된 것이다.
그러나 박대수는 이보출에게 돈을 받기 위해서보다는 죽어가는 딸아이를 대면할 자신이 없어서 이보출을 찾아나서는 것이다.
이처럼 비참하고 안타까운 남자 세명이 있다.

DJ데블은 얄밉게 말한다.
"진리는 하나입니다. 저 태양이 떠올랐기 때문에 여러분은 죽음에 하루 더 가까워진거예요. 축하드려요. 특히 오늘 죽음의 문턱에 도착한 여러분들. 축하드려요."
그렇다 얄밉고 외면하고 싶은 현실이지만 DJ데블의 말은 모두 사실이다.
어쩌면 나고단과 이보출 그리고 박대수에게는 죽음이 다가오는 것이 두려움이 아니라 축복일수도 있다.
DJ데블의 예보는 마치 운명같다.
고통과 절망으로 치닫는 운명같다.
하지만, 마지막 DJ데블은 말은 많은 것을 내포한다.
운명은 바꿀수 없는 숙명이 아니라는 것을.
운명은 받아들여야만 하는 숙명이 아니라, 도전하고 노력해서 바꿀수 있는 것이다.

작가는 DJ데블을 통해 그가 인생에 대해, 운명에 대해, 삶에 대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당신 힘드는가? 이들보다 더 힘든가? 이들을 봐라. 예보는 빗나갔다"고 말이다.
세 남자를 통해 가장 비참한 삶의 우울함을 보여주는 듯 하지만, 그 어두운 동굴에 끝이 있음을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처럼 삶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화려하고 유려한 필체는 아니지만, 솔직하고 직설적으로 그리고, 담담하게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가 차인표.
그의 다음 행보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된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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